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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평화의 상징이 아닌 도심 속 골칫거리 비둘기...
작성자이상철 작성일2016-10-18 18:55:34 추천0 조회1563


더 이상 평화의 상징이 아닌 도심 속 골칫거리 비둘기...

안녕하세요.
저는 서울에서 조류전문동물병원인 은평동물병원을 운영하는 원장 이상철입니다.
1년 전 도심 속 비둘기 주제로 KBS, YTN과 촬영 및 인터뷰를 했습니다.
비둘기들이 늘어나면서 발생하는 문제점과 인간과 서로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 봅니다.
한때는 평화의 상징을 대표했던 비둘기였는데
어느 순간 도심의 골칫거리로 전락해 버린 비둘기...

유난히 기록적인 폭염이 맹위를 떨친 올해 쉬이 물러나지 않을 것 같은 더위도 어디론가 감쪽같이 종적을 감추며 어느새 하늘이 저만치 멀어져 있다.
고운 빛 파아란 하늘을 올려보고 하늘거리는 바람에 맨 살결을 내어주는 주는 기분은 너무도 편안하고 좋다.
오늘도 아침햇살과 함께 불광 천을 출근길에 걸으며 여기저기 흩뿌려진 풍광들을 주워 담아본다.
얼마나 걸었을까?
산책로를 가득 매운 의문에 무리들로 인해 가던 길을 잠시 멈추고 호기심 어린 맘으로 한 발자국 한 발자국 그 간격을 좁힌다.
비둘기 떼...
양쪽 산책로를 거의 점령하다시피 하며 인기척을 느껴도 전혀 개의치 않는 모습에 오히려 쳐다보는 내가 머쓱해 진다.
여기저기 연신 바닥을 쪼며 먹이를 찾는 녀석들, 따뜻한 햇볕에 온몸을 내맡긴 채 일광욕을 즐기는 녀석들이 너무도 평화스러워 보인다.
여기저기 오고 가는 사람들의 발걸음은 자동적으로 비둘기무리를 피해 지그재그로 동선이 그려진다.
조금 더 걸어 다리 밑을 지나친다.
아...
기둥과 바닥 여기저기에 폭격을 맞은 듯한 얼룩들이 보인다.
이쪽저쪽 벌어진 틈을 비집고 들어가 둥지를 틀고 생활하며 주위에 수많은 배설물들을 쏟아낸다.
기둥주변에 빼곡히 덕지덕지 층층이 쌓여 붙어있는 배설물들...
그리고 바닥 여기저기에 널려있는 말라비틀어져 돌처럼 딱딱해져 버린 배설물을 보니 아침햇살 출근길의 기분이 싹 가시는 건 한 순간이다.
한때는 평화의 상징과 전령사로 대표되는 아이콘에서 어느 순간 도심의 골칫거리로 전락해버린 비둘기.
그렇다면 왜 비둘기들이 그 화려했던 조상들과 다르게 오늘날 이렇게 푸대접을 받고 있는 것일까?
흔히 우리가 도시에서 볼 수 있는 비둘기들은 지난 서울 올림픽을 비롯하여 아시안게임의 개막행사의 퍼포먼스를 위해 들여와 날려진 비둘기의 후손이며 집비둘기 종이다.
초기에는 한강변에 비둘기들을 위해 안식처를 마련하여 거주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기도 했다.
그 후 처해진 환경에 뛰어난 적응력을 보이고 생리학적으로 다른 비둘기 종에 비해 수컷의 정소가 발달되어 번식력 또한 높은 반면 천적인 황조롱이가 환경오염으로 줄어 그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비둘기들은 집단을 이루고 서식하면서 천적들로부터의 위협을 효과적으로 무력화 시키며 계속해서 그 수를 늘리게 된다.
여기저기 놓여있는 풍부한 먹이와 창문과 에어컨 실외기 사이, 다락바닥, 처마 밑 같은 도심환경이 비둘기가 생활하는 서식지로 최적의 거주조건인 것도 안정적으로 개체 수를 늘리는데 한 몫 했다.
이렇게 도심에서 개체수가 크게 증가한 비둘기로 인해 인간생활에 직간접적으로 여러 가지 문제점들이 발생하자 급기야 2009년 환경부는 유해 야생동물(유해 조수)로 지정하게 된다.
산성인 배설물은 교량의 철재와 콘크리트구조물을 부식시켜 붕괴될 수 있는 심각한 2차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국민의 안전과도 직결되며 그 관리비용도 해마다 증가하고 있어 국가 재정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아파트 베란다에 설치된 에어컨 실외기 뒤에 둥지를 틀어 심한 악취와 먼지로 인한 어려움을 호소하는 가구 수가 늘어나며 이웃 간 언쟁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빈번하다.
배설물로 인한 악취로 인해 한여름에도 불구하고 창문 한번 열 수 없는 고통은 감내하기란 말로 표현하기조차 힘들지만 별다른 뾰족한 방법이 없어 고육지책으로 조류퇴치 전문 업체의 도움을 받기도 한다.
여기에 그치지 않는 또 다른 문제는 공중보건학적인 측면에서 사람의 건강과 직접적으로 관계되어 있어 그 위험도면에서 다른 무엇보다 심각하다.
비둘기가 사람에게 옮길 수 있는 질병에는 크게 아토피를 포함한 각종 피부염, 비염과 폐렴의 호흡기 질환, 각.결막염과 같은 안질환, 장염 등이 있다.
그 중에서도 분변에 존재하는 곰팡이 종류인 크립토코크스가 인체에 감염되면 뇌.신경조직 손상을 유발하여 뇌수막염을 일으킬 수 있고 뇌뿐만 아니라 피부의 특징적인 구진, 골수염, 화농성 관절염, 림프절염, 심내막염, 신농양 등을 유발할 수 있다.
덧붙여 진드기나 이, 벼룩 같은 외부기생충 감염도 무시할 수 없다.
1년 전 본원에서 도심 속 비둘기 주제로 KBS, YTN 및 위키트리와 인터뷰할 당시 진행했던 검사에서 외부기생충 감염률은 90%이상이라는 충격적인 결과가 나왔다.
군집생활을 하는 비둘기는 특정한 질병에 일부만 노출되어도 빠른 시일 내 폭발적으로 전체감염이 일어날 수 있다.
그러면 이러한 위험한 비둘기에 대한 해결책은 과연 없는 것일까?
같은 도심에서 생활하는 인간의 삶에 많은 피해가 발생하고 문제점이 불거지자 이제서야 정부 및 지자체 에서는 여러 가지 대안마련에 분주하다.
포획과 살상을 비롯해 둥지나 알을 제거하거나 퇴치 제를 이용하여 조절하는 직접적인 방식과 인위적인 먹이주기를 금지해서 간접적으로 개체 수를 조절하여 같이 공존하는 방식이 서로 대립되고 있는데 개체 수 조절에 성공한 영국과 스위스의 외국사례를 살펴보더라도 후자의 방법이 더욱 설득력을 얻고 있다.
풍부한 먹이로 인한 개체수의 무분별한 증가는 그에 반해 상대적으로 먹이활동에 뒤쳐진 약한 무리들이 더욱 고립되고 도태되어 결과적으로 많은 수의 희생을 불러온다.
정기적으로 먹이를 제공하는 것은 역설적으로 동물을 학대하는 행동임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그리고 지방성분이 많은 먹이로 인해 비만인 비둘기 즉 “닭둘기” 라는 신조어가 탄생되기도 했으며 이는 현 상황을 함축적으로 보여주는 바로미터이기도 하다.
덧붙여 위생적으로 음식물쓰레기를 처리하고 사전에 질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환경개선에 더욱더 역량을 집중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지구가 인간만을 위해 존재하는 장소가 아닌 만큼 인간과 동물이 서로 공존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으로 서로가 윈윈 해야 하지 않을까?
마지막으로 천고마비의 계절에 어울리지 않는 천고구비 라는 또 다른 신조어가 탄생되지 않기를 간절히 빌어본다.

은평동물병원
서울 은평구 대조동 179-16
T.358-75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