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청회사 코스콤의 사용자성에 관한 법률의견 발표 및 중앙노동위원회의 적극적인 조정을 촉구하는

법률단체 기자회견




주최 :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노동위원회 /민주주의 법학 연구회 /노동인권실현을 위한 노무사 모임




기자회견문




1. 2007. 3. 발표된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 부가조사결과에 따르면 비정규직 고용형태 중에서도 간접고용 노동자는 계속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최근 비정규직법의 시행을 전후하여 노동현장에서는 차별시정제도의 회피 등을 목적으로 한 용역전환 시도가 급증하고 있다. 이랜드-뉴코아 사태가 바로 그것이다. 이처럼 비정규직법의 시행과 관련하여 간접고용의 확산이 새로운 사회 문제로 등장하고 있고 이러한 간접고용의 확산 배경에는 사용자가 노동자에 대한 노동법적 책임, 즉 해고 등 근로기준법 준수에 대한 책임, 노동3권의 상대방으로서의 책임, 사회보장제도의 사용자 책임 등을 탈법적으로 회피하고자 하는 목적이 놓여 있다.


2. 한편 오늘날 근로관계가 복잡 ․ 다양화되고 사용자와 노동자의 관계도 직선적 ․ 단일적이 아닌 중층적 ․ 다면적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형식으로 보면 계약상의 사용자가 근로조건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제3자가 근로조건을 결정하거나 영향을 미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따라서 노동자의 집단적 노사관계의 상대방인 사용자를 어떻게 확정하여 노동자의 근로3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할 것인가에 관한 논의는 매우 중요한 문제이다.




3. 우리는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전국증권산업노조 코스콤 비정규직 지부의 노동자들이 원청회사인 주식회사 코스콤을 상대로 한 노동쟁의 조정사건과 이들의 단체교섭 및 단체협약 체결활동, 그리고 이후 노동조합의 각종 쟁의활동이 파견, 용역 등 간접고용 노동자들의 단결권, 단체교섭권, 단체행동권에 있어서 중요한 사안이라고 판단되어 오늘 이와 같이 법률의견서를 발표하고 중앙노동위원회에 제출하게 되었다.




4. 우리의 의견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현재 ▲ 단체교섭의 당사자인 사용자의 범위를 근로계약의 존재를 전제로 한정하는 법적 근거가 전혀 없다, ▲ 또 노조법상 단체교섭의 당사자인 사용자를 근로계약의 존재를 전제로 하는 근로기준법상 사용자와 동일시 할 필요성은 없고 근로기준법은 일정한 사업장에 고용되어 근로하고 있는 노동자의 최저 근로기준을 보호함을 목적으로 하므로 여기에서 말하는 사용자는 법정된 최저근로조건을 보장해야 할 의무 부담자로서의 사용자로서 현실적으로 노동자를 사용하는 자를 의미하게 되는 반면, 노조법은 헌법상 보장된 노동자의 노동3권 보장을 구체화하는 법률이기 때문에 여기에서 말하는 사용자는 반드시 현실적으로 노동자를 사용하는 자에 국한되지 아니하고 노동자의 단결체인 노동조합과 대항관계에 있는 자를 의미하는 것이다. 그리고 ▲ 대법원 역시 아예 근로계약 관계가 없는 ‘실업자’의 노조법상 노동자성을 인정하면서 “… 근로기준법은 '현실적으로 근로를 제공하는 자에 대하여 국가의 관리·감독에 의한 직접적인 보호의 필요성이 있는가'라는 관점에서 개별적 노사관계를 규율할 목적으로 제정된 것인 반면에,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은 '노무공급자들 사이의 단결권 등을 보장해 줄 필요성이 있는가.'라는 관점에서 집단적 노사관계를 규율할 목적으로 제정된 것으로 그 입법목적에 따라 노동자의 개념을 상이하게 정의… (대법원 2004. 2. 27. 선고 2001두8568 판결)”라고 하여 개별적․집단적 노동관계법 상의 용어․정의가 반드시 일치하는 것이 아니며, 따라서 노동자․사용자 개념이 달리 해석될 수 있음을 인정한 바 있다. 결국 ▲ 노조법상 단체교섭의 상대방으로 지위, 곧 조정신청의 상대방으로서 사용자의 지위는 해당 단체교섭 사항에 대하여 실질적인 결정권을 행사하고 있는 자를 그 지위에 있다고 보는 것이 단체교섭을 통하여 달성하고자 하는 목적에 부합하는 것이다.

또한 우리나라의 통설과 최근 판례 및 중앙노동위원회 판정의 태도, 일본의 지배적인 학설과 판례의 견해 역시 일치하여 이러한 견해를 취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이 사건의 경우에 살펴본 사실관계에 의하면 코스콤이 비정규직 지부 조합원들의 근로조건 등에 대하여 다수 관여를 하고 있고 비정규직 지부 조합원들이 요구하고 있는 단체교섭 사항에 대하여도 코스콤이 사실상 결정할 권한을 가지고 있는 것이므로 코스콤은 노조법상 단체교섭 의무를 지는 사용자의 지위에 있다고 할 것이고 당연히 이 사건 조정신청의 상대방으로서 지위에 있다고 판단된다.

그리고 중앙노동위원회는 이 사건을 판단함에 있어서 ‘고용관계 여부에 대한 판단을 하지 못한다. 그것은 법원이 판단할 사항이다.’라는 이유를 제시하면서 코스콤의 노조법상 사용자성을 부정해서는 안 된다. 중앙노동위원회가 판단할 사항은 코스콤과 고용관계가 있느냐 여부가 아니라, ‘비정규직 지부 조합원들이 요구하고 있는 단체교섭 사항 기타 노동관계상의 제 이익에 대하여 코스콤이 실질적인 지배력과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자인가.’ 여부만을 판단하면 되고 코스콤이 여기에 해당함은 분명해 보인다.




5.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노동기본권 보장과 차별 해소 및 권리 보호에 있어서 노동위원회가 담당하는 역할의 막중함과 중요함은 굳이 다언을 요하지 않을 것이다. 노동위원회는 현재 비정규직법에 따른 차별시정제도를 담당하는 기관일 뿐만 아니라, 노동현장에 가장 가까이 있는 노동행정전문기관이기도 하다. 우리는 이 노동쟁의 조정사건에 관한 중앙노동위원회의 처리와 판단이 현재의 노동위원회 제도가 우리 사회와 법제가 기대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지를 가늠하는 또 하나의 중요한 잣대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헌법에 보장된 간접고용 노동자들의 노동 3권이 보장되는 방향으로, 그리고 분쟁해결의 실질적인 주체들 사이의 단체교섭과 노동쟁의 조정을 촉진하는 조정제도 본래의 기능을 살리는 방향으로, 중앙노동위원회가 적정한 판단과 업무처리를 해 줄 것을 촉구한다.





2007년 9월 10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노동위원회

민주주의 법학 연구회

노동인권실현을 위한 노무사 모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