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늘 KBS1TV 인기 드라마의 "대조영" 편에서 6일동안이나 굶은 대조영이 당나라의 제일거한과 탈진상태에서 싸워 통쾌하게 이기는 것을 본 당나라의 황후까지도 칭찬을 아끼지 아니하는 장면이 방영되었습니다. 시청하는 우리 모두도 가슴 조이며 기뻐했을 것입니다. 이문이라는 장수가 의도한 바 처럼 당나라의 입장에서 보면 대조영은 당연히 신속하게 처형되었어야 마땅했을 것이나, 소위 적국의 황후조차 대조영을 기린 것은 그가 자신의 가물거리는 풍전등화 같은 목숨은 전혀 아랑곳 하지 아니하고 최후까지 오직 조국 고구려의 기상발양만을 생각하고 초인적 최선을 다한 모습을 대단히 아름답게 본 나머지 대승적 차원에서 은전을 베푼 것일 것이며, 이것은 신하라면 그가 조국을 위해서 어떻게 처신해야 할 것인가를 본보기로 보여주는 계기로 삼고자 하는 김히 신하가 넘보지 못할 황후만으로서의 큰 계산도 깔려 있었을 지 모를 일입니다.
2. 지하철에서 먹다 남은 음료수병을 흔둘며 천방지축으로 돌아다니면서 다른 승객에게 혐오감을 주는 어린 아이를 제지하는 승객의 입장을 모든 부모가 이해하려들지는 않습니다. 작은 시비가 크게 번졌을 때 그를 바라보는 다른 승객들은 비교적 냉정하겠지만 당사자는 사정이 조금은 다를 것입니다. 이러한 시비는 비록 사소하게 발단되었지만 자식을 사이에 둔 사안이므로 큰 싸움으로 번질 개연성이 있습니다. 왜냐면 자식에 대한 사랑은 이성보다 본능이 훨씬 앞서기 때문에 아무리 이성을 겸비한 부모라 하여도 당연히 이성을 잃고 본능적으로 자식 편에 서서 격앙할 것이므로 그를 쉽게 이해하지 못하는 상대방과의 싸움이 불가피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것이 조물주가 우리에게 심어준 본능임에도 모든 사안을 반드시 본능을 접고 이성에 좇아 정리하여야 한다고 주장한다면 이는 설득력이 부족하다 할 것입니다.
3. 자신이 가지는 사명을 다하는 대조영이나 본능에 입각한 자식사랑은 전혀 꾸밈이 없는 것이어서 참으로 아름답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대조영은 처형될 신세를 면치 못할 것이고 이성을 잃은 부모는 그 잃은 만큼의 책임을 면키 어려울 것임은 당연할 것이지만 사명을 다한 대조영을 어리석다거나 위의 본능을 앞세운 부모 자신이 그가 사회적 경제적 위상 등을 등에 엎고 저지른 계산된 행위였다고 스스로 밝히지 않는 한 그것들을 기정사실화하고 그로써 다른 부모와 차별하여 비난하는 것은 어쩌면 패배주의적 발상일 수도 있어 보입니다.
4. 오늘 KBS 심야토론에 나오신 패널분들 중 어느 분은 마치 한화와 또는 다른 대기업과 깊은 악연이 있으신 것 같이 주제와 전혀 무관한 수십년전에 있었던 사건까지 거론하시는 것을 보았는데 김승연이 한화총수라는 뒷심을 믿고 계획적으로 저지른 것이 밝혀 졌다면 그러한 발언은 거의 문제가 없을 수 있겠으나, 순수한 아버지로서(형사적 책임은 별론으로 하고) 감행한 사건이라면 모든 아버지의 본능이 일치할 수는 없는 것이므로 비록 상식이하의 수단을 동원하였다 하여도(예를 들어 그룹 하부조직이나 조폭 등) 그 행위를 그룹의 행위로 간주하는 것은 어쩌면 아버지의 순수성을 모독하는 것이라 할 것입니다.
5. 오늘 패널로 나온 온 아무개씨(매일경제 논설위원)의 견해나 버지니아주 총격사건에 대한 우리 국민들이나 교포분들의 우려를 훨씬 뛰어넘는 미국인들의 성숙된 감정에 대한 예시 또는 아버지 김승연이 아닌 한화총수 김승연의 행위라는 언론보도 태도에 대한 지적 등은 아버지 김승연으로서의 행위를 한화라는 그룹 전체의 행위로 연계시키려는 다른 패널들에 비하여 그 차원과 견해가 전혀 다른 것으로써 저만큼 앞서있는 아주 적절한 것이었다고 사료되어 감히 높이 칭찬드리고자 밤잠을 못이루고 몇자 써 봅니다.(최근 나는 대기업과의 소송에서 패하여 억울한 감정에 휩쌓여 사경을 헤매고 있으나 그런 증오심과 연계하여서는 안될 듯 싶습니다 - 물론 NGO계통과 연관성을 가지신 분들의 대기업에 대한 견해는 충분히 이해되고 사회적 약자 보호를 위하여 더욱 분발하여주실 것도 간절히 머리숙여 당부드리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