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77년생이며 나름 IMF세대라는 96학번 세대입니다.
미대 4년 준비하다 생전 타보지도 못했던 오토바이 뒷좌석에 탔다가
오른쪽 엄지 중지 골절상으로 수능 포기하려다 그동안 해온게 아까워 기부스사이에 연필고정시키고 실기시험 봤습니다...
물론 잘 볼수 없었죠..그렇다고 제 실력이 평소 좋았다는건 아닙니다...
아시다시피 예체능계는 실기의 비중이 큰건 사실이죠..어째든 제가 목표로 해왔던 대학을 포기하고 충청도권의 모 대학에 입학하게 되었죠...
요즘도 그러는진 모르겠지만...가,나,다군이렇게 3군데 지원이 가능했었는데

가군 다군에 서울소재의 미대를 지원했고 나군은 실기를 보지 않는 미대랑 상관없는 과에 지원을 했습니다... 결군 가군 다군은 불합격했으나 나군에 합격을 해서 결국 남들이 말하는 3류 대학교에 발을 딛게 되었습니다...

그때 스스로의 자괴감이나 상실감은 이루 말할수 없었습니다...재수를 생각하다가 주위사람들이 편입이라는게 있으니 가서 열심히 하는게 시간까먹지도 않을거고 재수보단 괜찮을꺼란 말에 그렇게 입학을 하게 되고 학교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제가 입학한곳은 의류디자인과였으며...막상 다니다 보니 재미도 있고...
친구들이랑 놀고 뭐 이러다 보니 1년이 지나가고 그러다 군대가고(의병전역) 그러다 어찌어찌 해보니 졸업시즌이었습니다...4학년이 1학기가 시작할 무렵 정신이 번쩍 하더군요...취업에 관한 이유없는 불안감이라고 할까...

나름 열심히 했습니다. 공모전에도 참가하고 여기저기 인턴 디자이너직에도 응시하고...그러다 결국 여러분도 알만한 모 브랜드 디자이너길로 발을 딛게 되었고 그때 제 연봉은 1450만원이었습니다...

위에 어떤 분 명문대 나와서 1800만원이 굴욕이라고 하셨는데...
전 너무나 행복했습니다.
명문대 나오면 무조건 돈 다 많이 줍니까? 디자이너사이에도 명문대 나와도 다 입사하면 다 똑같이 받습니다. 굴욕이라는 분은 도대체 뭘 공부 하셨길래 경력도 없는 신입에 취업재수 1년차짜리를 1800만원 주면 굴욕이라고 하시는지(90년대 중반학번이면 졸업 당시 그정도 연봉이면 절대 작은 금액아니었습니다 저역시 96학번이었지만 대기업도 2천대초반이었습니다)..궁금할뿐입니다..

님에겐 굴욕이었지만 전 행복했습니다. 제 디자이너 생활 진짜 말로 할수 없습니다. 9시 출근에 매일 새벽 2시 퇴근에 그렇게 일하면서 경력쌓고 또 그 브랜드가 굉장히 유명해져 그덕에 저도 제가 평상시 가고 싶은 회사도 가게 되었고...
대기업이라 불려지는 회사에도 다니게 되었고..

그렇게 6년을 일하다 외국에 있는(오너는 한국사람) 유명 브랜드에 입사하게되었고... 외국 거주비 포함해 연봉 8천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여자친구 문제때문에 외국 생활 정리하고 배운게 도둑질이라고 인터넷 쇼핑몰과 해외 오더 메이킹에 관련된 일을 하면서 지금은 월 1억정도의 수익을 올리고 있으며 평생 꿈이라고만 생각했던 1억원대의 수입차도 몰고 있으며
연매출 20억대의 14명의 직원을 거느린 오너가 되었습니다...
저 역시 지금 생활에 만족하며 살고 있습니다.

좋은 대학교 나왔다고 무조건 성공이라는 논리는 없습니다. 그리고 연봉이 자신의 행복의 척도는 아닐거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대학교라는 틀에서 배우는 지식만이 지식은 아닙니다...

청소년 여러분 그리고 대학생 여러분...지금 자신의 환경이 곧 행복의 척도는 아닐것입니다... 미래는 만들어가는것입니다...지금 내가 처한 환경이 남들보다 떨어져도 혹은 뛰어나도 그게 곧 자신의 미래는 아닙니다.
두드리면 열리고 노력하면 이뤄집니다..

물론 지금 처한 환경이 남들보다 조금은 유리하다고 생각되어도 그 유리함을
살리지 못하면 결국은 도태되는것 뿐입니다...

돈버는데 자존심이 뭐가 중요합니까? 명문대는 학교에서 그런 자부심만 가르칩니까? 명문대 나와도 적은 임금받으면서도 성실하게 노력하는 친구들 많습니다..
노력하십시요...그럼 보일것입니다...조금씩 조금씩 나의 미래가..주제넘는 말이었지만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