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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병준 칼럼] 김용의 귀환
WKF2012 | 2012.10.07 | 첨부파일 : -
2003년 11월 당시 뉴욕특파원으로 재직하고 있던 기자는 코네티컷주 뉴헤이븐으로 가는 열차에 급히 몸을 실었다. 예일대학에 통신원으로 박아둔 학생에게서 급보가 왔기 때문이다. 명문 예일대 법과대학장에 임명된 한국계 해럴드 고 교수(한국명 고홍주ㆍ현 미국 국무부 법률고문) 인터뷰가 어렵게 성사된 것이다.

당시 남북한 문제부터 이라크전쟁, 가족사 등 다양한 이야기를 나눈 기억이 난다. 인터뷰 말미에 아쉬움을 남기고 한 가지를 물어봤다. "당신처럼 한국 젊은이들에게 귀감이 되는 사람이 왜 한국말을 못하는가?" 그는 잠시 머뭇거리더니 "나도 아쉽기는 하다. 아마 자식들을 치열한 경쟁 속에서 키우려는 부모님의 어려운 결정이었을 것"이라고 답했다.

고홍주 씨와 더불어 한국인 혹은 한국계 미국인 중 세계적인 리더로 부각되는 인물들이 크게 늘고 있다. 고 학장 친형인 고경주 씨는 하버드대 공중보건대학원 부학장을 거쳐 현재 미국 보건부 차관보로 재직 중이다. 아쉽게 타계했지만 이종욱 전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은 `아시아의 슈바이처`로 불리며 저개발국가 공중보건 향상을 위해 헌신한 인물로 기억되고 있다. 또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역시 `전 세계 분쟁지역 대통령`으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하며 한국인의 위상을 드높이고 있다.

마침내 정점을 찍었다고나 할까. 지난 3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김용 다트머스대 총장을 세계은행(World Bank) 총재로 임명했으며 7월부터 공식적으로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말이 세계은행 총재지 종래 미국 대통령 최측근이나 주류사회 실력자들이 임명되는 엄청난 자리를 한국에서 태어나 다섯 살 때 미국으로 이민간 한국계 미국인이 차지한 것이다. 놀랍고 엄청난 사건이라면 사건이다.

바로 그 김용 총재가 매일경제신문이 주최하는 세계지식포럼 기조연설자로 한국에 온다. `금의환향`인 셈이다. 그는 지난달 보내 온 기조연설 요약문에서 그가 이야기할 주제 중 일단을 밝혔다. 그는 "전 세계 저성장 국가들을 구할 수 있는 무기가 다름 아닌 `지식`"이라며 `지식으로 만드는 번영(Harnessing Knowledge to Build Prosperity and End Poverty)`이 자신이 말하고 싶은 주제라고 했다.

또 "지식에 대한 접근방법 자체를 바꾸고, 어떻게 그 지식을 전파할 것인지에 대한 기초를 마련해야 한다"고 새로운 포부를 밝혔다. 김 총재는 자신의 의학지식을 이용해 전 세계 빈곤한 사람들을 구제하고 싶어했다. 그래서 아시아의 첫걸음을 세계지식포럼으로 선택한 것이다. 지식만이 전 세계 빈곤의 고리를 끊을 수 있는 열쇠임을 너무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지식포럼이 추구하는 `지식제민`의 뜻과 그의 인생 철학이 일치했던 것이다.

그동안 세계지식포럼이 추구해 왔던 올곧은 뜻은 `지식으로 세상을 구하자`는 것이다. 이 하나의 목적을 위해 매경미디어그룹은 2000년부터 지금까지 132개국 2000여 명의 글로벌 리더와 2만여 명의 청중과 함께 달려왔다. 이번에도 예외는 아니다. 아니 전 세계적으로 가장 어려운 시점에 150여 명에 달하는 글로벌 리더들을 한자리에 모을 수 있어 그 어느 때보다 큰 보람을 느낀다.

옛날 선비들은 왜 공부를 했을까. 부와 명예 때문이었을까. 아니다. 한없이 자신을 낮추고 세상을 구하기 위한 방법을 찾는 것이 우리네 선비들의 진정한 지식 갈구의 목적이었다.

동양철학자인 김 총재의 모친 전옥숙 여사는 소년 김용에게 늘 "네가 세상에 무엇을 줄 수 있는지를 고민하라"고 요구하며 "위대한 것에 도전하라"고 주문했다. 그런 물음 속에 한글을 배우며 성장해 세계적인 리더로 우뚝 선 김 총재가 마침내 세계지식포럼 기조연설자로 선다. `김용의 귀환`을 통해 오랜 세월 잊고 지냈던 `한국식 지식제민의 부활`을 기대해 본다.

[전병준 국차장 겸 지식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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