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이 다가오는데 투표율이 저조해도 그럴 수 있는 것이지 당국에서 억지로 그것을 높이려고 무슨 경품 같은 것까지 생각하는 것은 무리일 것이다. 과거에는 유권자들이 후보자로부터 술 한 잔이라도 얻어먹고 그 은혜를 투표로 갚으려고 하여 투표율을 높이는데 한 몫 했을 것이니 투표율이 높았다는 것이 수치스러운 면도 있었다고 할 수 있다. 각 후보 진영에서는 자신들을 지지하는 연령층의 투표율에 신경 쓸 필요가 있겠지만 어진 백성의 입장에서 기권하는 것은 ‘그 사람이 그 사람’이기 때문일 것이다. 치열한 후보경선에서 막강한 경쟁자를 물리치고 선발된 후보자들이니 누가 당선되어도 무관하다고 믿거나 아니면 모두 못 믿을 사람들뿐이니 지지하고 싶은 사람이 없어서 기권한다 해도, 특정 후보가 당선되는 것이 사적(私的)인 실리(實利)가 있기 때문에 투표하는 것보다 공정하다고 할 수 있다.
어떤 나라의 선거에서는 ‘그 후보가 절대로 당선될 리 없으니 내가 장난삼아 한 표 찍어 주겠다’고 다수의 유권자들이 같은 생각을 했기 때문에 그 후보가 당선된 이변이 있었다고 한다. 소위 동정표로 당선된 예는 우리나라에서도 있었고 앞으로도 있을 것이다. 그렇게 해서 당선되어도 입후보할 때는 이미 준비된 인물이니 믿어도 될 것이다. 한 표 차이로 당선되어도 당선은 당선이지 ‘옆구리 찔러 절 받기’로 압도적인 지지를 억지로 만들 필요는 없지 않는가? 투표율이 낮으면 선거 비용을 줄이는데 도움이 될 테니 소위 혈세(血稅)의 지출을 줄이는 것도 국리민복(國利民福)이라고 할 수 있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