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태진 (35세, 금융업 종사)

한국이 TPP 회원국이 되기 위한 12개 회원국과의 1차 개별협상 중 마지막으로 한∙일 TPP(Transpacific Partnership Negotiations)회의가 3월 6일 도쿄에서 개최되었다. 2차 협상은 3월 중순부터 4월 말 까지 개최 될 예정으로 한국정부로서는 2차 협상에서 TPP회원국이 될 것인지 아닌지를 결정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현시점에서 TPP회원국이 되는 것이 실익이 있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
TPP회원국이 되어야 한다고 찬성하는 의견은 TPP가 단순히 아시아 지역을 넘어선 범세계적 무역블록이기 때문에 한국에게 꼭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는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현재 진행 중인 FTA 협상을 볼 때 경제외교의 중심을 어디에 두어야 할지 다시 고민하게 된다. 현재 한국은 미국, 유럽과 FTA협상을 타결했으며 최대교역 상대국인 중국과 FTA협상중에 있다. 중국과 FTA협상을 마무리 짓는다면, 세계경제의 3대축과의 FTA를 맺는 유일한 국가가 될 수 있다. 중국은 비공식적으로 TPP를 무역이 아닌 정치적 블록으로 인식하며 TPP에 부정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으며 이러한 중국의 태도가 국익에 더 도움이 될 한∙중 FTA협상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

또한, TPP 국가들은 금년 4월까지 협상 타결을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4월을 넘기게 되면 미국 중간선거 일정이 시작돼 미국 스스로가 협상을 중단 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4월 목표시한이 달성되지 않으면 TPP협상은 장기화 될 가능성이 높다. 미 의회의 TPA(Trade Promotion Authority)가 없다면 의회는 타결된 협정 수정을 얼마든지 요구할 수 있으며 이는 TPP 국가들에게 협상에 대한 확신을 주지 못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미국의 협상참여 유보입장으로 어정쩡한 정치적 계륵이 될 수 있다. 금년 하반기에 협상의 추이를 보고 뛰어들어도 늦지 않았을 것이다.
TPP 국가들조차 협상을 낙관할 수 없는 상황에서 기존 FTA협상이 한창인 가운데, TPP에 적극적이 관심을 표현하고 4월까지 협상타결에 외교력을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우리나라 산업통상당국의 역량은 물론 정책과 전략에 의구심을 품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