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시험에서 부정행위를 하다가 적발된 학생들이 “뭐가 어때서?”라고 반문했다고 한다. 모처 공무원들이 가짜 기부금 영수증으로 세금 감면을 받은 것이 적발되었다는데 그들도 비슷한 반응을 보이지나 않았는지 궁금하다. 이런 실랑이가 있었는지도 모른다.
“왜 우리만 잡느냐?”
“당신 낚시질 해 봤지? 물속에 있는 고기를 다 잡을 수 있어?”
진리를 외치는 종교 단체에서 가짜 기부금 영수증을 헐값에 공급하는 자선(?)을 베풀고 납세자들은 그것을 사면 최소한 손해는 안 보는 금액의 세금을 편법으로 탈세할 수 있어서 수지맞는 장사(?)를 했던 것이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의료비 영수증에도 가짜가 있었다. 발급처에서 돈 받고 팔았다는 말은 못 들어봤으나 “부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아는 낯에 안 해 줄 수 없어서 골치 아프다.”는 말은 들려왔었다. 어느 아파트의 관리비 지출 증빙서류에도 가짜 물품 구입 영수증이 있었다니 공금을 횡령하기 위한 이런 수법은 약방의 감초 정도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조화(造花:가짜 꽃)는 법에 안 걸립니까? 음식점 진열장에는 가짜 음식(모형)도 있던데 그런 건 만들어도 됩니까?”라고 묻는 사람이 있다면 보기 드물게 정직한 사람일 것이다. 우리는 1년 365일, 윤년에는 366일이 만우절, 그것도 지독한 거짓말을 하는 날이어서 만우절 같은 것은 필요 없다고 누군가 말했다. 1년에 많을수록 좋겠지만 단 하루만이라도 거짓말 안 하는 국경일(國慶日)을 정하면 어떨까? 그 날 ‘심청전’ 연극을 한다면 이런 장면이 있게 될 것이다.
“아빠의 안과 치료비를 보장 받기로 하고 저는 제물(祭物)로 팔려가요.”
“애비가 걱정할까봐 거짓말을 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 솔직한 말을 들으니 너무 기뻐서 너를 다시는 못 보게 되어도 슬프지 않겠다. 그렇지만 너의 효 성에 신이 감동하여 가만히 있지는 못할 것이니 우리는 지금보다는 나은 모습으로 다시 만나게 될 것이다.”
이런 대사에서 관객들은 원본(原本)보다 더 큰 감명을 받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