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래어 남용에 대한 비판은 교과서에는 물론 신문, 방송에서도 흔히 언급되어온 것이며 신문 독자들도 우려의 의견을 누차 표현했다. 언젠가 방송 진행자가 말하기를 북한의 어문(語文) 정책에서 배울 점이 있다며 북한에서는 ‘남조선의 말은 쓰레기 운운’한다고도 했다. 앞으로도 계속될 그런 비판의 목소리가 무색하게도 학자 신분의 방송 출연자가 ‘넘버 원(number one)이다'. ‘타이트(tight)하다'. ‘씸플(simple)하다', '이슈화(issue化)', '마이너스적(minus的)',문화적인 것 플라스(plus) 경제적인’ 등의 말을 계속 사용하고 있으니, 우리말에는 영어와 유사한 말이 많아서 외국인이 배우기 쉽다고 할지는 몰라도 이래서야 ‘아름다운 우리말’이라는 문구를 사용하기가 부끄럽지 않겠는가?

“차(車)의 ‘트렁크’를 ‘궤짝’이라고 해야 된다”고 주장하는 학자도 있다는데 너무 국수주의적(國粹主義的)인 주장도 현실에 맞지 않으니 서양 문물과 함께 들어온 외래어는 그렇다 치고 ‘굴러온 돌멩이가 박혀 있는 돌멩이를 빼버리는’ 현상은 ‘너무 합니다’가 아닐 수 없다. 외래어 남용은 분명히 비교육적일 텐데 방송에 출연하는 교육계 인사들도 이 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교육 문제로 시끄러운 나라의 교육관계자들에게 문제가 있다는 증거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