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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 [세계지식포럼 리뷰] "내가 지배자… 넌 복종해" 아직도 이런 대기업이?   [allforu62]   2010.10.25  

"대기업이 협력업체와 상생을 추구하면 궁극적으로 더 큰 이익이 돼 돌아온다."

제11회 세계지식포럼 참석차 방한한 2009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올리버 윌리엄슨 UC버클리 교수(78)가 14일 서울 쉐라톤워커힐 호텔에서 곽승준 미래기획위원회 위원장과 만나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서로 정보를 공유하고 분쟁을 해결함으로써 리스크 프리미엄을 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또 중소기업 육성을 위해서는 "게임의 룰이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사회적 믿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윌리엄슨 교수와 곽승준 위원장 간 대담 내용이다.

▶곽승준 미래기획위원회 위원장=한국 정부가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상생을 유도하고 있는데 아직까지 눈에 띄는 가시적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대기업ㆍ중소기업 간 상생이 잘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

▶올리버 윌리엄슨 UC버클리 교수=대기업들이 협력업체와의 관계를 잘 이해하고 있을 때도 있지만 단순히 협력업체를 권력 행사의 대상으로 보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일본 기업들은 미국 기업에 비해 상호이익을 위해 협력업체와 좋은 관계를 유지했다. 적극적인 아웃소싱을 통해 상품의 질을 개선했다. 반면 제너럴모터스(GM)처럼 미 자동차업체들은 위압적으로 협력업체를 다뤄왔다. "내가 지배하니까 너는 내 명령에 복종해야 해"라는 식이었다. 이는 건전한 관계가 아니다. 한국 기업들이 미국의 사례를 참고했는지 모르겠지만 협력업체와 위압적인 계약을 통해 거래관계를 유지하기보다는 서로 정보를 공유하는 상호협력 관계를 모색하는 게 낫다. 대기업이 협력업체와 상생을 추구하면 궁극적으로 더 큰 이익이 돼 돌아온다.

▶곽 위원장=최근 한국에서는 과거와 달리 중소기업→중견기업→대기업으로 성장하는 사례가 줄어들고 있다. 지난 10년간 살펴보면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이나 대기업이 된 사례가 드물다. 이 문제를 어떻게 개선할 수 있겠는가.

▶윌리엄슨 교수=기업가 정신(entrepreneurship)이 필요하다. 현재 안정적으로 진행되는 사업과 높은 위험성을 가진 신사업이 있다면 후자가 혁신을 수반하는 기업가 정신의 산물이다. 중요한 것은 기업가 정신은 매우 높은 위험을 수반하는 활동이라는 점이다. 기업인들이 기꺼이 리스크를 떠안도록 하려면 경쟁의 룰이 변하지 않는다는 확신을 심어줘야 한다. 법 집행과 행정 절차에 대한 신뢰도 필요하다.

▶곽 위원장=금융지원 시스템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한국에서는 선택과 집중, 공정함에 대한 갈등이 있다. 한국 정부는 돈을 공평하게 분배하고 싶어하지만 지원 정책이 자칫 특혜시비로 이어지거나 중소기업 경쟁력 약화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만약 정부가 중소기업을 직접 지원했는데 알고 보니 그 기업이 경쟁력이 없다고 가정해 보자. 정부가 쉽게 돈을 회수할 수 있겠는가? 만약 금융지원시스템이 개선된다면 정부는 민간부문이나 민간연구소에 자금을 넣은 뒤 중소기업 지원 대상 선발은 민간에 맡기면 될 것이다.

▶윌리엄슨 교수=실수를 인정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처음에는 좋은 의도로 추진했지만 성과가 나지 않을 수도 있다. 흥미로운 사례가 바로 미국 실리콘밸리의 벤처캐피털이다. 벤처캐피털들은 초기에 자금을 모아 설립된 뒤 아이디어가 있는 기업에 자금을 제공하고 경영 일선에서 의사결정에 관여한다. 한국도 이런 메커니즘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곽 위원장=대기업 조직이 중소기업 조직보다 유리하다고 주장해 왔는데.

▶윌리엄슨 교수=대기업은 내부 자본시장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자금 조달을 주로 외부에서 하는 중소기업보다 장점이 있다. 또 대기업에는 여러 사업부가 존재한다. 특정 사업부에서 수익을 냈을 경우 수익을 낸 사업부에 모두 재투자되지는 않는다. 생산성이 더 높은 사업부에 재투자를 집중할 수 있다.

▶곽 위원장=한국 경제는 올해 6%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상 최대 무역흑자도 기대된다. 그러나 구조적으로는 일자리가 감소하고 있다. 이에 대한 해결책이 있는가.

▶윌리엄슨 교수=민간부문은 직원들의 일자리를 유지해야 할 사회적 책무가 있다. 그러나 비용 없이 이런 일을 할 수는 없다. 일자리 유지 비용은 제품 가격에 반영될 것이고 제품값을 인상할 경우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쉽지 않다. 이 때문에 대다수 기업들이 신규 고용을 꺼린다. 미 기업들은 신규 인력 채용 대신 기존 인력의 초과 근무를 선택했다. 경기 회복세가 지속될지 확신할 수 없어서다. 다만 경기 회복세가 지속된다고 가정하면 인력의 초과 근무 형태는 분명 고비용 구조다.

▶곽 위원장=자동차, 조선, 반도체 등 중국과 일본의 경쟁 속에서 한국이 어떤 전략을 펼쳐야 한다고 보나.

▶윌리엄슨 교수=한국은 지금까지 큰 성공을 거뒀다. 금융위기 과정에서 잘 살아남았고 지금의 위상을 갖출 만한 자격이 있다. 한국이 잘하고 있는 것도 있지만 정리하고 싶은 것도 있을 것이다. 정부는 규제와 특혜를 행사하지 말고 시장개입을 줄일 필요가 있다.

■ 올리버 윌리엄슨은 거래비용 관점에서 기업 형성과 성장을 연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9년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경제학자다. 현재 미국 UC버클리 하스 경영대학원에서 경제학을 가르치고 있다. 불완전한 시장 때문에 발생하는 거래비용에 주목하고 대기업이 가장 효율적이라는 이론을 전개했다. 따라서 대기업 규제가 필요하더라도 인위적인 분리나 규모 제한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한다.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MIT)를 졸업한 후 스탠퍼드대에서 MBA를 마쳤다. 카네기멜론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향휘 기자 / 정리ㆍ사진 = 이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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