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에는 천하를 경영하는 전략이 있다

현대의 사람들은 모두가 자본주의와 민주주의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자본주의는 경제의 축을 담당하고 민주주의는 권력의 틀을 구성했다. 과거 봉건주의 시대에는 많은 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권력이나 무력 앞에서는 무기력할 수 밖에 없었으나 현대는 자본의 힘이 대단한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중세에는 권력을 가진 집단이 부의 흐름을 통제하고 소유에 대해서도 간섭을 할 수 있었으나 현대는 권력이 자본을 통제하기가 쉽지 않다. 세상이 이와 같이 변화되어 있으니 사람들의 의식도 변화하여야 한다.

한국사회는 거대재벌이 경제의 힘을 가지고 있고, 세계는 거대다국적기업들이 경제력의 힘을 마음껏 행사하고 있다. 거대재벌이나 다국적기업이 경제력을 통제하고 있다면 이러한 조직은 이미 한 개인의 소유물이 아니라 많은 집단과 연계되어 있다고 보아야 한다. 그래서 현대의 자본주의는 과거 봉건주의시대나 왕권주의시대와 같이 세습과 상속 그리고 기득권이라는 것이 존재하게 된 것이다. 현대자본은 그 독점적 힘이 과거 봉건주의시대의 영주나 왕권주의시대의 제왕들과 같은 위치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한 상황이 과거 영주들이나 제왕들에게 요구했던 공공적 의무를 요구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민주주의 국가들은 자본의 사유화를 인정하고 있으며, 이 사유화는 세습되거나 상속되는 것이 허용되어 그 독점적 힘이 과거 봉건영주들이나 제왕에 비해 손색이 없을 정도로 소유의 힘이 강하다. 이렇게 강한 힘을 가지고 있으면 세상의 많은 사람들을 살필 줄 알아야 한다. 세상이 아직 성숙되지 못하여 자본소유자들의 역할이 분명하게 조명되어 있지는 않지만 자본의 독점이 심화되면 이러한 역할에 대한 확실한 규율이 필요할 것이다.

여기에서 M&A에는 천하경영전략이 있다는 것을 찾아낼 수가 있는 것이다. 특히, 적대적 M&A에 의한 경영권 쟁탈은 과거 국가들이 수 없이 했던 전쟁과 같은 것이다. 과거 지도자가 타락하거나 부패하여 많은 백성들을 괴롭게 하면 그 국가는 반드시 전쟁의 고통을 겪게 된다. 전쟁이 발생해도 백성들의 호응을 받지 못하면 영주나 제왕은 쫒겨나는 신세가 된다. 이래서 백성들이 가지고 있는 민심을 반해서는 안된다고 가르치는 것이다.

현대에도 자본을 소유하고 있는 자들의 행태를 보면 그 소유욕만 강하지 세상을 위해 자본을 사용할 줄을 모르는 것 같다. 세상을 위해 자본을 사용한다는 것은 개인들이 가지고 있는 재산을 빼앗는 다는 것이 아니다. 본인이 재산을 지키기 위해서는 그리해야 한다는 지혜를 가르쳐 주는 것이다. 지혜를 배우지 않고 어리석은 행동을 계속하면 자본은 어느새 물거품이 되어 자신의 곁을 떠나기 때문에 현명하게 행동하라는 것이다.

적대적 M&A는 전쟁과 같은 것이기 때문에 함부로 사용해서는 안되는 전략이다. 과거 전쟁이 발생했을 경우 국가와 백성들 모두가 엄청난 고통을 겪은 것과 같이 적대적 M&A는 기업의 재산과 노동자 그리고 많은 사람들을 고통스럽게 만들기 때문에 함부로 사용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과거 전쟁으로 흥한 자는 전쟁으로 망한다는 말이 있다. 적대적 M&A로 흥한자는 반드시 적대적 M&A에 의해서 망하게 되어있다. 적대적 M&A는 불가피하게 경영권을 박탈할 경우에만 사용하여야 한다.

적대적 M&A전략으로 경영권을 박탈해야 되는 상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로, 경영자가 부패하여 사치와 향락만을 즐겨 기업이 위태로우면 즉시, 적대적 M&A전략을 사용하여 경영권을 박탈해야 한다. 이러한 상황은 기업에 종사하는 임직원의 행동을 보면 바로 파악할 수 있으며, 소비자들이 기업을 생각하는 마음을 읽으면 된다.

둘째로, 경영자와 관리자가 무능하여 기업을 발전시킬 수 있는 능력이 없다고 판단되면 때를 기다려 적대적 M&A전략을 사용하여 경영권을 박탈한다. 이는 경영자나 관리자가 무능하다고 해서 즉시, 경영권을 박탈하기가 용이하지 않으며 적당한 시기를 기다려야 가능하기 때문이다.

셋째로, 경영권을 독점하거나 세습하기만 하고 나누어 분배하지 않는 집단은 관리자들의 불만이 높기 때문에 적대적 M&A전략을 사용하여 경영권을 박탈해야 한다. 자본의 독점적 지위는 과거 제왕의 독점적 지위와 다를 바 없이 강력하다. 하지만 자기 잇속만 챙기고 다른 사람들을 보살필 줄을 모르면 관리자들은 경영자의 곁을 떠나게 된다. 이러한 경우에는 적대적 M&A전략을 사용하기 전에 내부분열을 조장하여 내부의 호응을 확실하게 받을 수 있는 여건이 되고 난 후에 감행하여야 한다.

청나라를 멸망시키고 오늘날의 중국을 건설한 손중산은 10번의 거사를 실패하고서도 11번째에서 혁명을 성공시켰다. 하지만 거사가 실패할 때마다 엄청난 손실은 입었지만 지원세력의 규모는 날로 증가하였다. 실패는 하였으되 무능한고 부패한 청왕조에 염증을 느낀 백성들이 중산의 혁명을 더 많이 지원했기 때문에 결국은 청왕조의 경영권을 박탈할 수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경영권을 박탈할 때 중요한 것은 적대적 M&A에 의한 경영권 교체에 목표를 두어서는 안된다. 기업경영권은 그 힘이 워낙 강대하여 노리는 승냥이들이 무수히 많이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기업경영권을 인수했다고 해서 지킬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지킬 수 없다면 빼앗아서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그래서 적대적 M&A전략은 경영권을 박탈하는 전략과 경영권 인수후의 전략 모두에 능통한 자만이 수행할 수 있는 극히 어려운 전략이다. 용감하기만 하고 지혜가 없으면 경영권을 박탈하기도 어렵겠지만 지킨다는 것은 더욱 어렵다. 경영권을 박탈한 후에 지키지 못하면 오히려 자신이 멸망한다. 한국재벌의 경영권을 빼앗아 그 기업을 위태롭게 한다면 그 비난을 어떻게 감수할 수 있단 말인가? 그 자는 그 기업을 몰락시킨 장본인이 되어 과거 경영자의 무능함까지 몽땅 뒤집어 쓰게 될 것이다.

적대적 M&A에는 천하를 경영하는 전략이 숨어 있지만 함부로 쓰거나 남용해서는 않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출처: 성보경의 M&A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