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칼럼

분양률의 함정
작성자 : 오은석     등록일 : 2017.07.17     조회수 :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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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87 대 1’


이 경쟁률은 무엇일까? 이미 눈치 챈 독자들은 어쩌면 그 현장에 있었거나, 꾸준히 관심을 갖고 있었던 독자임에 틀림없을 것이다.


이 경쟁률은 얼마 전 서울 강동구에서 분양한 한 아파트의 전용면적 59㎡ 중 한 타입의 청약 경쟁률이다. 평형대별로 보았을 때 가장 높은 경쟁률을 보인 수치이지만, 평균 청약률 역시 1순위 청약에서 24 대 1의 경쟁률을 보이며 마감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서울 은평구 수색동의 아파트도 지난달 28일 1순위 청약을 받은 결과 324세대 모집에 1만2305명이 몰려 평균 38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고, 분양가가 14억에서 20억 사이로 정해진 용산의 한 신규 분양 아파트 역시 670세대 모집에 2177명이 접수를 했다.


부동산 시장의 열기를 잠재우고자 발표한 ‘6/19 부동산 대책’으로 분양권 전매제한이 서울 전 지역과 일부 지역까지 확대되었고, 청약 조정지역에서는 주택담보인정비율(LTV), 총부채상환비율(DTI)이 강화되었음에도 분양 시장의 분위기는 갈수록 고조되는 느낌이다.


규제 강화에도 분양시장의 열기가 식지 않는 가장 큰 원인은 공급이 부족할 것이라는 인식 때문이다. 서울 지역 내 기존 아파트가 노후화되는 상황에서 새 아파트로 이주하고 싶은 사람들의 열망이 분양하는 아파트로 몰린 것이다. 즉, 부동산 정책과는 상관없이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이 만들어내고 있는 현상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역으로 생각하면 입주 시기에 역시 수요와 공급이 맞지 않아 또다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작년 이맘 때 입주를 막 시작한 위례신도시의 경우 전세 물량이 쏟아졌지만 계속되는 입주 물량으로 인해 역전세난이 있었다. 지난달 입주가 시작된 동탄2신도시의 경우도 전체 아파트의 20% 정도만 입주를 한 상태로, 현재 중개사무실에는 전세 세입자를 찾는 집주인들의 문의가 많다고 한다. 이 지역에 내년까지 입주하는 아파트가 총 2만9317채인데, 이렇게 한꺼번에 물량이 쏟아지면서 전세가와 매매가는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현재 위용을 자랑하는 반포의 한 아파트는 분양 당시 부동산 시장과 경제가 얼어붙은 상황이라 미분양을 면치 못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른 후 경기가 호전되고 부동산 시장의 흐름이 좋아지면서 현재의 모습을 형성하고 있다. 

분양은 미래 가치를 반영하는 것이다. 분양가는 분양할 때 기준으로 2~3년 뒤인 입주 시기의 가격분을 미리 포함해서 책정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기존 주택에 비해서는 가격이 높다. 그러나 현재 시점에서 취득 여부를 결정해야 하므로 일반적인 주택 매매에 비해 고려해야 하는 사항이 많다. 


지금처럼 부동산 상승기에는 2~3년 후의 부동산 시장이 어떤 양상을 보일지 정확히 예측하는 것이 필요하다. 하지만 미래를 알 수 있는 능력은 누구에게도 없다. 다만, 현재보다 상승장이 형성되지 않을 경우 가격이 떨어져 손실을 볼 수 있는 가능성이 있으니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함을 염두해 두어야 한다. 현 부동산 시장의 특성상, 지역에 따라서 조금씩 다른 양상을 보이기는 하겠으나 현재 분양시장이 과열되는 지역이라도 추후 입주 시기 때 공급 과잉이나 부동산 시장의 침체, 경제 상황 악화 등의 악재가 있다면 반드시 가격이 조정되기 때문에 2~3년 뒤 부동산 시장 및 분양 물건 주변의 상황을 면밀히 조사한 후 계약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반면, 현재 분위기가 침체되어 있는 지역이라고 하더라도 앞으로 활성화될 가능성이 있거나 분위기를 반등할 강력한 호재가 있다면 미분양분에 대해서 슬기롭게 접근하는 것도 투자의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새 집에 살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가지고 있다. 실수요자라면 본인의 자금을 파악하고 현명하게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지만, 투자자라면 새 집에 대한 열망으로 미래 가치를 보지 못하거나 현 시장 상황에 매몰되어 수익을 놓치는 우를 범해서는 안된다. 분양 시장이 어려운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오은석

북극성 부동산 재테크 대표

매경 상담위원 및 칼럼리스트

"직장인재테크, 우리는 부동산으로 투잡한다" (2017)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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