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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투고]믿고 구매할 인터넷 쇼핑몰은 어디에?
작성자박용진 작성일2015-12-03 03:18:39 추천0 조회1163

1. 전자상거래시 소비자가 겪는 불편

[교환·환불 지연, 사기 등의 문제들]

요즘은 아주 많은 사람들이 인터넷 쇼핑몰에 주문을 걸어놓고 택배를 기다리는 그 두근거림을 만끽하고 있다. 법률용어로는 전자거래의 방법으로 물건을 사고파는 것을 전자상거래라고 하는데, B2C(기업·소비자간)전자상거래량은 이미 6조 원을 훌쩍 넘어섰다. 전자상거래시 판매자는 가게를 차릴 필요도 없고 구매자는 인터넷에서 쉽고 빠르게 구매가 가능하기 때문에, 시간과 비용이 절약된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온라인에서 이루어지는 거래이기 때문에 서로간의 신뢰성 확보가 중요한 점이다. 필자도 인터넷 구매를 많이 하는 입장에서 교환이나 환불문제가 지지부진하게 진행되고, 그 과정에서 여러 번 전화통화도 해야 할 때마다 매번 답답함을 느낀다. 심지어 사기를 당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런 문제의 근본 원인은 대부분의 쇼핑몰이 소비자가 먼저 돈을 지불하고 물건을 받는 ‘선지급식 통신판매’를 함에 있다고 본다.

2. 소비자 불만의 원인

[돈을 먼저 주기 때문]

전자상거래를 하다보면 소비자가 무통장입금, 계좌이체 등으로 결제를 하고, 판매자가 입금내역을 확인하고 나면, 배송을 진행하는 방식이 대부분이다. 이러한 방식에서는 돈을 먼저 주고 나니 소비자와 판매자간 분쟁이 생기면 소비자는 불리할 수 밖에 없다. 분쟁이 없더라도 돈을 먼저 입금해버린 소비자는 물건이 오는 동안 제대로 된 물건이 올지, 언제 올지 노심초사해야 한다. 해외구매대행 같은 경우는 최장 2~3달을 발만 동동 구르고 있어야 한다.

선지급식 통신판매는 민법상 소비자의 동시이행의 항변권을 보장하지 못한다. 오프라인 거래에서 소비자는 물건을 받기 전에 돈을 지불하지 않아도 되는데, 온라인에서는 왜 먼저 돈을 줘야 하는가? 옛날에는 세입자가 계약기간이 끝나면 방을 먼저 빼고 전세금을 받았는데, 방을 뺐는데도 전세금을 안 돌려주는 일이 종종 발생하자, ‘방을 빼면서 집열쇠를 돌려줌과 동시에 전세금을 돌려받도록’ 세입자의 동시이행의 항변권을 보장하게끔 제도가 개선된 사례가 있다. 이처럼 누가 먼저, 언제 이행하느냐는 점은 거래에서 위험부담을 결정짓는 중요한 척도다.

3. 사전적 안전장치인 거래대금예치제도

[온라인 거래의 단점을 해소하자]

오프라인에서(편의점에서) 물건을 산다고 가정한다면, 돈을 내는 동시에 물건을 받고 바로 확인할 수 있다. 물건에 흠이 있다면 바로바로 어필도 가능하다. 하지만 온라인에서는 멀리 떨어져 있는 얼굴도 모르는 사람과 거래를 해야 하기 때문에 서로의 신뢰성을 확보하기가 어렵고, 누군가는 먼저 이행해야 한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으로 첫 번째는 소비자와 피해보상보험계약을 체결하는 것이고(사후적 구제), 두 번째는 물건 값을 공신력 있는 제3자가 보관했다가 소비자가 물건을 받고 이상 없음을 확인한 후, 돈을 보내라고 승인하면 제3자가 판매자에게 돈을 보내는 방법으로, 피해보상보험계약에 비해 소비자의 권리를 사전적으로 보장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사실 이 방식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 1997년 미국은 부동산거래에 ‘에스크로’제도를 시행했고, 우리나라는 2005년 이를 ‘거래대금예치제도’로 도입하여 10만 원 이상의 전자상거래에 시행, 그 기준을 5만원으로 수정했다가 지금은 금액에 상관없이 거래대금예치를 시행하고 있다. 이처럼 거래대금예치제도는 이미 시행되고 있는데 실생활에서는 그렇게 활성화 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법제가 잘못되어있기 때문이다..

4. 제도화

[거래대금예치 이용을 의무화하자]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전자상거래법) 제24조 제2항에 따르면, ‘통신판매업자는 선지급식 통신판매를 할 때 소비자가 결제대금예치의 이용 또는 통신판매업자의 소비자피해보상보험계약등의 체결을 선택한 경우에는 소비자가 결제대금예치를 이용하도록 하거나 소비자피해보상보험계약등을 체결해야 한다.’고 한다. 일단 법문이 너무 길고, 의무인 듯 선택인 듯 의무 같은 아리송하고 지저분한 표현이 생각을 어지럽힌다. 그러나 면밀히 읽어보면, 결국 결제대금예치나 피해보상보험계약은 사업자의 의무가 아닌 소비자의 선택사항이다. 사업자는 이런 선택지를 갖다 놔야 하지만 소비자가 이를 이용하지 않도록 유도한다면 이 제도는 무의미하게 된다는 것이다(2013, “결제대금예치제도에 관한 연구”, 『법과 정책연구』, 고형석 참조). 전자상거래법 제24조 제2항은 ‘통신판매업자는 선지급식 통신판매를 할 때 결제대금예치를 이용해야하고, 소비자피해보상보험계약등을 체결해야 한다.’로 명확하게 개정하여 소비자의 사전적·사후적 구제를 보장해야 한다.

[영세업자들에게는 수수료를 보조해주자]

다만, 이렇게 해버리면 소액거래로 먹고 사는 영세업자들은 그 수수료를 어떻게 감당하나, 결국 가격상승으로 소비자가 다시 피해보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있을 수 있다. 따라서 전자상거래법 제24조 제11항에 ‘정부는 제2항에 의한 결제대금예치의 이용으로 통신판매업자에게 발생하는 수수료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경우에 한하여 이를 보조해준다.’를 신설하고, 여기서 가리키는 대통령령으로서 전자상거래법 시행령 제28조의2를 ‘(결제대금예치 이용 수수료 보조 대상)법 제24조 제11항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금액”이란 5만원(소비자가 1회 결제하는 금액을 기준으로 한다)미만을 말한다.’로 개정해야 한다.

다만, 이렇게 해버리면 정부는 그 많은 수수료를 어떻게 보조해주나 하는 의문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거래대금예치 이용자가 많아지면 수수료는 내려갈 것이고(아예 법정으로 상한을 지정할 수도 있다), 그러면 정부가 보조해야 하는 수수료 액도 줄어들 것이며, 그 동안 소비자-판매자간 분쟁소모비용으로 지출되던 정부의 예산 절감비용도 감안해야 한다(참고로 2014년 공정거래위원회의 소비자 보호 관련 분쟁 중 42.3%가 전자상거래법 위반에 관한 문제였다). 그리고 이 ‘5만원’이라는 기준은 예산운용 가능액에 따라 7만원으로, 10만원으로 점차 올리거나 내릴 수 있다. 이로써 통신판매업자는 신뢰성을 확보하고 이용가치를 높일 수 있으며, 소비자는 믿고 거래할 수 있는데다, 정부는 국민 불편을 개선하고 공정한 거래 토양을 마련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