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숙제도 있었다. 그래서 학생들은 외국인과 사진을 찍어서 증거로 제출했다. 그 학생들이 어느 정도의 기본을 갖추었기 때문에 그런 숙제를 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소심한 학생은 그 정도도 못하겠지만 소위 ‘바디 랭기지’로도 사진 찍기 정도는 할 수 있었고 외국인이 이해를 잘 해 주었다. 취지는 그럴 듯한데 이런 숙제는 무리가 아닐 수 없는 것이다.
어느 초등학교 원어민 교사는 아동들이 이른 아침이나 밤늦은 시간에도 자주 찾아오니 주의를 시켜 달라고 학교측에 부탁 했다는데 학교에서는 아동들을 위해서 엄격하게 통제하지는 않았다고 했다. 과거의 잘못된 영어교육을 보완하겠다고 초등에까지 영어 교육을 도입하여 역시 잘못된 교육으로 해외 어학연수를 부추기는 것은 아닌가?
교육 관계자들이 단골 메뉴로 비판하는 것이 암기 위주 교육인데 영어에서 암기를 안 하고 어쩌자는 건가? 필요한 것만큼 암기해야 할 것을 다 못하기 때문에 말문이 막히고 입 안에서 뱅뱅 돌기만 하는 것인데 무리하게 외국인과 접촉하는 것만으로 해결될 리가 없다. 초등학교에서 우선 발음부호부터 가르쳐서 스스로 책을 통해 어구를 암기하도록 해야 한다면 결사반대할 학자들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현재의 떠들썩한 수업 방식으로 학습에 대한 흥미 유발을 절대적으로 기대할 수는 없는 것이고 사전을 읽을 수 있게 되는 것은 더 심도 있는 흥미 유발 방법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학생들에게 말을 시켜보면 영어식 표현에 미숙하니까 소위 콩글리쉬를 말할 수밖에 없는데 그것을 웃음거리처럼 말하면 곤란하다. 그리고 논리적이나 추리력으로 해석할 수 없는 어구에 대하여 ‘이것은 무슨 뜻일까요, 혹은 영어로 어떻게 말할까요?’라는 퀴즈를 내어 창의력을 응용해보는 것은 시간 낭비일 뿐이다. 영어식 표현이 우리의 것과 같은 것도 있지만 다른 것도 있으니 일일이 확인을 하고 사용해야 안전한 것이다. 서로가 못 알아들었을 경우 다른 말로 대체할 정도의 기본을 갖추게 하고 상황에 맞는 말로 외국인에게 말해 보기 숙제를 내는 것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