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의 거리를 점령한 감시카메라

숭미-삼성총독부 체제, 인터넷언론 통제 및 경찰국가화 책동 징후

유영근


[편집자주]

이 글은 작년 8월 22일 시대소리웹진 (www.sidaesori.co.kr)에 실렸던 글입니다. 최근 시대소리는 숭미-삼성공화국체제를 개념화하고, 그 구체적인 쟁점들을 발굴하고 있습니다. 그 가운데 하나가 바로 숭미-삼성공화국 체제가 기도하고 있는 인터넷 언론 죽이기 혹은 통제라는 주제입니다. 시대소리를 소위 '띄위기' 위해서 그런 글을 계속 생산해 내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이 글은 바로 감시카메라라는 주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표준적 한국인이 집을 나와 일을 보고 다시 집에 돌아올 때 거리와 지하철, 건물에 배치된 감시카메라에 무려 150여차례나 찍힌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영국은 전국에 감시카메라가 400만개에 육박한다고 합니다. 지금 우리는 이러한 맥락에서 인터넷언론통제라는 수법 외에 바로 감시카메라 라는 주제에 주목해야 합니다. 그 의미는 이 뿐만이 아니라 믿습니다만 이만 줄입니다. 요컨대, 이 글은 시대소리의 최근 편집방향에 부합하며, 사태를 정확히 보여주고 있기에 이 글을 읽지 못한 분들을 위해 게재합니다. 여러분의 일독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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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영국 런던 시내에서 테러가 일어난 이후 뉴욕 시내의 보안 검색이 눈에 띠게 강화되었다. 평상시 경찰 유니폼과는 사뭇 다르게 한층 무장한 모습의 경찰들이 지하철 역등 곳곳에서 눈에 띈다. 한동안은 텔레비젼 뉴스 방송에서 오사마 빈 라덴의 오른팔이라고 하는 아이만 알자와히리가 영국과 미국에 다시 테러를 가하겠다고 이야기하는 필름을 반복하여 보여주어 마치 테러가 곧 일어날 것 같은 느낌을 불러 일으키곤 하였다.


작년 미국 대선 캠페인 당시 민주당 케리 후보는 부시 대통령이 ‘희망의 정치’가 아니라 국민들에게 두려움을 불러 일으켜 득표를 하려 한다며, ‘두려움의 정치’를 그만두라고 하였다. 어쨋든 부시 대통령은 재선에 성공하였고, 미국 본토에 대한 테러가 언제 다시 일어날 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여러 가지 방식으로 계속 재생산 되고 있다. 제대로 된 ‘두려움의 정치’인가?


2001년 9/11 테러 이후 ‘테러 방지’가 다른 무엇보다 앞서는 대의가 된 듯한 시대에, 뉴욕 시내에는 ‘테러 방지’라는 이름으로 새로운 감시 카메라가 많이 설치되었다. 360도 회전 카메라, 50피트 거리에 떨어져 있는 사람이 들고 있는 뮤지컬 티켓도 간단히 읽어 내는 카메라, 마치 가로등처럼 생겨 감시 카메라로 보이지 않는 카메라 등 첨단 기술이 접목된 감시 카메라가 뉴욕 시내 곳곳에 설치되어 있다.


현재, 뉴욕 시내 거리 곳곳에 많게는 1만5천 여개가 넘는 감시 카메라가 작동 중인 것으로 알려 졌다. 다시 이야기하여, 뉴욕 시내 거리에서 일어나는 사건, 사고는 그 대강의 모습과 관련자들의 모습이 카메라의 렌즈를 피하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특정한 사건, 사고 뿐만 아니라 뉴욕 시내를 걷고 있는 사람들은 수시로 감시 카메라를 통하여 누군가에 의하여 감시되고 있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뉴욕 시 당국은 감시 카메라가 범죄 예방과 테러 방지에 커다란 기여를 하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감시 카메라 사용 등 안전 조치들이 대다수 시민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과연 실제로 감시 카메라가 ‘범죄와의 전쟁’ 혹은 ‘테러와의 전쟁’에서 예방기능을 하고 있는가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감시 카메라가 범죄와 테러 사고 이후 상황을 이해하는데에는 효용이 있을지 모르지만, 범죄와 테러를 ‘예방’하는 효과가 과연 있겠느냐 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감시 카메라로 인한 침해되는 사생활의 권리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감시 카메라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제대로 된 목적으로만 감시 카메라를 사용하는지는 누가 감시할 것이며, 그로 인한 사생활 침해는 어떻게 할 것이냐는 것이다. 따라서 감시 카메라에 의존하여 범죄를 예방하고 테러를 방지하겠다는 발상은 헌법에서 보장하는 ‘ 사생활 권리를 놓고 하는 무책임한 도박’이라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이들은 또한 뉴욕 시내 곳곳에 설치되어 있는 감시 카메라의 수로 보자면 감시 카메라의 남용으로 인한 사생활 침해의 가능성이 이미 그 위험수위를 넘었다고 주장한다.


얼마 전에는 몇몇 사람들이 지하철 역에 설치된 감시 카메라 앞에서 피켓을 들고 시위를 하였다. 조지 오웰이 쓴 소설 『1984년』에 빗대어 ‘빅 브라더의 감시를 그만두라.’ 는 것이었다. ‘테러 방지’라는 이름으로 행해지는 ‘감시의 일상화’ 혹은 ‘감시의 항상화’가 가져 오는 심각한 문제를 일깨우려는 시위였다.


이러한 일부 뉴욕 시민들의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뉴욕 시내의 감시 카메라가 단 몇 개라도 철거될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오히려 몇몇 정치인들은 런던 테러 이후 감시 카메라를 뉴욕 시내 곳곳에 더 설치하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래서, 어쩌면 조지 오웰이 『1984년』에서 쓴 것처럼 뉴욕에서는 ‘모든 소리를 누군가가 엿듣고 모든 움직임을 누군가가 살펴 본다’는 가정하에 살아야만 하는지 모른다. 아, 그러고 보니 뉴욕만이 아니다. 서울에서도 그렇게 살아야 하는 것을 잊었다. 이유와 방법은 다르지만, 감시와 도청의 세계화에 뉴욕과 서울이 선두를 달리고 있는 느낌이다.



유영근, 시대소리 정치칼럼니스트/뉴욕통신원
(뉴욕시립대학 로스쿨 졸)

[출전 : 시대소리웹진 www.sidaesori.co.kr 필진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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