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서울에 거주하고 있는 30대 중반 평범한 직장인으로 이번에 7년 정도 부었던 청약저축으로 판교임대아파트에 청약신청을 하였습니다.(그동안 한번도 안해 보다가 사람들이나 언론에서 하도 좋다 하길레 한번 해봤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이건 바보 아니고서는 들어가지 않을 말도 안돼는 조건으로 되어 있는 겁니다.

그래서 청약 당첨 발표 전이니 취소할려고 했더니 글쎄 청약 신청만 해도 청약 당첨이나 계약체결한 것과 마찬가지로 처리한다고 하네요. 즉, 향후 10년간 우리 집에서는 아무도 청약할 수 없다는 겁니다.

저도 법은 잘 모르지만 청약은 나의 일방적인 의사표현일 뿐이고 그 자체로는 아무 의미가 없고 당첨 내지는 계약 체결이 이루어져야 어느 정도 거래가 구체화되는 것일 진데,

단순히 실수로 청약만 했다고 해서 10년간 청약을 그것도 우리 집사람하고 아들까지 다 합쳐서 전 세대가 아무도 청약을 할 수 없게 하다니 세상에 이런 법이 어딨습니까.

10년동안 임대에 있다가 10년후에는 주택걱정이 없다면 모를까 지금의 임대정책(10년후에는 그 분양전환 당시의 시세로 집을 사야 한다니, 나오는 수밖에는 없지요...)으로는 10년 후에도 다시 내집 마련대책을 세워야 하는데,..

하도 속이 상해서 글을 한번 올려 봅니다....



1. 판교 임대아파트 왜 문제인가...

32평의 경우, 보증금 2억5천만원 정도에, 월 임대료 60만원, 그리고 10년동안 다른 주택은 전혀 보유할 수 없게 되는 상황에서 10년후의 분양전환가격은 주변시세의 90%.

이게 판교 민간임대의 임대조건입니다.

임대료 60만원이면 1억정도 빌리때 이자비용 정도니까, 이런 조건 임대라면 차라리 1억 빌려서 3억5천만원짜리 서울시내에서 아파트 사는 게 낫습니다. 아파트로 보유하면 최소한 물가상승율 만큼은 올라갈 거고 10년후에 내집도 갖고 있을 테니까요.

판교임대에 들어가면 2억5천만원은 10년후 그 화페가치의 하락으로 지금현재가치로 환산하면 2억대 초반 정도밖에는 안될 겁니다. 그리고 월임대료는 매년 5%씩 계속 올릴거고, 10년후에는 시세의 90%정도로 분양전환한다니. 그동안 때돈 벌지 못한 사람은 다 나가야 됩니다. 주택가격 상승분은 모두 임대사업자 몫이니까요...

도대체 이 개정된 임대주택법은 건교부와 임대사업자가 같이 컨소시움으로 만든건지... 누구를 위한 개정인지. 분양전환시 분양전환가격을 시세에 근접하게 하여 시세차익을 건설회사가 가지게 한 점. 청약제한 기간을 5년에서 10년으로 늘리고 청약 포기도 못하게 해서 당첨된 걸로 만들어서 청약 포기하면 그 10년동안 전 세대원이 재청약 못하게 해서 청약으로 유도하려고 한점. 등은 모두 다른 사람아닌 임대사업자를 위한 거라고 봅니다.


2. 판교 임대아파트 청약자가 부딪힌 어려움

판교 임대아파트에 청약한 사람은 모두 청약저축 가입자이고, 청약저축 가입자들 대부분은 그렇게 큰 재산이 있는 것도 아니어서 그나마 청약을 통해서 하는게 싸니까 그거 하나보고 6~7년 이상 계속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청약 실수로 하고 당첨 되기도 전에 청약 포기 하겠다는데 안해주고 앞으로 10년동안 절대 청약하지 말랍니다. 제가 한 건설회사에 전화해서 청약포기가 안돼도 나는 계약 못한다고 했더니 그 건설회사 분양안내해주는 직원하나가 그러더군요..

"10년동안 재청약 못하니까 알아서 하세요."

얼마나 화가 나던지...


3. 향후 청약제한 10년 때문에 판교임대에 입주할 것인가.

저같은 경우는 청약저축통장 계좌 없어지고 10년동안 청약제한 되기는 하지만, 이거 아까와서 판교에 들어가지는 않습니다. 절대로. 10년후에 길밖에 나앉아 있는 모습이 눈에 선한데...

그러니까, 청약통장 살려 주든 안 살려 주든 저같은 경우는 10년후 시세로 분양전환하여야 하는 민간임대에는 절대 안들어 갈 겁니다. (아마 나중에 임대 및 분양전환조건을 자세히 알게 된 사람들은 다 마찬가지 일 겁니다.)



4. 이런 판교 임대 아파트에 왜 청약하였는가.

물로 몰라서 그렇습니다. 민간임대 공고문은 저도 봤지만 "분양전환시 분양전환가격은 감정평가액의 평균액으로 한다"라고 돼 있는데 이 말의 의미를 정확하게 해석하지 못했습니다. 나중에 임대주택법과 동법 시행령, 시행규칙 까지 한번 찾아 봤는데, 법이 참 복잡해서 분양전환시 분양전환가격이 시세에 근접한다는 임대주택법 개정내용은 참 이해하기 힘들더군요...

그리고 임대보증금이나 임대료도 사실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였습니다.

나름대로 합리적일 거라 믿었죠. 나중에 알고 보니 주공보다 집도 안좋고 발코니 확장비용등은 임차인에게 다 전가시켜 추가비용이 3천만원 정도나 더 내야 되는데도, 임대보증금은 1억원이나 더 비싸더군요. 같은 시기에 같은 지역에 같이 분양하는데 이게 말이 됩니까.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돼는 이 판교 분양에 저는 상식적인 기대로 청약했습니다.

물론 제 실수도 크지만 실수치고 그 대가가 너무 크군요.



5. 판교 민간 임대아파트에 청약한 사람은 어떤 사람들인가.

아마 부동산 정보에 해박하신 분들이나, 돈많은 분들은 저같은 실수 안했을 겁니다.

그러니까, 이번에 민간임대 청약한 사람은 주로 청약을 그동안 거의 한번도 안해봐서 청약정보를 읽는 방법에 익숙하지 않은 분들이 대부분일 거라고 봅니다. 언론 등에서 하도 판교, 판교 하니까 되면 그냥 좋은가 보다 하고 청약한 사람들이죠. 순진하게...



6. 판교 임대 청약자들이 바라는 사항

임대보증금 낮추고 임대료 낮추고 이런거 다 필요없습니다.

일단 임대아파트에 들어가면 10년동안 모든 세대원이 주택소유가 금지되는데(물론 청약도 금지됨), 10년 후에 당해 임대아파트를 내집으로 만들 가능성이 없다면,

그냥 다른데 전세 있다가 적당한 시기에 내집장만하는게 100배 낫습니다.

저희 판교 임대청약자들이 바라는것은 그냥 청약자격만 유지해 달라는 겁니다.

임대주택법을 잘모르고 실수한 제 잘못도 있지만, 최근 추병직 건교부 장관님도 현행 임대주택법의 문제점을 시인하셨듯이 법이 기본적으로 상식을 벗어난 원초적인 문제가 있으니, 문제점이 있는 정책 및 법규 시행과정에서 발생한 실수한 사람들 한번만 구제해 주세요.

아직 당첨되지도 않았으니까, 단지 청약상태니까, 현행 임대주택법에도 저촉되지 아니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