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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우언[寓言]-(133)以賤爲本( 천함을 근본으로 삼다 )
작성자안개 작성일2005-11-15 14:16:13 추천19 조회857

당 숙종이 태자 시절의 일이다. 어느 날 부친인 현종을 모시고 식사를 하게 되었다. 황제를 위한 식탁에는 갖가지 산해진미들이 풍성하게 차려졌다. 그중 하나는 양다리 요리였다. 현종은 태자에게 양다리 고기를 먹기 좋게 자르도록 분부했다.

태자가 양다리를 잡고 뼈에서 고기를 다 발라내고 나자 양손은 온통 기름으로 범벅이 되었다. 그래서 그는 넓은 밀가루 떡을 한 장 집어 두 손을 닦았다. 현종은 태자의 얼굴을 응시하며 매우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태자는 손의 기름을 다 닦고 나자 그 밀가루 떡을 입으로 가져가더니 천천히 베어 먹기 시작했다. 태자가 그 밀가루 떡을 맛있게 다 먹어치우자 그제야 현종은 얼굴에 희색을 띄며 태자를 바라보며 말했다. “사람은 응당 이러해야 하느니….”

당 현종은 천자의 고귀한 지위에 올라서도 한 톨 양식의 소중함을 잊지 않았다. 그래서 태자가 기름이 묻은 손을 밀가루 떡에 닦자 음식을 함부로 다룸에 크게 노했다가, 또 태자가 그것을 태연하게 먹어치우자 화를 풀고 오히려 기뻐하였다. 그것은 태자가 비록 고귀한 신분일지라도 천함을 그 근본으로 삼아야 한다는 도리를 현종 자신처럼 깨치고 있음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참으로 현명한 군주라 할만하다.

비록 신분이 상승하여 최고경영자의 지위에 오르더라도 밑바닥 시절의 자세와 마음가짐마저 버려서는 곤란하다. 그러나 많은 CEO들이 그렇지 못하다. 화려한 집무실의 높은 의자에 앉아 예전의 생활과 동료들을 기피하기 십상이다. 이렇게 자만에 가득 찬 사람의 눈에는 대개 멀리 붉은 카펫이 깔린 탄탄대로만 보일뿐 바로 자기 발밑의 자갈밭길은 보이기 않기 마련이다. 일선 생산 노동자들의 생활과 애로를 이해하지 못하고 이를 도외시하는 경영자는 결코 성공적일 수 없다. 백성들의 고난을 도외시하는 군주가 성군이 되지 못하듯이 직공들을 무시하고 그들과 유리된 공간에 안주하는 경영자는 그 전도가 암울하다. 옛말에도 있지 않은가! 물은 배를 띄우기도 하지만 또한 전복시키기도 한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