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산 풍력발전소에 대해서 취재 부탁드립니다.
이 문제에 이렇게 신경이 쓰이는 이유는 기본적으로 이 건이 지금까지의 환경문제에 대한 안이한 대응과 겉보기에만 그럴 듯한 조치로 가득한 패러다임을 바꾸어 나갈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난산 풍력발전소는 기본적으로 절차상에서 문제가 있습니다.
그 땅에 풍력발전소를 세웠을 때 실질적으로 영향을 받는 땅 소유주와의 협의가 이루어지지 않았고,
심지어 공사를 한다는 팻말마저 잘 드러나지 않는 곳에 뒤집어서 세워놓았을 정도로 일방적인 건설이었습니다.
또한 그 정도 규모에 필수적인 환경영향평가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구요.
문제가 더 커지는 것은 이미 여러 회원님들이 지적했듯이,
그 땅이 우리나라 전체 유기농의 8~10%, 제주도 유기농의 80%를 담당하고 있는
그대단위 유기 축산 및 농업을 하고 있는 땅이라는 점입니다.
몇 해 전부터 먹거리에 꾸준히 관심을 가지고 있으면서 느껴왔던 것은,
제대로 된 유기농이라는 것이 환경을 살릴 수 있는 대안으로서 너무나 중요하며,
유기농이라는 것이 정말 목숨을 걸지 않으면 제대로 할 수 없는 일이라는 것입니다.
모든 먹거리를 돈으로만 환산하는 현 시대에 유기농 먹거리를 생산하는 일은 (실제 돈이 되기 힘들기 때문에)
환경을 생각하지 않고 단순한 일로만 본다면,
사명감을 가지고 하지 않으면,
절대 할 수 없는 일입니다.
저는 천성산이나 새만금과 같이
이 난산 풍력발전소의 반대가 하나의 커다란 분기점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지적하신 대로 풍력발전소는 생각하는 것보다 친환경적이지 않습니다.
그리고 더한 것은 오히려 화력발전소의 의존도를 높일 수도 있다는 점입니다.
풍력발전은 바람이 일정하게만 불지 않기 때문에,
실 가동률은 20-30%가 최대로 잡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나머지 기간에 전력이 필요하면(전력의 특성상 그것을 저장할 수 없기 때문에)
화력발전소를 돌릴 수밖에 없고, 화력발전소를 한번 켜고 끄는데에 상당히 많은 CO2를 방출하기 때문에
연구에 따라서는 CO2발생량적으로도 오히려 해가 될 수도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풍력발전소를 큰 대안으로 생각했던 덴마크, 노르웨이, 독일, 스코틀랜드 등의 유럽 선진국들이
이제는 이것이 애물단지 내지는 큰 문제로 대두하게 된 것이죠.
풍력발전소 자체가 문제라고는 단정짓지 못하겠지만 이러한 부분이 세계적인 추세임에는 분명합니다.
이러한 풍력발전을,
제대로 된 유기농을 하기 위해 여러사람의 마음이 가고 감동시킨 그 땅을 파괴하면서까지,
그 자리에 꼭 지어야 하겠냐는 것입니다.
거기에 계신 분들을 몇번 만나뵈었는데,
이 먹거리의 문제와, 또 유기농을 통해 땅을 살리는 일을 사명으로 생각하시고 계셨습니다.
나아가 그 300만평의 땅을 하나의 모델로 만들어가려는 큰 꿈과 참 비전을 가지고
많은 어려움들이 있었지만 앞뒤 돌아보지 않고 그 사명감 하나로 이 일들을 뚝심있게 해 오신 분들이었습니다.
자식을 학교에 보낼 돈이 없더라도 이 땅을 먼저 어떻게든 지켜내고 꾸려왔다는 자부심을 가진 분들입니다.
그분들에게 이 풍력발전소의 건설 추진은
너무나도 큰 좌절이었고, 유기농과 청정 제주도를 외치는 제주도에 대한 배신감이 뿌리깊게 되는 사건이었습니다.
풍력발전소.
생각만큼 친환경적이지 못하고 선진국에서는 골칫덩어리가 되어가고,
심지어는 공해시설이라고까지 이야기되어지는 이 풍력발전소.
그냥 그렇게 얘기되어지는 친환경 에너지라는 이름으로 자세히 알아보지도 않고,
우리 아이들의 미래와,
우리 농업의 비전과,
우리 땅을 참살이를 만들어 가려고 하는,
겉으로 보기엔 농사일에 지나지 않아 보이는 그 유기농.
그 분수령에 서 있는 것 같습니다.
저는,
그 참 생명을 향한 운동이 그 풍력발전소 때문에 좌절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진짜같은 가짜가 판을 치는 세상입니다.
좋아보이는 것이 아니라, 참 것이 잘 되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런 부분에 대해서 심층적인 취재나 다큐멘터리를 좀 찍어주시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어 이렇게 글 올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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