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 공장 폐쇄에 울산 노동계 '술렁'

[스포츠서울TV｜박용수기자]국내 최대 TV브라운관 생산업체인 삼성SDI가 사내벤처기업인 영성전자와 명운전자, 새창테크, 대현PDC 등 4개업체에 지난 2월 15일자로 계약만료를 통보해 해당 하청업체 노동자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삼성SDI의 이번 결정은 사양산업으로 접어든 TV브라운관 생산을 접고, 오는 5월부터 가동되는 벽걸이형 TV브라운관인 PDP 생산에 주력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인터넷매체 레디앙에 따르면, 노동자들은 지난달 15일 우체국내용증명으로 계약만료를 통보받은 노동자들은 이달 20일 사내식당앞으로 침묵시위를 벌었다. 노동자들의 반발이 조직화될 것을 우려한 삼성SDI는 해당 노동자들의 현장 진입을 금지시켰고, 이에 반발하는 노동자들을 경비업체를 동원해 막았다.

울산시 울주군에 위치한 삼성SDI공장에서 20년을 일하다 지난 2월 15일자로 해고통보를 받은 영성전자 함선주씨(45)는 "PDP공장으로 고용승계를 보장받기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SDI는 지난해 초 2공장의 가동을 중단시켰고, 같은해 9월 1공장의 문이 닫혔다. 곧 3공장도 생산라인이 멈출 예정이어서 이 지역 노동계마저 술렁이고 있다.

레디앙에 따르면 삼성SDI가 한꺼번에 구조조정을 단행할 경우 해당 노동자들이 크게 반발할 것을 우려해 단계적으로 협력업체와의 계약을 끝내 공장문을 닫았고, 또 PDP공장에는 근무연수가 높아 인건비 부담이 큰 숙련공의 고용승계를 꺼리고, 신규채용으로 방향을 선회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럴 경우 1천명이 넘는 이 지역 하청업체 노동자들의 실직이 우려된다는 것이다.

이번 계약만료로 일을 할 수 없게 된 영성전자 등 4개 협력업체들은 지난 1998년 삼성SDI의 사내기업정책에 따라 이직한 삼성SDI 직원이라는 점에서 해당 하청업체 직원들의 반발이 거세질 전망이다.

영성전자 함선주씨는 지난 1998년 7월 회사로부터 '사내기업'이라는 제안을 받아 퇴직해 이직한 경우다. 그는 당시 회사측로부터 "본인 귀책사유가 없는 한 고용이 보장토록 한다"거나 "주주로서 출자도 할 수 있기 때문에 고용에 대해서는 걱정할 필요가 없다"거나 "이윤발생시 이윤을 분배받을 수 있으며, 근로조건은 똑같고, 노동강도도 높아지지 않고, 급여는 좋아진다"고 회유당했다는 것이다. 당시 회사는 달콤한(?) 회유뿐만 아니라 "100%전환을 원칙으로 하나 본인 사정으로 전환이 불가능할 경우 타 공정으로 전환배치한다"고 협박했다는 것. 울며겨자먹기로 함씨는 이직했고, 그런 그는 얼마 되지 않아 사내기업은 하나의 사기극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한다. 하는 일은 똑같았지만 노동강도를 더 세졌고, 월급은 나아지지 않았으며, 이제 일자리까지 잃었다는 것이다.

그는 이같은 회사측의 방침에 대해 '오래된 관리자는 사장으로 내보내고, 정규직은 하청노동자로 전락시키고, 구조조정이 필요하면 계약해지로 회사의 부담을 덜어내는 1석 3조의 교묘한 노동착취라는 설명했다.

이에 대해 삼성SDI 관계자는 "하청업체와 그 직원들의 일로 아는 바가 없다"고 말했다.

출처:스포츠 서울



2007/03/02 19:37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