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맞이꽃’은

한자 이름인 월견초(月見草)의 순우리말이고

원래 이름은 ‘도둑놈의 꽃’이었다지.

예쁘고 연약한 꽃에

그렇게 살벌한 이름을 붙였다니

혹자(或者)는 우리 조상님들의 정서가

그렇게 메말랐음을 한탄했지만

그건 아니라고 보아도 될 것이다.

서양의 전설에서 그 꽃은

달님을 연모하여 밤에 핀다는데

도둑이 없는 하늘과 땅 사이에서는

그 정도로 한가한 생각도 할 수 있겠지.

이성계는 썩어빠진 고려 사회를 개혁하여

조선을 건국했으니

백성들이 가렴주구(苛斂誅求)에서 벗어나

쌀밥을 먹을 수 있게 되었다하여

이성계의 '이'자를 붙여 ‘이밥’이라고 했다는데

조선의 벼슬아치 10중 8,9는 도둑이었다고

기록이 전하니 그 썩은 짓을 누가 말리겠는가?

그래서 백성들은 생존을 위해

남을 의심하는 것이 처세술이었겠지.

어두운 밤에 피는 꽃이 어딘가 수상해서

경각심의 상징으로 그런 이름이 필요했겠지.

‘그 썩은 새끼들 때문에 나라가 망했고

그 썩은 새끼들이 해방 후에도 지배했고

그 썩은 새끼들이 독재했다’는데

민주화된 오늘날에는

썩은 새끼들이 없다고 하면 누가 믿겠는가?

‘도둑놈의 꽃’, 그거 괜찮은 이름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