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분석]두산그룹, 최강의 판검사 출신 사외이사진 구축...왜?


이은정 기자 mybang21@akn.co.kr



두산이 또 굵직한 판·검사 출신 변호사들을 사외이사로 영입한다. 이에 따라 재계 최강의 법조계 출신 사외이사진을 구성하게 됐다.

(주)두산의 경우 사외이사 7명중 3명이, 두산중공업은 7명중 2명, 두산산업개발은 6명중 2명, 두산인프라코어가 7명중 3명, 오리콤은 3명중 2명이 법조계에 몸을 담았거나 담고 있는 인사들이다.

5개 상장 계열사의 사외이사 30명 가운데 40%(12명)가 판·검사 출신으로 채워지게 되는 것이다.

특히 이용훈 대법원장의 고시 동기인 김유후 변호사를 사외이사로 영입해 관심을 끌고있는 두산산업개발을 비롯 각 계열사의 사외이사들의 면면은 화려하다.

작년에 두산그룹으로 편입된 두산인프라코어(옛 대우종합기계)에는 안강민 전 대검 형사부장과 박태종 전 대구지검 검사장, 가재환 전 서울민사지법원장이 사외이사로 등재돼 있다.

안강민 전 대검형사부장(현 변호사)은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 수사 당시 대검중수부장을 맡은 인물로, 노 전 대통령은 물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등을 기소해 법정에 세워 주목을 받기도 했다.

특수부장과 대구지검장 등을 지낸 박태종 변호사는 사시 16회 출신으로, 서영제·임래현 변호사 등과 함께 16기 선두그룹을 형성하고 있다.

가재환 전 서울민사지법원장(현 변호사) 역시 김유후 변호사와 함께 이용훈 대법원장과 대학동문이자 고시동기로, 선후배 판·검사들 사이에서 두터운 신망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두산의 사외이사진도 만만치 않다.

(주)두산에는 현재 총수 일가의 1심 변호를 맡은 윤동민 김&장 법률사무소 변호사와 제프리 존스 김&장 법률사무소 외국인 변호사가 사외이사로 포진해 있는 상태다.

여기에 김경한 전 서울고검 검사장(현 변호사)이 합류하면 (주)두산에는 총 7명의 사외이사 중 3명이 법조계 출신으로 채워지게 된다.

사시 12기 출신인 윤동민 변호사는 동기 중 가장 먼저 검사장으로 승진해 주목 받은 인물로,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변호를 맡은 바 있다.

지난해초 신설한 (주)두산의 법무실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임성기 법무실장(전무)까지 가세하면 힘은 더욱 막강해진다. 임 실장은 사시 29회로 창원지방경찰청 부장검사 출신이다.

두산중공업에는 정구영 전 검찰총장(현 변호사)이 사외이사로 활동 중이다. 또 김상희 전 법무부 차관이 이번 주총에서 사외이사로 선출되면 두산중공업 사외이사 중 검찰 고위간부 출신은 2명으로 늘어나게 된다.

정구영 변호사는 서울대 법학과 출신으로, 대통령 민정수석비서관과 검찰총장 등을 역임해 폭넓은 정·관계 인맥을 자랑한다.

법조계 출신 인맥이 없었던 두산산업개발의 경우 올 주총에서 김유후 전 서울고검 검사장(현 변호사)과 김회선 전 서울서부지검 검사장(현 변호사)을 사외이사로 선임할 계획이다.

이밖에 광고대행사인 오리콤에도 '검찰의 꽃'으로 불리는 서울지검 검사장을 역임한 최영광 변호사와 조문현 법무법인 두우 대표변호사가 사외이사로 등록돼 있다.

재계는 두산이 이처럼 검찰간부 출신 사외이사 영입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은 총수일가 수사와 관련된 로비용으로 풀이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판·검사 출신의 사외이사를 대거 영입한 것은 현재 진행 중인 오너일가의 재판과 향후 있을 수 있는 각종 소송사건들을 적극적으로 방어해보자는 측면이 크다"면서 "기업의 최고의사 결정기구인 이사회가 제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고 지적했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이에대해 "사외이사들이 경륜과 전문성을 갖추고 있어 경영감독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해명했다. /이은정 기자 mybang21@ak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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