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칼럼

건축가가 바라보는 한반도 평화시대
작성자 : 이종석     등록일 : 2018.09.13     조회수 :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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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50 6 25, 한반도는 광복의 기쁨을 맘껏 누리지도 못한 채 또다시 고통스러운 시기를 맞아야 했다. 6.25전쟁이 역사상 가장 비극적인 전쟁이었던 이유는 많은 인명과 물적 피해가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휴전으로 인해 상처가 아물지 못하고 또다시 분단이란 고통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전쟁은 남과 북의 분단 외에도 폐허에 가까운 결과를 안겨주었다. 이것만 보더라도 어느 한쪽의 승리가 아닌 것은 분명하다.  분단이후 남과 북은 경쟁관계 속에서 한쪽은 경제개발을 택했고, 다른 한쪽은 주민통제를 통한 체제결속을 택했다


 
건축전문가의 시각에서 바라본 남과 북의 발전과정은 매우 흥미롭지만 무거운 마음이 드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각자가 전후복구를 새로운 출발의 계기로 삼은 것이다. 특히 평양의 전후복구는 정치적 권력 강화를 위한 사회주의 국가건설과 맞물려 있었기 때문에 도시과 건축은 각별했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김일성 주석은 전쟁이 끝나기도 전에 평양 재건을 위해 모스코바에서 유학중이던 건축가 김정희를 불러 평양재건 계획을 지시하기도 하였다. 평양의 도시구조는 방송에서 보여주는 것과 같이 높은 녹지비율과 넓은 공개공지, 그리고 정리된 구획과 그 사이의 넓은 도로로 구성되어 있다.

이런 모습은 서울 뿐만 아니라 남한의 어떤 신도시와 비교해도 그 쾌적함을 압도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그 배경은 19세기 산업혁명으로 심각해진 유럽의 도시환경에 반발한 마르크스와 엥겔스가 공산당 선언을 통해 제시한 이상적 도시계획의 개념에서 비롯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또한, 전후 북한의 사회주의 국가건설은 남한과의 체제경쟁을 통해 우월성을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과제였다. 이때의 도시와 건축은 매우 중요한 수단이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아직도 평양은 북한체제의 상징이고 그들의 자존심이다. 비록 우리는 사회주의 건축이고 주체건축이라는 수식어를 붙이기도 하지만 지구상에 낙원과 같은 국가건설 목표는 이상적 사회주의 건설과 더 나아가 공산주의 국가로 발전할 수 있는 초석일 수 밖에 없었다. 따라서 평양은 이상적인 사회주의 도시계획 원칙에 충실하려고 노력했을 것이다


 
반면 남한은 경제성장을 최우선 목표로 삼아 전국에 산업화가 급속도로 진행되었다. 이 과정에서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에 전체인구의 반 가량이 몰려들었다. 이 모습은 유럽의 산업혁명 시기와 별로 다르지 않았다.


자본과 인구는 농촌에서 도시로 이동하였으며 제한된 도시공간의 밀도는 한계치를 넘나들며 팽창을 더해갔다. 서울의 경우 600년 고도의 기본골격을 유지한 채 자본주의와 시장원리에 따라 개발되고 발전했으나 이상적 도시건설과는 거리가 먼 한계에 부딪치고 말았다.


 
그렇다고 해서 극단적 비교를 할 필요는 없다. 특히 양과 질적인 비교는 더욱 더 의미가 없다. 다만, 경우에 따라 서울과 평양을 바라보는 시각이 다를 수 있어 걱정스럽기만 하다. 자칫 우리 스스로의 노력과 성과를 폄훼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각자의 여건과 방식대로 개발하고 발전해 온 두 체제의 도시와 건축을 이제 어떻게 바라 볼 것인가는 우리의 숙제로 남아 있다.


 
이제 한반도에는 평화의 기운을 타고 많은 분야에서 남북교류의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 지난 4 27일 남북정상이 환한 모습으로 마주앉아 대화하는 모습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앞으로도 이런 모습이 자주 보이기를 기대할 뿐이다.


 
이날 남북정상회담의 주제로 선정된평화, 새로운 시작은 매우 큰 의미를 담고 있다. 그동안통일을 먼저 외쳐왔던 과거와 달리평화의 중요성을 내세운 것은 남북이 그동안 쌓을 수 없었던 신뢰회복을 통해 통일로 한걸음 다가설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통일로 가기위한 첫걸음이 신뢰회복이라면 평화무드가 먼저 조성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바탕에서 남북교류가 가능한 것이다


 
최근 우리 건설업계도 남북교류에 대한 많은 기대감에 부풀어 있다. 특히 우리가 평양을 비롯한 북한지역을 방문하게 될 경우 눈에 들어오게 될 도시와 건축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역사적 사실과 그 과정을 무시한 채 받아들일 수는 없기 때문에 감성보다는 이성적인 판단이 필요하다


 
우리가 성숙한 시각으로 북한의 도시와 건축물을 바라볼 수 있을 때 대북 건설협력 사업을 무난하게 할 수 있다. 또한 건설과 관련된 올바른 대북정책도 제시할 수 있다. 우리의 단편적인 사고로 접근할 경우 북한과의 협상을 이끌어 나갈 수 없다. 그러기 위해서는 그 속성을 제대로 투시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어야 한다.




이종석

現 ㈜휴다임건축사사무소 대표이사

現 행정안전부 설계자문위원

現 국방부 특별건설기술심위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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