전문가칼럼

계약갱신요구권과 상가권리금 보장문제
작성자 : 강민구     등록일 : 2018.09.13     조회수 : 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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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갱신요구권과 상가권리금 보장문제


A씨는 상가 임차인인데 계약기간이 5년이 다 되어 더 이상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할 수 없게 되었다. 그런데 상가건물주 B씨가 보증금을 너무 많이 올려서 다른 사람에게 권리금을 받고 넘기려고 한다. 하지만 B씨는 A씨가 더 이상 계약갱신요구권이 없으므로 상가권리금도 인정하지 못하겠다고 한다. A씨는 과연 B씨에게 상가권리금에 대해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을까?


현행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에 의하면 상가임차인은 5년 이내 한도에서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하지만 정부에서는 이를 10년으로 연장하는 내용의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을 구상하고 있어 개정법이 통과될 경우 임차인은 10년간 계약갱신요구권을 갖게 된다).


이 경우 건물주는 임차인에게 이를 거절할 수 없으며 그 기간 동안에는 연 5%까지만 차임을 증액할 수 있다. 그런데 상가건물에 관한 권리금보호규정이 신설되면서 계약갱신요구권과의 상관관계가 문제가 되었다. 즉 과연 상가권리금을 보호받을 수 있는 세입자에는 과연 계약갱신요구권이 있는 자(입주한지 5년 이내의 경우)만 해당되는가, 아니면 5년이 경과한 세입자 역시 이에 해당될 수 있는가?

이 점에 관하여 아직 대법원의 확립된 판례는 없다. 현재 하급심에서는 견해가 대립되고 있는데 간단히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서울서부지방법원 제11민사부(2015가합 37405 판결)의 경우 세입자는 입주 후 5년이 경과할 경우에는 건물주가 권리금 보호규정을 위반해도 손해배상을 구할 수 없다고 판결하였다. 즉 임대인의 손을 들어준 사례인데 이 판결의 주된 취지는 상가권리금보호규정의 적용대상이 계약갱신요구권의 조항을 원용하고 있는 점에 비춰 계약갱신요구권이 허용되는 5년 이내에서만 임차인은 권리금을 보호받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이에 반해 대구지방법원 민사항소부(2015 2074723 판결)에서는 5년 이상 임대차관계를 유지한 세입자인 약사가 건물주를 상대로 권리금 보호 위반을 이유로 손해배상청구 한 경우 세입자가 승소했다. 건물주는 세입자가 데려온 신규 임차인에게 기존의 월세에서 40% 이상 증액하는 바람에 계약이 결렬됐는데 건물주가 세입자의 권리금 회수 기회를 방해했다고 보아 세입자의 손을 들어주었다.


대전지방법원 항소부(2016108968)에서도 대구지방법원과 마찬가지로 5년 이후라도 세입자는 상가권리금을 보호받을 수 있다고 판결하였다. 이 판결에서 법원은 상가권리금을 보호하기 위해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10조의4에 임차인의 권리금 회수기회를 보호하는 조항이 신설된 것인데, 법원이 계약갱신요구권 조항을 유추 적용해 보호 범위를 5년으로 축소시키는 것은 법률조항의 신설에 담긴 입법자의 의사를 왜곡하는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결국 법률의 해석에 있어 문리해석을 해야지 법관의 자의적 유추해석으로 법률을 창조할 수 없다고 법해석의 한계를 그은 것이다.


하지만 최근 서울고등법원의 항소심 판결(2017. 4.12.선고 20162074621 판결)에서는 서울서부지방법원의 판결을 지지하면서 건물주의 손을 들어주었다. 재판부에 의하면, 상가임대차법 제10조의 4 1항 단서가 임대인은 동법 제10조 제1항 각 호에서 정한 임차인의 계약갱신 요구를 거절할 수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에는 권리금 회수기회를 보호할 의무를 부담하지 않는 것으로 정하고 있으므로, 그 결과 계약갱신요구권이 더 이상 없는 임차인의 경우에는 권리금보호를 받을 수 없다고 해석한 것이다.


즉 임차인이 임대차계약의 갱신을 통해 5년의 기간을 보장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임차인이 주선한 신규임차인과의 계약체결을 임대인에게 요구하는 것은 임대인으로서는 사실상 의무기간을 추가로 연장해야 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이는 임대인의 사용수익권한을 과도하게 제한하는 결과가 되므로 계약갱신요구권이 있는 상가임차인의 경우에만 권리금보호규정을 적용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향후 대법원에서 어떤 판결이 날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례로 돌아가 살피건대, A씨의 경우 위 서울고등법원 판례의 취지에 따르면 상가권리금을 인정받을 수 없다. 그 결과 B씨에 대한 손해배상청구는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아직 대법원판결이 난 것이 아니므로 향후 대법원의 태도를 지켜 볼 필요는 있다.


특히 요즘 정부와 여당에서 소상공인이나 자영업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여러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 현실 속에서 대법원이 계약갱신요구권과 상가권리금보호 문제의 상관관계를 어떻게 해석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개인적인 견해로는 서울고등법원항소심 판결(2017. 4.12.선고 20162074621)을 지지한다. 계약갱신요구권은 2013. 8.13.개정법에 의해, 상가권리금보호규정은 2015.5.13.자 개정법에 의해 각각 신설되었다.


두 제도 모두 임차인 보호를 위해 비교적 최근에 만들어진 제도인 것이다. 그런데 임대인에게는 그에 상응하는 아무런 혜택이나 권한도 신설된 바가 없다. 이러한 점들을 감안해 볼 때 계약갱신요구권이 없는 임차인에게까지 권리금보호규정을 적용하는 것은 임대인의 입장에서는 지나치게 재산권행사가 제한되어 부당하다.


더욱이 향후 계약갱신요구권이 10년으로 연장될 경우, 이미 10년 동안 임차한 세입자에게 또 다시 권리금 보호규정까지 적용하여 임대인이 새로운 세입자와 자유롭게 계약을 하지 못하게 한다면 그의 재산권 행사는 심각하게 제한되는 결과가 된다


이와 같이 최근 들어 상가임대차보호법이 임차인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개정되는 추세는 그 동안 임대인들의 부당한 갑질 때문에 영세상인이 서러움을 많이 당했기 때문일 것이다. 앞으로 개정법이 상가 임대인과 임차인 사이에 조화롭고 공평한 계약관계에 이바지하길 바란다.



강민구

現 법무법인(유한) 진솔 대표변호사

법무법인(유) 태평양 기업담당 변호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특수부 검사

법무부장관 최우수검사상 수상 (200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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