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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백신' 논란까지, '갈팡질팡' 구제역 사태
작성자이상철 작성일2017-02-16 18:00:19 추천0 조회1773

'물백신' 논란까지, '갈팡질팡' 구제역 사태

지난 5일 충북 보은의 젖소 사육농장을 기점으로 시작한 구제역이 전북 정읍, 경기도 연천 여기저기서 연이어 발생하고 인근 농장들도 하나 둘 꿈틀거리고 있는 모양새가 아무래도 심상찮다.
충북보은의 경우 4건의 구제역 확진 판정이 나온데 이어 하루사이 3곳의 구제역 양성농장이 새로이 추가됐다.

최근 들어 구제역 발생이 충북 보은에 집중되며 우후죽순으로 동시 다발로 발생하고 있어 방역당국은 이미 구제역 바이러스가 광범위하게 퍼진 것으로 보고 우제류 타 시·도 반출금지 시한을 당초 14일에서 오는 20일까지 연장하기로 했다.
방역에 총력대응으로 고삐를 죄고 있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치 않아 보인다.
고병원성 인플루엔자 방역활동으로 적잖이 피로감이 쌓인 상황에 ‘A,O형' 구제역 동시발생으로 인해 방역당국을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

정부는 2011년 청정국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백신접종을 미루다 최악의 구제역사태를 불러온 계기로 백신정책을 도입했다.
7년이 지난 현시점에서 방역당국은 지난해 12월 기준 평균 항체형성률을 97%로 발표하며 구제역 방역에 자신감을 보였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상황은 예상과 달랐다.

구제역이 발생한 충북 보은의 경우 항체형성률은 20%를 밑돌고 전북 정읍의 경우는 이에도 훨씬 못 미치는 항체형성률이 고작 5%에 머무는 등 전반적으로 극히 저조한 실정이다.
그리고 심지어 충북 보은의 2곳의 농장에서는 0%인 경우도 있었다.
방역당국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뒤늦게 사태파악에 나서 대책마련에 분주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인 듯하다.

정부는 유산과 착유량 감소를 우려로 백신을 기피하는 농장, 보관이나 사용과정에서 백신의 효능 감소, 비전문가인 농장주에 의한 부실접종 등으로 항체형성률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인 수의사도 쉽지 않은 백신접종을 농장주에게 맡기고 사후관리를 소홀히 하여 사태를 악화시켰다는 비판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보다 더 심각한 것은 이른바 ‘물백신’ 논란이다.
구제역 확진 판정을 받은 충북 보은의 농장의 경우 항체형성률이 법정기준치인 80%를 넘어서는 81%로 나타났고 다른 농장의 경우도 항체형성률이 90%에 육박했으며 심지어 100%인 농가도 있었다.

이처럼 표본조사이긴 하지만 항체형성률이 높은 농장에서도 구제역이 속출하면서 백신에 대한 의구심이 증폭되고 있는 상황이다.
백신에 전적으로 의존하며 방역정책을 펼쳐왔던 방역당국은 방역의 나침반을 잃어버려 갈팡질팡하는 모습이다.
그렇다고 뾰족한 다른 대응책이 없는 상황이라 방역당국의 시름은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다.

최근 들어 위기상황에 직면한 정부내부에서 변화의 움직임이 일고 있다.
방역의 한계상황으로 마침내 정부는 접종과정에 직접 개입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지난 8일 농림식품부는 현재 소 50두 이상 농가는 구제역 백신을 자가 접종하고 있지만 구제역에 한해서 접종과정을 정부가 직접 관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수의사와 공중방역수의사 등 전문인력을 동원하여 구제역 백신을 일제 접종기간에 접종하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덧붙였다.
정부가 자가진료 정책을 재검토 하려하는 것은 방역에 한계상황을 인지하고 구제역 발생원인에 대해 불필요한 논란을 종식시키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를 위해 농림식품부는 수의사법 시행령개정이나 행정지시등 법적방안을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때늦은 감은 있지만 이번의 진일보된 방안은 대한민국 축산의 미래를 위한 밑거름으로 반드시 실행되어야 할 것이다.
농가에 백신접종을 일임해서는 제대로 된 방역은 기대할 수 없고 매년 되풀이되는 가축전염병으로 인한 천문학적인 손실을 감수해야만 한다.
접종시스템 개선과 농가의 교육 강화가 절실한 시점이다.
방역이 무너지면 축산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