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설] 원격의료 세계적 추세, 醫協 뒷다리 잡지 마라 " 를 읽고

의학은 전 세계가 영어를 기반으로 특허권을 주장하지 않고 지식을 공유한다. 모든 한국 의사들은 영어기반의 의학교육을 받고, 영어기반의 최신지견을 공부한다. 그런데도 원격진료가 세계적 추세라는 말은 금시초문이다. 대한민국 제일의 경제신문 사설 제목이 “세계적 추세”라는데 거짓일 리는 없고, 필시 한국의 의학교육은 크게 잘못되었다.

“일단 실시해 보고 문제점과 개선점을 찾아내면 되는데 의료사고 운운하며 불안을 부추기는 것은 생명을 다루는 의사로서 도리가 아니다.”라는 매경의 질타를 보면, 사람을 실험동물 취급하지 말아야한다는 도그마에 빠져 있는 한국 의사들은 한심하다.
복지부에서 이번에 시범사업에 참여하는 의료기관을 공개하지 하지 않는다고 한다. ‘시범’사업이라면 ‘살펴보기’ 위한 사업인데 보여줄 수 없다는 사실은 의사들이 천하에 무도하기 때문임에 틀림없다. 복지부에서 어련히 알아서 할 일이니, 의사들에게 과정을 보여줄 필요는 없고 결과만 통보받고 시키는 대로 복종하면 될 일이다.

국토가 넓어서 (인구 당이 아니라) 면적 당 의사밀도가 매우 낮은 미국에서 원격진료가 일찍 발달하였고 호주가 늦게서야 받아들여 그 실효성이 입증되었으므로, 면적당 의사 밀도가 매우 높은 우리나라에서 못할 이유는 없다. 환자 진료는 오감을 넘어서 육감까지 동원해야 한다지만, 미국이나 호주에서 그러한 사실을 모를 리가 없고 화상진료가 그러한 정보를 제한하더라도 원격진료로 얻어지는 이익이 더 크기 때문이다. 매경의 자신 있는 주장으로 보아, 그 이익이 단지 거리가 멀어서 진료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만은 아니리라. 그렇게 제한된 격오지 사람들만을 대상으로 한다면 산업화라는 말이 어울리지 않는데, 천하의 매경이 허투루 산업화를 운위하겠는가? 틀림없이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원격진료가 일상화 되어 있을 것이다.
미국의 원격진료사업에 참여했다가 기대했던 사업성이 없어서 어려움을 겪은 한국인 사업자의 경고는 수완이 부족한 탓이다.

일본 당국이, 방사능에 오염된 지역으로 의사가 갈 수가 없어서 원격진료를 원하는 환자에게, 대면진료에 비해 나쁜 결과에 대한 책임이 환자에게 있다는 사실을 주의사항으로 상기시키지만, 이는 대면진료와 똑 같은 책임을 의사에게 지우는 우리나라 규정이 환자에게 더 이익이다.
기업체에서 업무효율을 위해서 화상회의를 하는 경우가 있는데, 화상회의로 기인한 손해나 착오에 대한 책임은 기업이 진다. 세종정부청사에도 화상회의 시설이 갖추어져 있지만, 가급적 부총리가 세종시를 방문해서 회의를 주제해야 완성도를 기대할 수 있어서 화상회의 시설을 이용하는 경우는 매우 드믈다. 그러나, 원격진료의 경우는 의사가 대면진료와 똑 같은 책임을 지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환자들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 또한 화상회의 산업도 덩달아 활성화될 것인 바, 원격진료를 반대하는 의사들의 직업윤리 때문에 연관 산업발전이 발목 잡힌다.

환자의 편의를 도외시한 채, 책임지지 않으려고 원격진료를 기피하는 무책임한 의사는 강제시행령으로 규율해야한다. 의사들의 알량한 직업윤리가 ‘환자 편의’와 ‘의료산업’ 발전에 앞서서는 안 된다. 대면진료와 똑 같은 책임을 의사가 지는 것은 필수 요건이다. 어떤 경우도 의사가 모든 책임을 져야한다. 그 이유는 의사밖에 원격진료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다음은 2014-9-18 매경 사설.....
[사설] 원격의료 세계적 추세, 醫協 뒷다리 잡지 마라
기사입력 2014.09.18 00:01:02 | 최종수정 2014.09.18 00:30:11


정부가 이달 말부터 일부 의원급 의료기관과 보건소에서 6개월간 원격의료 시범사업을 실시하기로 했다. 원격의료 시범사업은 정부와 의사협회가 지난 3월 공동으로 실시하기로 합의한 사항이었다. 그러나 의협 새 집행부가 반대로 돌아서면서 사업이 계속 지연되자 결국 보건복지부가 단독으로 강행하기로 한 것이다.

의사들이 불참하는 바람에 시범사업은 고작 의료기관 11곳, 교정시설 2곳으로 축소됐고, 처방전이 발급되는 `원격의료`보다는 관찰과 상담 위주인 `원격 모니터링`으로 `초라한 출발`을 하게 됐다.

의사들은 영상 대화로 진료하면 오진 위험이 크다는 점을 반대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다. 그럼 이미 시행하고 있는 선진국은 바보란 말인가. 진정 환자들 건강을 생각한다면 약속했던 대로 시범사업에 참여해 원격의료에 대한 안전성과 유효성을 검증하는 것이 옳다. 일단 실시해 보고 문제점과 개선점을 찾아내면 되는데 의료사고 운운하며 불안을 부추기는 것은 생명을 다루는 의사로서 도리가 아니다.

원격의료는 의사를 구경하기 어려운 섬ㆍ산간벽지 주민이나 거동하기 힘든 장애인ㆍ노인들에게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제도다. 게다가 세계적인 추세다. 미국은 1997년부터, 호주는 2011년부터 원격진료가 허용됐는데 ICT 최강국인 대한민국이 의사들 제 밥그릇 챙기기 때문에 시작도 못해서야 되겠는가. 잠재력을 가진 국내 의료기기 업체와 ICT 업체들도 원격진료 도입이 늦어질수록 성장 기회를 잃게 된다.

정부는 내년 3월 시범사업이 끝나면 상반기 중 국회에서 원격의료를 허용하는 의료법 개정안을 통과시킨다는 계획인데, 의료계가 지금과 같은 태도를 고수하면 입법 과정에서 충돌이 불가피하다. 의료계가 빠진 반쪽짜리 시범사업으로는 성과를 거두기 힘들다. 복지부는 어떻게든 의협을 설득해 참여를 이끌어내야 한다. 의사들도 기득권과 집단이기주의를 내려놓고 환자 편의, 의료산업 발전을 중심에 놓고 생각하길 바란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