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국(大國) 사람이 소국(小國) 사람에게 자기 나라 땅이 넓다고 자랑하기를 “내 고향은 땅이 얼마나 넓은지 기차를 타고 하루 종일 가고 밤새도록 가도 다음 날 아침에 보면 기차는 역시 고향 땅 안에 있다”고 했다가 “너의 나라 기차는 되게 느리구나. 우리나라 기차도 그럴 때가 있어.” 라는 응수를 받았다는데 이런 소견으로 한 마디 한다면 이 나라의 어떤 높으신 어른들 머리가 좀 나쁜 것 같다. 언젠가 방송 진행자가 말하기를 “머리 좋은 사람을 교육부에 많이 보내야 된다”고 했던 것이 뼈대 있는 말 같기도 하다.
청문회라는 것에서 “기억이 안 난다”는 말이 자주 들렸는데 그런 기억력으로 중책을 맡았다면 제대로 해냈을 리가 없다. 사교육비 절감을 위해서 힘 좀 썼는데 성과가 없었단다. ‘보약을 먹지 말라. 외식은 막국수로 하고 삼계탕은 안 된다’고 한다면 성과가 얼마나 있을까?
남보다 앞서기 위해서, 남을 따라잡기 위해서, 추격해 오는 자에게 추월당하지 않기 위해서 안간힘을 쓰는 것을 어떻게 말리겠다는 건가? 부모가 요구하면 하는 대로 그룹지도 하듯이 밤늦게까지 학교 공부를 연장해 준다면 성과가 있겠지만 ‘학교의 학원화는 비교육적’이라고 투쟁을 선언할 사람들도 있을 테니 사교육 문제 해결은 백년하청이 아니겠는가? 방과 후의 교내과외활동이 성과가 있는데 그것에 참여하며 학원은 그대로 다니기도 하고, 그것이 학원보다 질적으로 떨어진다고 생각하여 아예 외면하는 사람도 있다.
어떤 학생은 아버지가 환경미화원이라는 것을 부끄럽게 생각하다가 비리 공직자들을 보고 환경을 깨끗하게 하며 수입은 적지만 정직하게 사는 아버지를 존경하게 되었다고 한다. 고위층 인사들이 자기 자녀가 공정한 경쟁에서 지는 경우 소위 3디 업종에라도 자부심을 가지고 종사할 수 있게 해야 마땅하겠지만 제 자식은 그런 일 안 시키려고 별짓 다 하는 것 아닌가? 사교육은 선택의 문제다. 가난해서 사교육을 못 받는 것이 억울하다고 생각한다면 누구는 인삼 먹을 때 누구는 무 뿌리 먹는 세상에 억울한 일이 그뿐이겠는가? 사교육에 있는 돈 다 퍼부었는데 자식은 성공하지 못하여 노후에 후회할 사람도 많고 많다. 높으신 양반들 머리가 나쁘지 않다면 경쟁에서 이긴 상위계층과 상대적인 하위계층의 소득 격차를 줄여서 소외감이니 박탈감이니 하는 것을 덜어주고, 국민의 혈세를 낭비해 가며 쓸데없이 사교육 문제에 대한 논쟁은 더 이상 하지 않는 것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