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람들도 그랬겠지만 나는 어렸을 때 신문의 내용은 모두 사실인 줄 알았다. 따라서 광고되는 물건이나 서비스 내용은 좋은 것이고 유명해서 신문에 실리는 줄 알았지 광고료만 내면 신문에 이름을 낼 수 있다는 것은 배운 적이 없었기에 모를 수밖에 없었다. 근래의 텔레비전 광고에서 ‘침대는 가구가 아닙니다. 과학입니다’라는 광고를 그대로 믿은 어린이가 시험지의 답으로 침대는 가구가 아닌 것으로 표시했다는 사실을 재미있다고만 생각할 일이 아닐 것이다.
각종 교재나 사설 교육 기관의 광고에서 우등생, 박사, 천재, 일류대학, ‘저절로 입이 열리고 귀가 뚫리는 영어 교수법’등등의 용어나 문구를 함부로 써도 광고의 속성은 그런 것이어서 심각하게 생각한다면 어리석을 뿐이겠지만 ‘자녀가 수학을 못하는 것은 100% 선생님 책임’이라는 광고 문구는 교사들에게 결코 재미있는 표현이 될 수 없을 것이다. 소위 암울했던 독재 시대의 추억이지만 “요즘에 일등, 이등이 어디 있습니까? 다 일등 만드세요”라고 개인차라는 것은 없다는 듯이 말한 장학사가 있었는데 사교육을 부추기는 근본적인 문제는 덮어두고 학교 선생님들보다 학원 선생님들의 능력과 열성이 우수하기 때문에 사교육이 성행한다는 교육부 당국자의 견해도 광고 문구와 일맥상통한 점이 있는 것이다.‘말을 물가에 끌고 갈 수는 있어도 물을 먹일 수는 없다’,‘학문에는 왕도가 없다’,등등의 말은 헛소리라는 것인가?
과장된 광고 문구를 사기라고 규탄하기엔 시기상조인지 몰라도 순박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거나 진실이 전제되어야 할 교육 문제와 관련된 광고문의 용어 선택에는 신중을 기하도록 규제가 필요하지 않을까?
이창덕. 전직초등교사. 전화 052 296 8787 leechang43@edunet4u.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