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계 일각에서 벌어진 사기사건에 대하여 누군가 표현하기를 우리 사회에서 정직은 기적이라고 했다. 과장된 표현이지만 일리가 있는 것이다.
‘교원복지((敎員福祉)’라는 기치(旗幟)를 걸어 놓은, 교육부 산하 단체가 사기 수법으로 교사들을 등쳐먹었고 그것을 사기가 아니라고 생떼를 쓰는 교육부의 꼴이 종교계의 비리보다 심각성면에서 뒤지지 않을 것이다. 내가 이것을 거론하는 것에 대해서 “또 그 소리....”라고 거부 반응이 생기는 분은 더 이상 이 글을 안 읽으면 될 것이고 무슨 말인지 모르시는 분은 조선일보의 소비자 고발 게시판에서 ‘MBCｐｄ수첩이 고발한 것보다 더 악랄한 보험’을 보시면 알게 될 것이다. 교육부 산하에 사기꾼이 있을 것은 상상도 못하고 그런 놈들 소굴에 들어갔으니 피해를 당할 것이야 뻔한 것이었는데 게다가 일반 국어사전에도 없는 보험 용어인 ‘소멸형’의 뜻을 몰랐던 대가 2천여만 원이 추가되었다. 이 용어의 뜻을 알았던 교사들은 피해는 줄였지만 위장수법에 걸려들었던 것이 자신의 실수 탓인 줄로만 알았을 것이다.
교육부가 교사 평가를 하겠다지만 내면적(內面的)인 도덕성까지의 평가는 어려울 것인데 이제는 교직이 인기 직종이어서 교사들의 지적(知的)인 능력을 의심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기존의 교원 평가는 특별한 경우 이외에는 승진이나 전출을 앞 둔 교사에게 높은 점수를 주는 것이 관례여서 격식에 더 의미가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평소에 교사들은 학생과 학부모의 평가를 받고 있다는 것을 의식하고 약점 잡히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나쁜 선생’도 있지만 학생과 학부모가 모두 도덕적으로 결함이 없다고 할 수는 없어서 뉴스거리까지는 안 된 사건이 드물지 않게 발생한다. 그런데 제도적으로 학생과 학부모가 교사를 평가한다면 긍정적인 측면을 기대할 수 있겠지만 “점수 잘 줄 테니...”라는 일종의 청탁이 끼어들 가능성의 우려도 있지 않겠는가? 그런 평가 없이도 도덕성에 문제가 있는 교사를 고발할 수 있다. 비리 교사를 색출해서 처리하라! 그런데 비열한 수법으로 교사들을 등쳐먹은 교원공제회가 교육부의 산하단체여서 비호해 주어야하는 교육부는 사기꾼과 한통속이니 교육부의 도덕성은 어느 정도인가? 인정할 것 인정하고 시정할 것 시정하라! 정직이 기적이어서 교육부도 기적의 경지(境地)에는 도달할 수가 없다는 것인가?
이창덕 leechang83@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