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용전기 누진요금제의 구조와 본질

"주택용 전기요금에만 누진제를 적용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나 위법"이라며 납부한 전기요금을 돌려달라는 소송이 제기되어, 이에 따른 찬성과 반대의 이슈토론을 보았다(14일자 A37면). 예를 들어 100kWh를 사용하면 7,350원의 요금을 내면 되지만, 500kWh를 쓰면 사용량은 10배인데 요금은 17.7배인 13만260원이 나오는 것은 부당하다는 것이다.

이처럼 누진제로 인해 전기요금 폭탄을 맞았다거나, 누진제는 과거에 만들어진 낡은 제도라는 등으로 폐지 또는 대폭적인 완화 주장이 최근들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누진제의 구조와 본질을 살펴보자.

1974년도에 시작된 주택용 누진제는 6단계로 되어 있다. 현재는 1kWh당 단가가 1단계 60.70원부터 6단
계 709.50원까지로 11.7배의 차이가 난다. 2차 석유파동 시기인 1979년에는 19.7배까지 차이가 난 적도 있었다.

누진제는 전기를 많이 쓰는 부유층의 에너지 절약을 유도하고, 저소득층에게는 낮은 단가로 공급하여 도움을 주고자 하는 제도이며, 이러한 목표를 상당부분 달성한 것도 사실이다. 누진제를 폐지하면 당장 서민층의 부담이 늘어난다.

6단계의 차등단가를 폐지하고 평균단가(326원)를 적용하면, 200kWh를 사용하는 서민층의 경우 22,240원에서 65,200원으로 요금이 껑충 뛴다. 반면 1,000kWh를 사용하는 부유층의 경우는 540,030원에서 326,000원으로 줄어들게 된다.

또한 영업장소의 일반용전기와 공장에서 사용하는 산업용전기는, 평소에 비해 여름과 겨울에는 단가가 급격히 높아지는 계절단가가 적용된다. 일반용의 경우 kWh당 단가가 평소에는 65.20원인 것이 여름철(7~8월)에는 105.70원으로 62.1%나 높고, 산업용도 59.20원에서 81.00원으로 36.8% 높아진다.

따라서 주택용전기요금제도만 불합리하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 다만 가전제품의 확대와 대용량화로 가구당 평균사용량이 늘어난 만큼 누진율을 적절하게 조정할 필요은 있다. 그러나 이 때도 서민층의 부담이 늘어나는 것은 피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부산시 동래구 안락동 한전동래지사 고객봉사실장 (전화 010-4901-40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