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해는 비극의 단서가 될 수도 있지만 코미디의 소재이기도 하다. 실화인지 코미디인지 확인할 수 없는 다음의 이야기들이 전해온다.

처음 우리나라에 온 미군이 된장독 안의 된장과 구더기를 보고 그것을 대변으로 오해하여 장독대가 (노천(露天))화장실인 줄 알았다고 한다. 그래서 크고 작은 장독들이 할아버지에서 손자들까지 많은 식구들의 개인 변기라고 생각하여 ‘한국은 위생 선진국’이라고 감탄했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사람들이 밥을 물에 말아서 밥을 건져 먹고 나중에 그 물을 마시는 경우가 있었는데 그것을 본 외국인이 “한국인은 위생관념이 철저해서 밥에 세균이 있을 것을 염려하여 밥을 세탁해서 먹는다. 그런데 나중에 더러워진 물을 마시다니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한다. 2층 이상의 건물이 드물던 시대에 배를 타고 밤에 부산항에 도착한 외국인이 높은 산마루까지 언덕을 따라 이어서 지어진 단층집들의 창문 불빛을 보고 “초고층건물이 이렇게 많다.”고 놀란 예도 있다고 했다.

텔레비전 드라마에서 ‘사람이 죽다’의 뜻인 '운명'을 한자로 ‘殞命’이라고 써야 할 것을 ‘사주팔자’와 같은 뜻으로 쓰이는 ‘運命’으로 쓴 적이 있는데 그렇게 오해하는 시청자도 있을 것이다. 어떤 교재에는 절(寺)에서 볼 수 있는 문화재(文化財)인 부도(곡선이 많은 돌탑)가 ‘부조’라고 표기되어 있었다. ‘부조(浮彫)’의 사전적 의미는 ‘양각(陽刻),돋을새김(동전이나 도장처럼)이어서 문화재로서의 ‘부조’는 ‘돌이나 나무에 새겨진 그림이나 글자’이다. 그런데 ‘부도(...돌탑)’는 한자로 ‘浮屠 혹은 浮圖’로 쓴다는 것이 내장되어 있지 않은 컴퓨터도 있으니 문화재에 대한 이러한 오해는 희극인가, 비극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