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BBK 실질 운영하며 주가조작 관여"
박영선·송영길, 국정조사·특검 주장... 이명박 "여권의 정치공작"
최경준(235jun) 기자





▲ 주가조작에 사용된 LKe뱅크 계좌. 송영길 의원 대정부질문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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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대선 예비주자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재미교포인 김경준씨와 함께 BBK를 실질적으로 운영하면서 옵셔널벤처스(구 광은창투) 주가조작 사건에 관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박영선 열린우리당 의원은 11일 국회 정치·외교·통일·안보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미국 법원에 제출된 한국 검찰 수사기록에 따르면, 옵셔널벤처스 주가조작 사건은 이 전 시장과 김경준씨가 2000년에 함께 설립한 LKe뱅크와 BBK 등 38개 법인 계좌를 이용해 저질러졌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에 따르면 당시 주가조작은 107회에 걸쳐 1302만여주의 가장매매, 61만주의 고가매수, 3545만여주의 허수매수 주문으로 이루어져 있다.

박 의원은 "주가조작은 옵셔널벤처스 벤처투자 회사가 외국인에세 M&A된다는 풍문을 이용한 것"이라며 그 과정에서 주가가 2000원대에서 8000원대로 4배 상승했고, 이후 횡령으로 상장폐지되자 5200여명의 소액투자자 피해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 박영선 열린우리당 의원은 11일 국회 정치·외교·통일·안보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 예비후보가 재미교포인 김경준씨와 함께 BBK를 실질적으로 운영하면서 옵셔널벤처스(구 광은창투) 주가조작 사건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김경준 "이명박, 정치 재개 않겠다고 약속"

현재 한국 법무부는 미국으로 도피했다가 체포된 김경준 씨에 대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 관한 법률위반(횡령)' 등의 혐의로 범죄인 인도요청을 해놓은 상태다. 이와 관련 김경준씨는 미국에서 이명박 전 시장을 사기죄로 고소해 현재 캘리포니아주 연방법원에 소송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영선 의원은 "김씨가 이 전 시장을 사기죄로 고소한 이유는 '98년 선거법위반 혐의로 국회의원직을 사퇴한 뒤 99년 김경준을 만나 벤처캐피탈 회사를 인수하기로 하고 다음 세 가지를 약속했기 때문'이라고 소장에 적혀 있다"고 전했다.

"첫째, 정치가로서 다시 재기하지 않고 사업가로서 남겠다.

둘째, 이명박씨는 이 사업의 '사일런트 파트너(Silent Partner)' 즉, 배후 동업자로서 의사결정권자 역할을 하겠다.

셋째, 의사결정권자인 이명박씨는 이 회사 투자자는 모두 이명박 전 시장의 친인적과 친구들이기 때문에 투자자와의 사이에 어떠한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이 전 시장 자신이 개인적으로 해결할 것이고, 김경준에게 책임이 가지 않도록 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BBK의 투자자인 DAS는 이명박 전 시장의 형이 운영하는 회사이고, 최대주주는 처남이며, 또 다른 투자자 심택은 이 전 시장의 동문이었다. 김경준씨는 결국 이 전 시장이 약속을 어기고 모든 책임을 자기에게 전가했다며 이 전 시장을 사기죄로 고소한 셈이다.

박영선 의원은 특히 "검찰이 범죄인 인도요청을 위해 미국에 보낸 주가조작 수사기록에는 이 전 시장이 김경준씨와 함께 세운 LKe뱅크 계좌와 자회사인 BBK 계좌가 수없이 나타난다"며 "주가조작에 이용된 계좌로 명시된 LKe뱅크는 이 전 시장이 대주주이고, 주가조작 당시에도 대표이사였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또 미 법원에 제출된 검찰 수사기록 가운데 이 전시장이 LKe뱅크 계좌를 이용한 내역의 사본을 제시했다. 그는 "주가조작 당시 LKe뱅크의 이사였던 김모씨가 주가조작 회사인 BBK의 리스크 매니저로 근무했다"며 주가조작 사건과 이 전 시장과의 관련 가능성을 강조했다.

"이명박과 에리카 김은 동업자?"

박 의원은 이어 BBK 정관조작 논란과 관련, "BBK는 2000년 5월 금융감독원에 정관개정 신청서를 제출했는데, 이 정관 개정의 핵심은 LKe뱅크 정관과 마찬가지로 이 전 시장이 이사회의 주도권을 갖도록 하는 것"이라며 "이 전 시장측은 김경준씨가 정관을 조작했다고 주장하지만 정관은 공증된 문서"라고 반박했다.

그는 또 "원래의 정관에는 김씨가 경영권을 방어할 수 있는 조항이 있었는데, 만일 김씨가 이 전 시장 몰래 정관을 개정한 것이라면 굳이 자신의 경영권 방어조항을 삭제할 필요가 있었겠느냐"고 반문했다.

박 의원은 또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입수한 LKe뱅크 자회사 e뱅크증권의 출자·주주관계 확인서 필사본을 공개했다.

필사본에 의하면, 이 회사에서 이 전 시장의 지분은 35억원으로 최대 주주이고, 김경준씨 30억원, 김씨의 누나 에리카 김 9억원, 이 전시장의 처남 김모씨 9억원, 크리스토퍼 김(박 의원은 김경준과 동일인이라고 주장) 8억원 등 총 자본금이 100억원으로 타나냈다.

박 의원은 "서류에는 에리카 김의 친필사인이 들어있어 이 전시장과 에리카 김이 사업의 공동파트너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고 전제한 뒤, 허위사실 기재 등의 의혹을 제기했다.

이명박 친필 '본인의 재산'은 BBK?

같은 당 송영길 의원도 이날 대정부질문에서 BBK와 이 전 시장의 관련설을 강하게 제기했다. 송 의원은 2001년 2월에 씌여진 것으로 보이는 이 전 시장의 '심텍의 가압류 조치'라는 제목의 친필 문서를 공개했다.

이 문서에는 "심텍 측이 본인의 재산에 대해 소송절차의 일환으로 가압류 조치를 취하였음을 통지해 왔는 바…"라는 대목이 나온다. 또 문서 말미에는 이 전 시장의 친필 서명이 있고, 붙임으로 '서울지방법원 가압류 결정 통지서 사본'이라고 적혀 있다. 여기서 이 전 시장이 '본인의 재산'이라고 표기한 것은 'BBK'라는 의혹이 제기될 수 있다.

송 의원은 "BBK의 변경된 정관 30조 2항에는 '이명박 및 김경준이 참석하여 의결권을 행사하거나 이명박 및 김경준이 지명한 이사가 의결권을 행사하여야 한다'로 기재되어 있다"며 "BBK주식은 한 주도 없지만 대표인 김경준과 동일한 권한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송 의원은 "(이 전 시장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린) 검찰 수사는 횡령에만 초점을 맞춘 부실조사였다"며 "국정조사와 특검을 통해 BBK사건의 주가조작 규모와 주주의 피해규모, BBK와 이명박 전 시장과의 관계 등을 명확하게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명박측 "저격수의 배후는 누구인가?"

이에 대해 이명박 전 시장 측은 "대꾸할 만한 가치도 없는 허위사실 유포"라며 거세게 반발했다.

이 전 시장측 장광근 공동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여권의 '이명박 죽이기 플랜'이 가시화되고 있는 듯 하다"며 "면책특권이라는 보호막 뒤에 숨어 저격수 역할을 수행하는 박 의원의 배후가 궁금하다"고 지적했다.

장 대변인은 또 "기자라는 전력을 포장지 삼아, 취재했던 내용을 왜곡·각색하여 이명박 죽이기에 앞장서는 모습은 차라리 측은하기조차 하다"며 "정치공작의 앞잡이로 전락한 박 의원에게 묻는다, 의도는 무엇이고 배후는 누구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이어 "'정동영 전 의장 X-파일 보유설' '정부기관 한반도 운하 부정적보고서 작성' '박 의원, 이명박 죽이기 저격수 등장' 등 일련의 상황의 의미를 국민들은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정치공작으로 이명박을 죽일 수 있다고 믿는다면 이는 큰 착각"이라고 강조했다.



▲ 이명박 전시장이 김경준사장에게 보낸 친필문서. 송영길 의원 대정부질문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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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BK 정관 30조와 공인인증. 송영길 의원 대정부질문 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