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칼럼

강남 오피스빌딩의 역사
작성자 : 장진택     등록일 : 2010.08.04     조회수 : 9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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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헤란밸리 신화’에서 삼성타운 입성까지

서울 강남지역은 1970년대부터 본격적인 개발이 시작됐지만, 강남역에서 삼성역에 이르는 테헤란로 일대는 서울의 중심이 강북에서 강남으로 옮겨온 뒤에도 꽤 오랫동안 개발되지 않고 있었다. 그래서 이제는 퇴색했지만 뉴욕제과, 목화예식장 등 강남에 일찍 자리를 잡은 건물들이 이 지역의 랜드마크로 군림했었다.

강남 빌딩 역사의 출발점, 무역센터
그러다가 1988년 서울올림픽을 전후로 하나둘씩 대형 건물이 들어서기 시작하면서 이 지역에 빌딩村이 서서히 형성되었다. 하지만 1980년대 말까지 이 지역에서 눈에 띄는 건물은 라마다 르네상스호텔과 인터컨티넨탈호텔, 잠실 롯데호텔, 무역센터 등 올림픽 특수를 겨냥한 시설 정도가 전부였다.

어쨌든 이 기간에 들어선 무역센터는 강남 랜드마크 건물의 효시로 공인받게 된다.
1990년대로 접어들면서 ‘주택 200만호 건설’의 여파를 타고 테헤란로 구간도 차츰 개발 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특히 1990년대 중반 포스코빌딩이 준공되면서 강남지역 빌딩 지형도에 큰 변화가 일어난다.
서울 지하철 2호선 삼성역과 선릉역의 중간쯤에 자리한 포스코빌딩은 1995년에 지어진 최초의 인텔리전트 빌딩으로 평가받는다. 포스코빌딩이 이곳에 자리 잡으면서 동부제강, 휴스틸, 대한제강 등 철강협회 회원사가 강남지역으로 대거 이동했다. 또 이 무렵부터 대기업 본사가 강남으로 옮겨오기 시작한 것도 눈길을 끄는 대목.

IMF 사태 계기로 외국 투자기관 바이(buy) 빌딩
1997년 말에 터진 IMF 사태는 강남 오피스빌딩 시장에도 지각변동을 일으켰다. 유동성 확보에 비상이 걸린 국내 기업들이 대거 매물을 쏟아냈고, 외국계펀드들이 이 매물들을 헐값에 사들였다. 이는 국내 기업이 구조조정 여파로 자금사정이 악화되었던 반면 외국계펀드는 달러·환율 급등으로 빌딩 매입에 필요한 자금을 손쉽게 마련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 빌딩 사냥에 가장 선도적으로 나섰던 외국 기업은 싱가포르투자청(GIC)과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로담코, 론스타코리아 등이다. 이들 기업은 테헤란로와 같은 이른바 중심업무지역에 있으며 안정적인 세입자 확보와 임대료 수입이 가능한 빌딩을 주요 매수대상으로 설정했다.
1999년 11월 네델란드계 펀드인 로담코는 테헤란로 역삼동 현대중공업 사옥을 1250억 원에 매입했고, 2000년 1월에는 싱가포르투자청이 한라그룹이 보유한 송파 잠실동 33층짜리 주상복합건물 ‘한라시그마타워’ 1∼11층을 330억 원에 인수했다. 또 2001년에는 GE코리아와 푸르덴셜생명이 각각 서초동 메트로빌딩, 역삼동 두산중공업빌딩을 매입했다. 
당시 외국계 투자사가 매입한 부동산 가운데 가장 큰 거래는 테헤란로의 스타타워. 이 빌딩은 외국계 펀드가 강남 빌딩 매매를 통해 가장 큰 매각차익을 얻은 사례로 남아 있다. 2001년 6월 유동성 위기에 시달리던 현대산업개발이 론스타에 6632억 원의 ‘헐값’에 매도했는데, 이 빌딩은 다시 2004년 말 싱가포르투자청에 9500억원에 재 매각됐다. 매각차익만 2800억 원을 넘어섰다.
하지만 2002년에 접어들면서 상황이 바뀌기 시작한다. 외국기업들의 움직임은 눈에 띄게 주춤해진 반면 경기 회복세에 힘입어 국내 기업 및 기관투자자들이 대거 빌딩 매입에 나섰다. 
그 가운데서 특히 주목할 만한 매수세력은 리츠였다. 제도가 시행된 지 1년이 지나면서 리츠의 활동이 본격화하면서 오피스빌딩 시장의 ‘큰손’으로 자리 잡았다. 경기회복으로 자금사정이 개선된 금융기관과 기업들도 빌딩 투자대열에 가세하기 시작했다. 이 같은 흐름에 따라 강남 시장에서 역삼동 하이닉스빌딩과 서초동 미래산업빌딩 등을 국내 기업과 금융기관이 사들였다.

강남 테헤란로 ‘명품 밸리’로 확고한 이미지 정립
한편 스타타워 준공 무렵부터 테헤란로는 한국의 실리콘밸리로 입지를 굳혔다. 1990년대 말까지는 주로 실험정신으로 무장했던 중․소형 벤처기업들이 밀집해 있었다면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부터는 중․대형 벤처들이 이곳을 점령했다. 당시 테헤란로는 IT업체 밀집지로서 정보 유통․업무 제휴의 효율성을 제고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었고 IT회사의 업무 동선에 코드를 맞춘 인텔리전트 빌딩과 신축 대형 오피스가 꾸준히 공급되고 있었기 때문에 한국의 실리콘밸리로 위상을 굳힐 수 있었다.
이 같은 테헤란로의 명성을 완성시켜 준 것이 바로 스타타워였다. 이 빌딩은 규모와 시설에서 다른 데에 비해 독보적이다. 연면적만 6만4305평으로 국내에서 가장 크며 엘리베이터도 31개로 단일빌딩 중 최다이다. 당시 네이버 등 IT업계 강자들이 이 빌딩에 대거 입주하면서 강남 테헤란밸리의 상징처럼 여겨졌다.
이후 동부금융센터, 강남교보빌딩 등 대규모 업무용 빌딩과 도곡동 타워팰리스를 비롯한 초고층 주상복합건물이 잇따라 들어서면서 테헤란로 일대의 스카이라인이 큰 변화를 맞았다. 때맞춰 금융사 및 대기업의 진출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2004년 GS그룹에 이어 현대모비스도 2005년 이곳에 터를 잡았다.
이런 추세에 힘입어 2004년~2005년을 기점으로 이곳에 둥지를 틀었던 상당수 IT업체들이 구로디지털단지와 분당 등지로 옮겨가고 그 빈 자리를 대기업과 금융업체들이 메우게 되면서 테헤란로의 색깔이 바뀌기 시작했다. 기존 IT 중심에서 대기업, 금융, 다국적기업 등으로 입주업체의 성격이 다변화된 것이다.  
이 같이 대기업 등이 테헤란로로 대거 이동하게 된 배경에는 첫째, 90년대 이후 강남지역이 상업·의료·문화·교통 등 우리나라 최고의 사회적 인프라를 갖추게 된 것이 자리 잡고 있고, 둘째, 강남이 최고 주거지로서 위상을 확고히 함에 따라 대기업 오너들이 강북 평창동, 성북동 등지의 전통적 부촌에서 강남으로 이전하는 경우가 많아졌고, 셋째, 90년대 들어 선대 회장에서 후계자에게 경영권 승계가 대거 이뤄지면서 젊은 오너들이 변화와 혁신을 위해 강남으로 회사 로케이션 변경을 시도한 것도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2005년 말 강남 빌딩 3.3㎡당 매매가 1000만 원 돌파
2005년 들어 IMF 이후 부동산 경기가 최고조로 과열되는 가운데 강남 빌딩 시장도 활황세를 보였다. 중소법인의 사옥 매입이 늘고 부동산펀드의 빌딩 투자가 급증하면서 강남 빌딩 거래시장이 가파른 상승 리듬을 이어갔다. 매수세는 늘어나는데 반해 쓸 만한 매물은 귀한 수요초과 현상이 심화되면서 빌딩 전체가 아닌 일부 층을 매매하는 사례도 늘어났다. 그리고 이 즈음 강남 빌딩의 3.3㎡당 평균 매매가가 최초로 1000만 원을 넘어섰다. 
이 같은 상승세의 영향으로 이 무렵 외국계펀드가 IMF에 이은 2차 공습을 단행했다. 2차 공습의 특징은 과거 IMF 직후에는 모건스탠리, 론스타 등 미국계 자본들이 대세를 형성했지만, 이때는 유럽, 호주, 일본 등 더욱 다양한 외국계 자본들이 국내 빌딩 사냥에 나섰다는 점이다. 도이치뱅크 계열 펀드인 데기(DEGI), 일본계 뉴시티코퍼레이션, 노무라, 싱가포르계 아센다스 등이 당시 활발한 움직임을 보였다. 이때부터 2008년 하반기 글로벌 금융위기 때까지 거침없는 상승세를 지속했다. 

삼성타운, 강남 빌딩村 지형도 ‘완성’ 
이 같은 상승세의 정점과 시기적으로 거의 겹치면서, 강남 오피스빌딩의 역사를 완결시킨 사건은 2007년부터 시작된 삼성타운의 입주이다. 국내 최고 기업인 삼성이 강남에 터를 잡음에 따라 강남 오피스빌딩 시장은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되었다.
삼성중공업을 시작으로 삼성그룹의 흩어진 계열사가 순차적으로 강남역에 인접한 삼성 강남타운(이하 삼성타운·사진)에 집결했다. 삼성타운은 지하철 2호선 강남역에서 불과 50m 거리에 있으며 A동 34층, B동 32층, C동 42층 등 3개 건물로 구성된다. 규모 면에서 서울 여의도 63빌딩의 2배가 넘고 상주하는 직원만 2만 명에 달한다. A동에는 삼성생명 강남사업부와 삼성중공업 서울사무소, 삼성경제연구소 등이 입주했다. B동은 삼성물산, C동은 삼성전자의 몫이다. 우리나라 오피스 타운의 심장부 강남. 현재도 금융․컨설팅 등 많은 오피스들이 들어서 있는 이곳이 삼성타운의 입주로 또 한 번 새로운 모습으로 변모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삼성의 강남 이전으로 적지 않은 파급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강남역은 하루 동안 35만∼50만 명의 유동인구가 오가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어 삼성타운이 본격 가동할 경우 유동인구가 30%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아울러 전문가들은 삼성타운이 강남역에 자리 잡은 것은 우리나라 오피스빌딩 시장 판도에 하나의 상징적인 사건이 될 것으로 입을 모은다. 그 전까지는 오피스빌딩 시장의 중심축이 도심에서 강남으로 서서히 이동하는 과정이었는데 삼성타운의 강남 입성으로 이 과정에 가속도가 붙고, 나아가 강남 오피스빌딩 시장의 확장과 고급화가 완결될 가능성이 클 것이라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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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진택

現) ERA KOREA 이사

前) 공인중개사협회보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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