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이 있어서 가능했는데 인터넷상에서 한글이 본연의 모습을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쓰이는 경우는 편의상 필요한 면이 있다 해도 남발되지는 말아야겠지요. 어느 서양 학자가 한글의 원리를 알고 나서 “숨이 멎는 것 같다.”(breath taking의 직역인 듯함)고 했듯이 한글의 자랑은 입에 침이 마르도록 해도 부족하겠지요. 조선 말기에 청나라 이홍장이 조선에 와서 한글을 접해보고 한글을 그들의 문자로 채택할 것을 검토해보다가 대국(大國)의 자존심을 앞세워 포기했다는 설이 있다는데 중국이 한글을 쓴다면 중국어 배우기가 쉬워서 좋겠지만 중국도 아이티 강국이 되어 이미 우리의 강력한 경쟁 상대국이 되어있을지도 모르니 이홍장이 우리에게 고마운 인물인지 아닌지 계산이 복잡하겠지요.

한글세대로 교육 받은 어느 주부가 문화적으로 뿌리 깊은 한자를 배울 필요를 느끼고 학원을 찾았더니 기초한자 1800자를 1년에 배울 수 있다고 했는데 실제로는 3년이 걸리더라고 하더군요. 역시 한자 공부는 어려운 거죠. 많은 것을 모두 기억할 수 없으니 사전이 필요한데 한자사전인 옥편에서 모르는 한자를 찾아보기가 초보자에게는 어려울 때도 있지요.

江(강), 海(해), 灣(만) 등은 氵(수)부에 속하지만 鴻(큰 기러기 홍)은 鳥(새 조)부에 속하는 것은 ‘기러기’가 ‘새’이기 때문일 텐데 그것을 아는 사람이라면 옥편이 필요 없을 정도로 박식할 테지요. 한자는 사전까지도 이렇게 불편하니 옥편에서 鴻도 氵부에 속해야 된다고 주장한다면 학계의 이단자가 될 것인지 혹은 옛 신라 설총의 이두를 생각해서도 검토해볼 가치는 있다는데 동조할 사람도 있을지 궁금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