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가정에서 차례를 지냈다’는 것이 매년 설날과 추석 아침 뉴스에 단골로 등장하는 문구인데 각 가정마다 확인한 것은 아닐 테고, 어떤 사정이나 종교적 등의 이유로 차례를 못 지내거나 안 지내는 가정이 있을 수도 있으니 ‘차례를 지내는 날이다, ...풍습이 있다’정도로 보도하는 것이 더 자연스러울 것이다.‘화재 원인이 누전’이라는 것은 ‘...합선’ 혹은 ‘전기에 의한 화재’라고 하는 것이 정확할 것이다. ‘100 mm의 많은 비가 왔다’는 등의 날씨와 관련된 보도에서 ‘많은’은 생략해도 좋을 것이다. 듣는 사람에 따라서 그것은 ‘많지 않은 것’일 수도 있으니까...
방송 진행자가 ‘빨간 목도리’라고 말해야 바른 말이 될 것을 ‘빨간 마후라’라고 한 것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표현한 네티즌이 있었는데 외래어 남용 사례는 너무 흔해서 일일이 지적하기도 어려울 것이다. 방송에 고정적으로 출연하는 사람들이 국어보다 영어에 능통해서인지 무의식중인지 몰라도 국어에 서툴다는 태도를 취할 때가 있다. ‘성공 이꼬르(equal) 행복, 명예 플라스(plus) 돈’과 같은 표현은 국어를 너무 아껴서, 쓰기 아까워서 고이 간직하는 심정으로 그렇게 말한다고 좋게 이해할 수도 있겠으나 외래어 남용을 지도층 인사들과 언론이 앞장선다는 비난을 받을 만도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