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사들은 강의를 재미있게 하려고 주제를 벗어나는 경우가 흔히 있었다.
“나도 교사 시절에 연수를 많이 받았는데 그때마다 꼭 한 가지씩은 배워 가지고 왔다. 그건 ‘내가 이담에 강사가 되면 저따위 짓은 안 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었다”라는 강사의 말은 수강생을 웃기려고 한 것이겠지만 전연 사실무근인 것은 아니었다.
‘컴퓨터를 통한 영어 교육’이라는 강의에서 강사는 자신이 개발한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영어 교육을 실시한 결과 학생들이 단어를 하루에 100개씩 익혀서 8개월 후에 2만 단어를 구사하는 미국 대학 졸업자의 실력에 도달하여 영문 소설도 한글처럼 읽을 수 있게 되었는데 그 프로그램이 곧 보급되면 공책이 새까매지도록 쓰면서 외우는 원시적인 공부 방법은 필요 없게 된다는 것이었다. 그의 말을 1/10만 믿을 수 있어도 초등학교에서까지 영어 교육을 실시할 필요가 없을 것이므로 의문을 제기했더니 그는 자신의 주장을 강변하다가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이며 더 이상 답변할 시간이 없다고 했다. 강의가 분명히 농담이 아니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신기루 같은 강의에 현혹되는 태도를 보인 교사들은 아마도 어이가 없어서 장난을 했을 것이다.
‘언어 발달과 아동 심리’라는 강의에서 강사는 자신이 가난한 농촌에서 일을 하다가 잡초 ‘쇠비름’의 끈질긴 생명력을 교훈삼아 공부하기로 결심하고 초등 교사를 거쳐 대학 교수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동화 구연하듯이 서술했다. 강의 제목과는 거리가 있었지만 그런 경우는 흔한 것이었고 감동적인 내용이어서 거부감은 없었다. 강의 종료 5분을 남겨 놓고 본론으로 들어갔다. “학생이 교사를 호칭할 때 teacher라고 하면 절대로 안 되고 반드시 Mr, 혹은 Miss 아무개라고 해야 된다”고 했다. “미국에서는 초중학생들이 선생을 teacher라고 부른다고 영어 교재에 있고 원어민 교사도 그렇다고 말했다”고 했더니 그는 무표정한 표정으로 잠시 있다가 말없이 밖으로 나가는 것으로 강의가 끝났다.
국가 경쟁력 강화도 필요하고 경제 전망이 어둡다는 걱정을 해야 될 형편이니 이런 교사 연수는 없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