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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스 "미국, 아시아와 공생 리더십 필요"
WKF2012 | 2012.10.10 | 첨부파일 : -
경제 위기 파고 속에 세계를 이끄는 리더십이 실종됐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자국 경제에 불똥이 떨어지자 미국 등 초강대국 조차 거시적인 세계 문제를 챙길 여력이 없어졌다.

문제 해법은 더 요원하다. 미국, 유럽 등 세계 경제에 다수 지분을 갖고 있는 국가들이 국채매입을 통한 유동성 공급조치를 단행하는 등 앞다퉈 돈줄을 풀고 있다. 당장 앞마당에 붙은 불을 끄기 위해서다. 이로 인해 중국 등 신흥국 사이에 글로벌 환율전쟁이 촉발될 위기에 처했지만 아랑곳하지 않는다.

미국 외교전문매체 포린폴리시는 이렇게 유럽 재정위기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허둥대는 선진국을 빗대 "세계가 G20(주요 20개국)이 아닌 `G제로 시대`에 접어들었다"고 규정했을 정도다.

최근 미국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미국 리더십 회복`을 주창하며 당내 최고 스타로 부각된 콘돌리자 라이스 전 미국 국무장관은 9일 세계지식포럼 특별강연에서 현재 글로벌 리더십 부재에 대해 일침을 놨다.

라이스 전 장관은 "최근 10년새 글로벌 거버넌스(governance)가 약화되는 과정에서 미국의 거버넌스도 문제에 직면했다"며 "앞으로 미국은 경제적인 영향력을 이용해 아시아와 동반 성장 관계를 구축하는데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국제 사회에서 중국 영향력이 급속히 커졌기 때문에 종전 군사굛안보력을 이용해 맹주 자리를 노리는 전략은 적절하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이미 중국이 글로벌 경제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제 미국 경제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중국 경제가 성장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변화한 거버넌스 체제에서 군사력을 통해 평화를 유지할 수 있다는 생각은 오산이라는 얘기다.

라이스 전 장관은 "미국이 아시아에서 갖고 있는 리더십이 상당하다"며 "아시아와 경제적 관계를 이용해 지역국들과 자유무역협정(FTA) 등을 더욱 활발히 체결하는 방식으로 주도권을 잡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주도 세계 질서가 계속 유지될 것이라는 견해도 내비쳤다. 그는 세계 경제위기 등으로 미국이 과거 강대국 지위를 잃고 있는것 아니냐는 질문에 "미국은 아직도 정치, 경제, 군사적으로 전 세계적인 영향력을 갖고 있는 유일한 국가"라고 단언했다.

그는 "미국이 부채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계속 차입만 하거나 민간부문 촉진, 교육제도 개혁을 소홀히 하는 실수 등을 저지르지 않는한 계속 강대국으로 남아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라이스 전 장관은 최근 전 세계적으로 거버넌스가 불안해진 원인으로 9굛11 사태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을 손꼽았다.

그는 "9·11테러로 테러세력이 주도하는 실패국가에 대한 우려가 더 커졌다"며 "외부위험 뿐 아니라 내재적인 위험 관리 중요성이 부각되는 등 안보의 물리적인 개념이 완전히 뒤바뀌는 충격을 줬다"고 분석햇다.

두번째 충격파는 글로벌 금융위기다. 그는 "9·11사태가 선진국 안보관의 위기라면 금융위기는 민주국가들 경제적 번영의 위기"라고 진단했다.

라이스 전 장관은 "전 세계적으로 많은 나라들이 지속 불가능한 수준의 빚을 떠안게 됐고 더 이상 경제가 성장하지 않는 상황까지 이르렀다"며 "2008년 금융위기 여파는 민주국가들에게 가장 큰 고통을 안겨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사회안전망을 지속할 수 없는 상황에서 유럽에서는 과연 유로존이 살아남을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마저 제기된다"고 말했다. 라이스 전 장관은 지지부진한 유럽 재정위기 해결 등 리더십 실패에 대해 "실수를 했을 때는 인정하는 용기가 필요하다"며 "결정하지 못해 아무것도 못하는 것 보다는 실수를 인정하고 앞으로 나가는게 훨씬 낫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유럽은 미국과 달리 유럽연합(EU) 이라는 하나의 통합된 제도하에 있기 때문에 용단을 내리기 더 어려울 수 밖에 없다"며 "정당성을 갖고 있는 정책 지도자들이 국민들에게 어려운 정책을 감내해야 한다는 점을 솔직하게 얘기할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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