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 8,900원이라고요?”
내가 사려했던 세안제가 맞는지 확인해보곤, 다시한번 카운터에 있는 모니터를 확인한다. \8,900. 정확한 숫자로 팔천구백원이라는 거금이 적혀있다. 얼마 전 백화점에서 희망소비자가격인 6,400원을 주고 구입했던 것을 생각하며 씁쓸하게 지폐를 내민다.
요즘 이곳저곳에서 편의점들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실제로 학교 주변에도 각각 다른 이름의 편의점이 세 곳 이상 경쟁하고 있다. 실제로 올해 편의점의 시장규모가 작년에 비해 15%나 높아진 4조 6천억 정도로 예상되고 있으며, 전국에 만 개에 가까운 편의점들이 운영되고 있다. 이러한 편의점들의 증가세에도 불구하고 편의점들은 대동강 물을 퍼서 팔았다는 봉이 김선달식의 판매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이미 1년 전에 많은 편의점들이 물건을 할인점들의 2배, 희망 소비자 가격보다 훨씬 높게 팔고 있다고 매일경제에 보도된 적이 있으나, 현상은 아직까지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여전히 희망소비자가가 500원인 생수는 700원에 버젓이 판매되고 있고, 6,400원 짜리 세안제는 8,900원이나 주어야지 구입할 수 있다.
이러한 운영에 대해 편의점 측은 ‘편의점의 유통단계가 한 단계 더 있는 까닭에 상품가격이 할인점보다 비싼 것은 당연하다’라고 주장한다. 실제로 편의점은 편의점 본사에서 각 점포로 물건을 보내주는 유통단계가 한 단계 더 있다. 그러나 그것은 할인점보다 가격이 2배나 비싼 것을 정당화 시킬 수 없다. 또한, 1년 전 매일경제에도 ‘편의점 특성상 가격이 다소 높다는 것은 이해가 되지만, 2배 이상 비싸게 받을 정도로 비용이 늘어난 것은 아니다.’라는 음료업체 관계자의 인터뷰가 실린 적이 있었다.
소규모로 판매하는 편의점의 특성상, 유통단계가 한 단계 더 있음으로 인해 가격이 다소 높다는 것은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편의점의 다소 비싼 가격도 어느 정도 합당한 선으로 올려야 할 것이다. 또한 소비자들도 편의점의 비싼 가격에 불평만 하고 있을 것이 아니라, 불매운동 등 다양한 방법들을 통해 회사 스스로가 자신의 높은 가격을 인정하고 개혁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