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누군지 알어?!” 관공서 주취소란

기쁠 때, 슬플 때 또는 오랜만에 친구를 만나 갖게 되는 술자리. 글쓴이도 친구들을 만나면 가볍게 소주 한잔을 하면서 친구들과 이야기꽃을 피우곤 한다. 그러나 ‘과유불급’이라고 했던가? 실제 근무를 할 때 보면 지나친 음주로 인하여 자신의 몸을 가누지 못하고 쓰러져 있다는 신고 출동을 받고 나가는 경우가 많다. 별 탈 없이 주취자를 보호조치하고 가족들에게 인계할 때는 무사히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게 되어 보람을 느끼지만, 반면 음주로 인한 문제 가장 큰 문제를 손꼽아보자면 관공서 주취소란을 빼놓을 수 없다.

실제 근무 시, 만취하여 이성의 끈을 놓고 고성과 욕설을 늘어놓는 주취자의 소란을 상대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주취자의 경우 언제 돌발행동을 일으킬지 모르기 때문에 일반인의 민원을 상대하는 것보다 2~3배정도의 육체적, 정신적 피로감이 몰려온다.

하지만 관공서 주취소란의 가장 큰 여파는 치안공백이다. △ 2012년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경찰 1인당 담당 치안 인구는 평균 480명이다. △ 반면 미국, 영국, 독일 같은 경우엔 평균 259명으로 선진국에 비해서 1.9배 더 많은 인구를 담당하는 우리나라 경찰관에게 치안공백 여파는 시민의 생명과 재산이 위험에 노출되는 것과 직결된다.

관공서 주취소란의 심각성 때문에 2013년 경범죄처벌법 일부개정이 있었다. 제3조 3항 ‘술에 취한 채로 관공서에 몹시 거친 말과 행동으로 주정하거나 시끄럽게 한 사람은 60만 원 이하의 벌금, 구류 또는 과료의 형으로 처벌’하도록 법을 개정했고 사안에 따라서는 초범이라도 현행범 체포 등 형사입건 뿐만 아니라 무관용 원칙에 따라 과거와 달리 정부에서도 엄정 대응하고 있다.

음주의 주목적은 술 한 잔을 통해 소소한 담소를 나누고자 하는 것이 대부분일 것이다. 이처럼 좋은 목적이 변질되면 안 된다. 만취 후 난동 등의 행위가 술김에 한 사소한 실수로 용납될 수 없다는 것을 시민 스스로가 인식하고 올바른 음주문화를 지키고자 노력해야 할 때이다.

시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경찰은 신고출동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기 위해 무관용 원칙에 따라 엄중한 법 집행을 할 것이고. 이에 발 맞춰 시민들도 올바른 음주문화를 만들기 위하여 적극적인 관심을 갖고 노력해주었으면 한다.


대전 서부경찰서 도마지구대 순경 김승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