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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인 학생의 학습환경개선을 위한 의견
작성자윤은정 작성일2005-11-18 00:18:25 추천25 조회633

안녕하세요 저는 서울여자대학교 3학년 윤은정입니다. 제가 생전 처음으로 신문사에 편지를 보내게 된 이유는 대학교재가 없어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한 시각장애인 대학생 때문입니다.
저는 지금 바롬이라는 서울여자대학교 특유의 프로그램을 받고 있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바롬관이라는 학교 건물에서 2주간 합숙을 하면서 리더십 수업을 받는 것인데 학생들은 사회의 한 소외계층을 정하여 그들의 필요사항이 무엇이고 우리가 그들에게 어떠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지 직접 활동해 보는 프로그램입니다.
마침 저희 조에는 점자 도서관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조원이 있어 그를 통하여 시각 장애인들의 어려운 사정을 전해 듣게 되었고, 어떡해서든 그분들을 도와주고 싶다는데 마음을 모았습니다. 그래서 시각장애인들에 관해 알아보던 중 인터넷에서 대학교재가 없어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 한 방통대 학우분의 글을 볼 수 있었습니다.
글을 올리신 지민수씨는 방송통신대학 시각동호회의 회장으로 작게는 방통대의 170여명의 시각장애인들이 대학교재가 없어서 중간고사도 책 없이 치뤄야 했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었습니다.
며칠 전 지민수씨께 연락을 드려 남산에서 직접 그 분을 만나뵐 수 있었는데 저희가 찾아간 날 지민수씨는 방통대 시각장애인 대학생들이 대학교재를 좀 더 편하게 만들 수 있게 저작권 법을 수정하고자 하는 마라톤 캠페인을 위한 연습을 하시고 계셨습니다.
그 분을 통해 저희는 지금 하시고 계시는 운동과 시각장애인 대학생들이 원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직접 들을 수 있었습니다. 시각장애인 하면 보통 점자를 생각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으나 저희의 생각과는 달리 그 분들은 컴퓨터의 발달로 이제 점자는 지난 시대의 산물일 뿐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 분의 말씀으로는 시각장애인들 사이에서 오히려 점자를 폐지하자는 말이 있을 정도로 점자의 사용은 줄고 있고 책 한권을 점자 책으로 만들면 같은 내용이 10권 분량으로 늘어나기 때문에 그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대신 지금은 컴퓨터 프로그램을 이용한 음성 시스템을 많은 사용하고 계신다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지금 대학을 다니는 대학생으로서 가장 중요한 전공 서적들을 이러한 음성 프로그램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꽤 복잡한 단계를 거쳐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학교의 교재를 받아다가 봉사자들을 모집하여 책을 여러 부분으로 나누어 다시 워드 작업을 하여 text파일로 만든 다음 컴퓨터 프로그램을 통하여 음성 파일로 만들어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그러다 보니 책을 다시 text 파일로 만드는 워드 작업의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 중간고사때에도 책없이 공부하기가 십상이고, 심하면 1년의 기간이 걸릴정도로 오랜 시간이 필요하고 합니다.
그래서 방통대 시각장애인 동호회에서 주장하고 있는 것은 학교의 출판부에서 교재를 찍고 나서 저자로부터 받은 text파일을 넘겨달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학교측에서는 저자권 법에 시각장애인들을 위해 유통, 배분할 수 있으나 text파일을 준다는 조항이 없어서 그럴 수 없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학교 측에서 주장하는 것은 text 파일을 전해 주어 음성파일로 만들면 일반인들도 책을 구매하지 않고 음성파일로 받아 듣거나, 미리 유출될 염려가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방통대의 대학 교재를 한 번이라도 보신 분이라면 이 주장이 상당히 억지가 있다는 것을 아실 수 있으실 것입니다. 방통대의 대학 교재의 경우 학생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많은 그래프와 그림이 첨가되어 있으며, 글자의 색깔과 크기의 변화를 통해 이를 많은 부분에서 중요도를 구분해 놓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음성파일은 시각장애인들에게는 그나마 점자보다 훨씬 편리한 파일이지만, 일반일들에게는 이를 인식할 수 없는 음성파일을 원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또한 책이 유통된지 일주일 후에만 text파일을 건네주어도 이미 책이 나왔으므로 미리 유출될 일이 없어, 시각장애인들이 교재를 워드로 다시 일일이 쳐야 하는 수고와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방통대 시각장애인 동호회분들은 이러한 학교측에 반발하여 화, 금으로 3시부터 일몰까지 방통대 정문 앞에서 매주 집회를 열고 계시며, 자신들의 사정을 알리고 저작권 법을 수정하고자 오는 20일에 마라톤 캠페인도 준비하고 계신다 하십니다.
저는 시각장애인이신 지민수씨를 만나 뵙고, 너무나 많은 것을 느꼈습니다. 내가 일반적으로 막연히 시각장애인들은 이런 것이 필요할 것이다라고 생각한 것과 그분들이 정말로 원하시는 것은 너무나 달랐다는 것입니다. 또한 그 분들을 직접 뵙고 말씀을 들으면서 내가 무언가 가진 것이 많아서 그 분들을 도와줄 수 있는 것이 아닌, 그저 사지가 멀쩡하다는 그것 하나만으로 정말 그 분들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사실에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봉사란 돈이 많거나, 무언가 나누어 줄 것이 많은 사람들이 하는 것이라 생각했었는데 내가 만난 그 분들은 그저 나의 눈, 나의 손, 나의 들을 수 있는 귀만으로 큰 도움을 얻을 수 있다는 사실에 그 동안의 나의 편협한 생각과 생활들을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저희 조는 지금 이분들을 위해 저작권 법을 바꾸기 위한 서명운동과 인터넷 홍보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이분들은 여러분들의 큰 도움을 원하고 계시는 것이 아닙니다. 여러분이 갖고 계신 손으로, 볼 수 있는 눈으로, 들을 수 있는 귀로 조금만 관심을 가져 주신다면 책없이 한학기를 공부해야 하는 전국의 시각장애인 대학생들에게 좀 더 꿈과 희망을 심어줄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