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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위 `즉시처형은 박정희 지시' 결론
작성자시민 작성일2005-12-07 22:47:51 추천26 조회772

박정희 정권 당시의 인민혁명당(인혁당) 및 전국민주청년학생연맹(민청학련) 사건은 중앙정보부 책임으로 수사됐지만 최고 권력자인 박정희 당시 대통령의 자의적 요구로 수사방향이 미리 결정, 집행됐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인혁당, 민청학련 사건조사 발표
7일 국정원에서 열린 '인혁당, 민청학련 사건조사 결과 발표회'에서 '국정원 과거사건 진실규명을 통한 발전위원회 위원들이 결과 발표를 하고 있다./한상균/사회/2005.12.7 (서울=연합뉴스)xyz@yna.co.kr

또 이들 사건은 학생시위로 인한 정권의 위기상황 속에서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도 않은 상태에서 박정희 당시 대통령과 중정부장에 의해 사건의 실체가 매우 과장된 채 발표됐다는 판단도 나왔다.

`국가정보원 과거사건진실규명을 통한 발전위원회'(진실위)는 7일 국정원에서 이 같은 내용의 1, 2차 인혁당 및 민청학련 사건에 대한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진실위는 이에 따라 피해자들의 피해회복을 위한 국가 차원의 적절하고 신속한 조치를 제안하고 "이젠 국보법을 이용해 헌법적 권리를 중대하게 침해한 과거 권위주의 시절과 결별하려는 국가 차원의 결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런 결과는 현재 서울중앙지법에 계류 중인 인혁당 재건위와 관련된 재심청구 사건의 심리에 영향을 미치고 향후 피해배상 논의도 불러올 전망이다.

진실위는 "박정희 당시 대통령이나 중정부장의 발표에서 규정된 인혁당이나 민청학련의 성격은 그대로 수사지침이 돼 짜맞추기가 진행됐으며 이들 단체를 무리하게 반국가단체로 만들어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당시 수사관계자들로부터 고문에 대한 진실고백이 나온 것은 없지만 수사과정에서 불리한 진술의 강요나 핵심인물을 찾기 위한 다양한 고문 또는 가혹행위가 자행된 것으로 진실위는 판단했다.

특히 인혁당 재건위 관련자 8명에 대한 사형이 대법원 판단이 나온 지 18시간 만인 1974년 4월 9일 집행된 것과 관련, 진실위는 "박정희 대통령 지시로 사형이 집행됐다는 사실을 확인할 문서나 증언은 없었지만 사전에 국방부와 법무부 등의 협조가 있어야만 집행될 수 있다는 점에 비춰 대법원 확정판결 즉시 처형한다는 방침은 이미 청와대 선에서 정해진 것으로 무리없이 판단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안병욱 진실위 간사는 이와 관련, "모든 과정에 최고권력자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조사결과, 북한의 지령을 받고 국가변란을 기도한 것으로 중정이 발표한 1964년 1차 인혁당 사건의 경우 불기소처분을 주장한 검사들이 사표까지 냈지만 중정부장 출신의 신직수 검찰총장 등이 기소를 강행, 검찰의 독립성이 훼손됐다.

또 중정 발표와는 달리 강령과 규약이 일부 논의되기는 했지만 채택된 적이 없고 당 수준에 이르지 못한 서클 형태였던 만큼 인혁당이 국가변란을 기도한 반국가단체로 실재했다고 볼 수 없으며 북한의 지령과도 무관하다고 진실위는 봤다.

1974년 민청학련 사건에 대해서는 학생들의 유신반대 시위를 당시 박 대통령이 직접 나서 공산주의자들의 배후조종을 받는 인민혁명 시도로 왜곡, 1천여명을 영장없이 잡아 7명에게 사형을 선고한 국내 최대의 학생운동 탄압사건으로 규정했다.

민청학련 역시 반국가단체가 아니라 반유신투쟁을 위한 학생들의 연락망 수준의 조직이 유인물에 표기한 조직명칭에 불과하며, 이들의 시위 목적도 사회주의 정부 건설이 아닌 유신정권 타도를 통한 민주정부 수립이라고 진실위는 확인했다.

같은 시기의 인혁당 재건위 사건과 관련, 진실위는 "박정희 정권이 학생데모의 배후에 북괴와 연결된 공산주의자들이 있다는 인상을 심기 위해 역이용하면서 국내외에서 `사법살인'이란 비판을 듣게 된 최악의 공안사건"이라고 밝혔다.

특히 북한방송 녹취물을 돌려본 것은 실정법 위반이었지만, 그 처벌이 최고 징역 1∼2년에 그치는 게 마땅함에도 불구하고 8명을 사형에 처한 것은 독재정권 유지를 위한 필요성에 따른 국가형벌권 남용이라고 진실위는 설명했다.

또 체제전복이나 국가전복기도 행위를 판단할 근거도 없었으며 인혁당 재건위의 공판조서 등이 변조된 정황도 확인했다고 진실위는 덧붙였다.
(출처 =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