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 영화팬들이 기다려온 축제가 돌아왔다. 4일 제 12회 부산국제영화제가 개막한 것이다. 우리나라 최대의 영화제이니만큼 그 열기가 대단하다.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 각지의 유명배우, 감독이 한 자리에 참석하고, 각지에서 몰려드는 관객들의 수도 어마어마하다. 벌써 전체 티켓의 절반 이상이 판매되었을 정도다. 그러나 성대하게 개최된 영화제를 보면서 걱정되는 점이 한 가지 있다. 바로 관객들로 인해 무질서한 부산이다.

작년 11회 영화제 관람을 위해 부산을 찾았을 때, 영화제를 진행하는 극장과 그 주변 환경으로 인해 적잖이 당황했다. 영화를 상영하는 극장과 부산 번화가는 매우 붐비는데다 사람들이 서로 지나가기 위해 밀치면서 사고위험이 매우 커 보였다. 거리는 많은 사람들이 버린 쓰레기와 담배꽁초로 더럽혀져 있었고, 해운대 해변은 술을 마시며 밤을 보내는 관객들의 고성방가로 시끌시끌했다. 이는 아시아를 대표하는 부산국제영화제의 위상을 낮추는 광경이었다.

이번 영화제에서는 그런 모습을 만나지 않길 바란다. 세계적인 영화제가 된 만큼, 수준 높은 거장들의 영화와 함께 관객들의 에티켓 수준도 개선되어야 한다. 깔끔하고 아름다운 부산 바다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부산국제영화제는 단순한 영화제가 아닌 한국 영화와 부산, 나아가 대한민국의 얼굴이기 때문이다. 이번 영화제에서는 함부로 쓰레기를 버리지 않고 질서를 지키는 국제적 수준의 한국 관객의 모습을 만나길 기대한다.

임은지(동덕여자대학교 경영학과 3학년 학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