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서울에서 개업하고 있는 의사이며 과천 집회에도 참석하였습니다.
기자분이 지적한 몇가지의 말은 일반인의 관점에서는 일리가 있을수도
있으나 기자의 시각은 달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기자라는 직업은 현상의 이면에 존재하는 진실이 무엇인가를
밝히는 데서 그 기자의 진가가 드러난다고 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보통기자는
단순한 현상만을 보도하고, 경험과 식견을 갖추고 있는 중견기자는 사건과 관계되는
사회를 진단하고, 대기자는 글로써 나라를 치료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노기자의 글가운데 몇가지만 생각하고 넘어가야할 것이 있는데,
첫번째는 의약분업문제입니다. 의사들이 의약분업을 반대할 때에 내세운 여러가지
이유가 있지만 그중에서도가장 큰 문제인 재정의 파탄을 미리 경고하였고 그 당시 건강보험재정으로는 감당할 수 없다고 누차 경고하였읍니다. 그러나 정부는 결국 밀어
부쳤고 의약분업 6개월 만에 재정이 파탄나서 결국은 국가재정과 국민의 돈,
그리고 의사진료비의 삭감으로 이어져 의사들은 많은 고통을 감내하였읍니다.
현재까지도 정부는 의약분업이후 소요된 재정에 대한 구체적인 세목을 발표하지
않고 있읍니다. 의약분업전 고혈압환자에게 병원에서 약을 지어주면 고혈압약 한
달 치의 조제료는 약 200원이었읍니다. 지금은 어떤가요. 5000원 정도가 순수한
조제료입니다. 무려 25배나 개정된 항목은 우리나라 건강보험 역사상 최초이자
마지막입니다. 이러한 의약분업의 시행과 그로 인한 재정파탄에 대한 그 이면의 진실
들은 일반인은 모르는 의사들만 알고있는 사실이자 진실입니다. 무리한 정부정책의
피해자는 의사도 있지만 결국은 국민들이 더 큰 피해자이기때문에 문제를 제기하고
알리고 하는 것입니다. 의약분업에 대한 반대가 의사들의 이기주의 때문이라면,
의약분업이후 고통받는 사람이 의사에 국한되어야지 왜 일반 국민들까지도 솟구치는
보험료로 인해 고통받아야하는지 왜 또 정부는 정부재정을 지속적으로 들이부어야
하는지. 이런 모든 것에 대한 대답은 의약분업의 중간평가이며 세부항목의 공개입니다. 그러나 정부는 절대 공개못합니다.아직까지도 공개하지 못하고 있지않습니까?
국민이 그 내용을 알면 나라가 뒤집어질테니까요.
두번째는 의사가 자해행위를 하는 부조리에 대한 생각입니다. 저도 의사가 할복까지 시행을 할 정도로 우리나라 의료가 이렇게 왜곡되고 의사의 직위가 흔들리고 있나
생각해봅니다. 누구보다도 엘리트이고 상류층인데말이죠. 그러나 과거와 달리 의사가
이제 개업 몇 년에 집사고 건물사고 하는 시대는 지나버렸다고 감히 얘기합니다.
우리나라 공식 통계에서도 고소득층 직업군에서 의사가 10위 이상으로 밀려난 것을 신문에서본 것이 엊그제 같습니다. 의사의 소득과 위상이 떨어져도 지금까지 의사가
진료현장에 남아 열심히 진료하는 이유는 진료실안에서는 그래도 여전히 소신껏 진료할 자유가 있었읍니다. 그러나 이번 개정된 의료법에서는 정부가 의사들의 목에 개목걸이를 달아 끌고 가려고 합니다. 개정된 의료법에서는 진료표준지침을 만들어 진료내용을 간섭하고 통제하며 의료계의 수장을 맘에 들지 않으면 언제든지 갈아 치우겠다는 의지를 명문화하고 있습니다. 노조위원장이 맘에 안들면 노동부장관이
다른 사람으로 바꾸겠다는 말이며, 의사는 정부가 내려준 진료지침에 따라서 붕어빵
진료를 하라는 것입니다. 할복하신 분의 심정이 저는 공감이 갑니다. 기자들도 보도
지침에 따라 보도하라면 그렇게 할 것인지 또 기자들의 대표가 문화부 장관의 맘에
들지 않으면 언제든지 경질되어도 괜챦은 것인지 묻고 싶습니다. 그렇게 입법이 되는데도 점쟎게 구호만 외치고 있을 것인지 되물어 보고 싶습니다.

그외에도 의료법의 1조 개정이나 유사 의료 행위, 간호진단 등도 각기 미묘한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지만 진료권의 직접적인 침해보다 더 심각하지 않습니다. 기자님의
글속에서 정작 중요한 진료권의 직접적인 침해에 대한 소견이 없어 글이 알맹이가
빠진 것처럼 보이며 직업의 자유를 심각하게 정부가 제한하는 입법이기에 의사들이
반발하는 것을 반드시 알아주었으면 합니다. 그리고 전문가인 의사가 반대할 때는
무언가 이유가 있음을 반드시 생각해 주었으면 합니다. 그리고 시간이 되시면 제발
의약분업이후 소요된 재정에 대한 기획취재와 분석을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