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까지 서울경찰청 112센터에서 근무했던 경찰관이다.
최근 휴대전화가 많이 보급되면서 112센터에는 유선전화보다 훨씬 많은 수의 휴대전화 신고가 들어오고 있다. 또 최근 ‘휴대폰 위치추적’이라는 개념이 많이 알려지다 보니, 위급한 상황에 처했을 때 자신의 위치를 말하지 않아도 경찰이 알아서 찾아오리라 믿는 국민들도 많은 것 같다.
하지만 일반전화와 달리 휴대전화로 112신고를 하는 경우, 정작 경찰은 신고자의 위치를 알아낼 권한이 없어, 신고자가 먼저 자신의 위치를 말해주지 않는 이상, 빠른 시간에 현장에 출동하기란 거의 불가능한 현실이다.
현행 위치정보의보호및이용등에관한법률(이하 위치정보법)은 긴급구조 상황에서의 위치정보 이용기관을 소방방재청과 해양경찰청으로 제한하고 경찰청은 제외했다.
따라서, 만일 어떤 사람이 범죄로 인해 죽음의 문턱에서 마지막으로 도움을 요청키 위해 112 버튼을 눌렀을지라도, 신고자가 범죄자의 감시를 받고 있어 아무 말을 할 수 없는 상황이거나, 초행길이어서 신고자가 정확한 위치를 모르는 경우라면, 경찰관서에서는 신고자의 위치를 알 수 없기 때문에 신고자의 위치파악을 위해 법원에 영장을 청구하거나, 위치정보 이용권한이 있는 소방관서에 협조를 구해야만 하고, 이러한 번잡한 절차를 밟으면서 이미 상당한 시간을 소비하게 되는 것이다.
위치정보법 개정으로 위치정보 이용기관에 경찰청을 포함시킨다면, 휴대전화 신고시에도 위치가 자동 파악되므로 경찰의 신속한 현장 출동이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이러한 개정내용을 담은 위치정보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발의되어 금년 정기국회에서 심의될 예정인 것으로 알고 있다.
현행법에서 경찰청을 위치정보 이용기관에서 제외시킨 속뜻은 알 수 없으나,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경찰관의 한 사람으로서 조속한 시일내에 개정안이 통과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서울강북경찰서 미아지구대 경사 예종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