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치 않게 글을 쓰게 되어 아래의 글을 기고하고자 합니다. 이렇게 작성하면 되는 것인지 알려주세요. 혹 지면에 실릴수 있는 영광이 주어 진다면 미리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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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 가축이 아니다.

주시자 (fightsk@naver.com)

"3포 세대"가 요즘 사회에 큰 이슈이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여당이 발의한 교육과정 개편안은 초등 입학을 1년 당기고, 6년의 교육을 5년으로 줄여 젊은 청년들을 더 빨리 사회로 내보내 현 상황을 타개하고자 하였다. 정부가 미래에 사회에 대한 고민을 했다는 점은 높이 사나 발의 내용을 보면 국민을 가축으로 여긴다 싶을 정도로 불편하다.

현재의 문제의 발단은 청년세대에 있다. 이른바 "3포 세대"가 그들이 포기한 취업, 결혼, 출산을 하기 위한 현실은 가혹하다. 경제 성장률이 낮은 상황 속에서도 취업률은 증가하였다는 정부의 이야기와는 다르게 봉급도 높고 고용이 안정적인 소위 "좋은 직장"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나라의 경제를 지탱하는 중산층 대부분이 월급을 받는 근로자인 현실에서 "좋은 직장"에 다니지 못한 수많은 젊은이들은 미래를 비관하며 결혼시기를 늦추거나 포기 하고 있다. 설령 "좋은 직장"에 취업을 하였더라도 결혼이라는 관문을 통과하기 위해 치러야 하는 비용 또한 만만치 않다. 결혼정보업체 듀오에 따르면 대한민국 남녀 평균 결혼 비용으로 남자는 평균 1억 5598만원을, 여자는 평균 9398만원을 치러야 한다. 도합 2억 5000만원의 비용 중 70%가 넘는 금액인 1억 8000만원을 주택에, 나머지를 "격식 있는" 결혼식에 사용한다. 상위 10% 급여 근로자에 속하는 대기업 신입사원의 초봉이 4500만원 정도이고, 연평균 50% 가량을 저축한다고 가정하였을 때 남성의 경우 산술적으로 약 7~8년은 저축을 해야 결혼을 할 수 있다는 결론에 이른다. 그러나 이마저도 치솟는 주거비용의 상승으로 인하여 통계 속 1억 8000만원으로는 출퇴근을 편하게 하기 위한 도심 속 빌라 전세, 주거 환경을 좋게 하기 위해서는 1시간 이상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하는 수도권 아파트 전세 정도 구할 금액 밖에 안되며, 현재의 전월세 가격상승률로 미루어 2년 뒤 재계약 때는 자신의 연봉만큼의 비용이 추가로 필요할 것이다. 이러한 추세에 발맞추기 위해서 맞벌이는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이다. 그러나 맞벌이는 필수적으로 육아비용의 증가가 따라온다. 특히 영아의 보육료는 여성 근로자의 평균 월급에 맞먹기 때문에 오히려 부부 중 한 사람은 아이가 직접 키우는 것이 비용적인 측면에서 절감이 되나, 현재의 유명무실한 육아 휴직제도는 언제 자신의 자리가 없어 질지 모르는 불안감에 사로잡힌 젊은 부부를 일터로 내쫓고 있다. 이런 상황에 놓인 젊은 부부에게 출산정책이 장려하는 두 아이 보육은 그야말로 딴나라 이야기일 뿐이다.

이를 바라보는 기성세대의 입장은 어떠할까. 흔히 풍자되는 인터넷 유머로 "노력이 부족하다"는 입장이 다수를 차지한다. 은퇴의 기로에 들어선 베이비붐 세대들은 "한강의 기적"으로 대표되는 한국의 경제성장에 많은 기여를 하였다. 당시는 현재에 대비하여 근로의 가치가 더 높았기 때문에 비록 열악한 근로환경 속에서 갖은 고생을 하였지만 그만큼 기회도 많았다. 주거에 대한 예를 단적으로 들면 77년도에 분양된 반포 2단지 16평형은 당시 579만 8천원이었는데, 80kg 쌀 한 가마에 24,000원, 수도권 근로자 평균 월급이 15만원 정도이고, 월급에 반 이상 저축 한다고 가정 하였을 때 약 6년이면 내 집 마련이 가능하였다. 그러나 현재 서울시내에서 주택을 취득하기 위해서는 연봉 4500만원을 받는 소득 기준 상위 10% 직장인이 같은 조건에서 20년을 넘게 일해야 하는 금액 4억 1000만원이 필요하다. 이처럼 기성세대들이 이야기 하는 "노력"은 현재와 기준을 달리 하고 있기 때문에 비교가 불가능 하며, 앞으로도 과거와 같은 영광은 통일이 되지 않는 한 다시 오지 않을 것이다.

현실이 이러한데 기껏 내놓은 대책이 고작 청년의 사회진출을 2년 앞당기는 거라면 이는 작금의 현실을 "숫자놀음"으로 면피하려는 수작에 지나지 않으며 현재의 국민-기업-국가가 서로의 생존을 사이에 두고 양보 없이 대립하고 있는 양상을 더욱 악화시킬 것이다. 국민들은 국가를 지탱하는 근간을 포기함으로써, 기업은 불황 때 체득된 경험의 그늘에 맞서 자본을 계속해서 비축하며, 국가는 이런 기업과 국민들의 근본적인 원인을 고심하기 보다는 단지 집권을 위해 보여주기 식 법안만 쏟아내며 반목을 더욱 장기화, 고착화 되게 만들 것이다. 국민들은 기껏 열심히 해야 20년을 모아서 집 한 채 못하는 현실에 낙담하여 현실을 포기할 것이고, 기업들에게 과거 외환 위기 때 적절한 대비 없이 위기를 맞아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하고 회사를 헐값에 매각했던 과거를 기억하며 더욱 "좋은 직장"을 만들고 세수에 기여하는 노력 없이 유보금을 더욱 비축할 것이다. 정부는 미래에 대한 고민 없는 정책을 펼친 바 저금리 기조로 시중에 풀린 돈은 더욱 부동산, 유보금 등으로 흘러 들어 선 순환 하지 못하고 정체될 것이다.

억지스런 결혼권장, 출산장려 정책은 절대 성공할 수 없다. 국민들은 가축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제는 문제의 근본 원인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현 정부가 이야기 하듯 잠재성장률 소득 4만불 시대를 열어가기 위해서는 다양한 사회 현상을 뿌리부터 바꾸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 노력의 중심에는 "사람에 대한 고민"이 있다. 결혼과 육아는 분명 복잡하고 힘들고 어려운 일이나 즐거움과 보람이 있는 일이다. "3포 세대"가 생존의 문제가 아닌 행복에 대해서 고민하게 만들 수 있을 때 현재의 사회 문제는 자연스럽게 풀릴 것이다. 이를 토대로 수 차례 뜯어고쳐지는 날치기 정책이 아닌 미래 100년을 준비하는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 특히 교육과 복지는 이러한 정책들 중에서도 중심에 서있다고 할 수 있다. 역사상 한번도 겪어보지 못한 저성장 국면에서 분명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 국민들은 저력이 있다. 위정자들이 투명하게 정책을 다듬고 국민들에게 진심으로 다가온다면 우리들은 지금도 기꺼이 나라의 발전을 위해 헌신할 것이다.

지난주 아내가 딸아이를 출산하였다. 출산 전만해도 주변 "3포 세대"들 틈에 섞여 항상 "탈한국"을 외치던 필자였지만, 출생신고를 하고 나서 등본에 찍힌 필자의 딸아이 이름을 본 순간 문득 더 살기 좋은 우리나라를 다시 한번 꿈꾸게 되었다. 결혼과 출산은 인류의 제도와 풍습으로 현재까지 내려오고 있지만, 사람으로 태어나서 한 가정을 이루고 자녀를 가진다는 것은 그 자체로 즐거움이고 축복이다. 더 이상 위정자들에 의해 가축으로 치부되어 "인간의 존엄성"을 고민하는 일이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리고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나라의 미래에 대한 걱정 없이 자신의 현재에 충실한 삶을 살 수 있는 그날이 오길 꿈꿔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