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 특별법이 가장 시급 - 민선 4기 과제와 추진방향

　민선 4기 단체장·광역의원 당선자들의 초기 행보는 전략·특화산업 육성 쪽에 무게를 두며 경제회생을 재촉할 것으로 보인다. 당선자들 사이에 경제 최우선의 목소리가 예상보다 높고, 막연히 제조업 기반을 튼실히 해야 한다는 종래의 접근방식에서 벗어나 지역을 살 찌울 수 있는 전략·특화산업을 육성하겠다는 실용주의 노선 채택이 돋보이는 까닭이다.
　당선자들이 경제 살리기, 지역화합, 국가예산 확보 등의 순으로 민선 4기 출범 과제를 제시한 것도 경제 제1주의 선언으로 해석된다.

　본보가 김완주 도지사 당선자와 14명의 시장·군수 당선자, 38명의 광역의원 당선자 등 53명의 지선 당선자를 대상으로 한 ‘민선 4기 과제 긴급 설문조사’는 오는 7월1일부터 새로 출범할 민선 4기의 초기 과제를 직접 물어보고 향후 추진방향 등을 가늠키 위한 것이다. 설문조사는 주로 면접조사를 토대로, 당선자 일정상 접촉의 어려움이 많았던 일부에 한해 전화조사를 병행하는 식으로 추진해 신뢰도를 높였다.

　▲지역경제 활성화

　15명의 단체장 당선자들은 경제 살리기, 정파를 초월한 지역화합 분위기 구축, 국가예산 확보 등의 순으로 출범 초기의 시급한 과제를 지적했다. 특히 지역경제 살리기에 대해선 80% 이상의 공통 목소리가 나와 밑바닥을 기는 경제를 살리고 양극화 현상을 해소하는 일에 총력을 기울을 뜻을 내비쳤다. 이런 결과는 광역의원 당선자 38명을 포함한 전체 53명의 설문조사 결과와 똑같은 것이어서, 민선 4기의 ‘경제회생 발걸음’만은 의회의 견제 없이 순항을 할 것으로 보인다.

　경제 활성화가 최대 화두로 떠오르며 현실적인 방안 마련이 중요해졌다. 본보는 이와 관련, 경제 활성화를 위한 현실적인 대안은 무엇이라는 질문을 던졌다. 이 결과 ‘특화산업과 전략산업 육성 추진’ 항목에 동그라미를 친 응답자가 53명 중 무려 31명을 차지(58.5%), 가장 많았다. 도지사와 시장·군수 당선자 15명을 대상으로 한 같은 질문에서도 절반 이상(8명)이 특화·전략산업 육성이 필요하다고 같은 응답을 나타냈다.

　이로 인해 영상산업과 문화·관광, 자동차부품과 기계산업, 방사선융합기술(RFT)산업 등 전북의 4대 전략산업은 물론 고추장과 복분자, 치즈, 인삼 등 각 지역의 특화산업 활성화를 위한 각종 지원책 마련과 대규모 투자가 민선 4기 들어서도 계속될 것으로 기대된다.

　경제 활성화를 위한 현실적 대안 중 두 번째 응답자가 많은 항목은 ‘재래시장 육성과 소상공인 활성화(11명)’였으며, 대기업 유치·육성(10명)을 지목한 사람도 비슷했다. 반면 통상적인 중장기적 대안으로 많이 지적돼온 제조업 기반을 튼실히 해야 한다는 일종의 산업 구조조정 주장은 불과 1명에 만족, 명분보다 실리를 중시하는 민선 4기 행보를 가늠케 했다.

　▲매니페스토와 정당공천제

　이번 선거에서 각 후보마다 외쳤던 매니페스토 등 참공약 실천운동의 정착 여부에 대해선 부정적 견해가 지배적이었다. 매니페스토 운동이 정착되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25명의 응답자(47.2%)가 ‘보통이다’에 체크했고, 나머지 중에서 18명(40.0%)은 ‘아예 정착되지 않았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정착되기 위해선 아직 멀었다(3명)’고 말한 사람까지 포함할 경우 매니페스토 운동이 보통이나 정착되기 위해선 갈 길이 멀다고 응답한 사람(46명)의 비율이 86.8%에 육박했다. 반면 잘 정착됐다는 사람은 고작 1명이었고, 대체로 정착됐다(6명)는 사람을 포함해도 13.2% 수준이었다. 15명의 단체장 당선자를 별도로 추출한 응답 비율도 ‘보통이다(8명)’와 ‘정착되지 않았다(5명)’거나 ‘정착되기 위해선 아직 멀었다(1명)’는 시각(93.3%)이 절대적이었다.

　기초단체장과 기초의원 정당공천제 폐지 여부에 대해서도 ‘둘 다 폐지해야 한다(25명, 47.2%)’거나 기초단체장은 현행대로 유지하되 ‘기초의원은 폐지해야 한다(17명, 32.1%)’는 의견이 많았다. 현행대로 정당공천제를 유지해야 한다는 응답자는 10명(18.9%)에 만족했다. 단체장 당선자의 경우 둘 다 폐지해야 한다는 응답자가 15명 중 9명에 달해 60.0% 비율을 나타냈고, 광역의원 당선자(38명)들은 절반을 밑도는 16명(42.1%)이 똑같은 의견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기초의원만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 역시 단체장 당선자(3명) 비율은 20%에 만족한 반면 광역의원(14명)의 똑같은 응답 비율은 36.8%에 육박, 눈길을 끌었다.

　▲지역현안사업

　김제공항 건설과 관련한 의견은 찬반이 극명하게 엇갈려 향후 추진의 어려움을 예고케 하고 있다. ‘반드시 추진해야 한다’는 응답자(27명, 50.9%)와 ‘경제성을 따져보고 추진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는 사람(22명, 41.5%)이 다소 큰 차이를 나타내지 않았기 때문이다. 광역의원 당선자를 제외한 단체장 당선자 15명만 별도로 응답비율을 추출한 결과 ‘반드시 추진해야 한다’와 ‘경제성 따져보고 결정하자’는 응답자가 각각 7명씩 똑같이 나왔다. ‘정부가 부정적인 만큼 발상전환이 요구된다’는 의견(53명 중 4명, 15명 단체장 당선자 중에선 1명)을 포함할 경우 단체장 당선자의 절반 이상이 김제공항 건설에 부정적 시각을 갖고 있는 셈이다. 이에 따라 민선 4기 출범과 함께 김제공항 건설 대응에 적잖은 변화가 점쳐지고 있다.

　김완주 도정이 최우선 추진해야 할 현안이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새만금 내부개발과 특별법 제정 추진’을 꼽은 사람이 28명(52.8%)으로 절반을 웃돌았고, 그 다음이 국가예산 확보(14명, 26.4%)로 나타났다. 이는 새만금 내부개발에 대한 거도적인 한 목소리의 현실을 그대로 반영한 것이며, 6월 중대 갈림길에 서 있는 국가예산 확보 시즌의 특수성이 다소 반영된 결과로 해석된다. 군산경제자유구역 지정 추진이나 태권도공원 확대 추진, 방폐장 후속조치 총력전 등은 상대적으로 많은 응답을 이끌어 내지 못했는데, 시·군별 응답자가 널리 분포돼 있어 특정지역 현안에 따라 응답이 달라진 것으로 분석된다.
전북도민일보 박기홍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