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너무나도 억울한 일을 당했는데 마땅히 얘기할 곳이 없어 여기를 찾았습니다. 그냥 넋두리려니 하고 들어주세요.
저는 부산의 한 외국어학원에서 영어강사 겸 외국인 채용담당을 맡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캐나다인 한사람과 호주인 두사람, 미국인 한 사람을 고용하게 되었지요.
이 얘기를 하기에 앞서 간단히 우리나라 외국어 강사 채용에 관해말씀드립니다.
우리나라에서 외국어회화 강사로 일할 수 있는 나라는 소위 우리가 말하는 native country 이지요. 미국, 영국, 네델란드, 캐나다 등 영어를 모국어로 쓴다고 인정된 나라들입니다 이 이외의 나라에서 온 사람들은 회화강사로서 꼭 필요한 e-2 visa 라는 것을 못받습니다. 이 e-2 visa 를 받기 위해서는 한국에 이미 들어와 있는 경우 (관광비자겠죠?) 는 어느 나라든 우리나라를 떠나 다른 나라에 있는 대사관에 가서 허가도장을 받아야합니다. 아님 자기나라에서 우리한테 지원서를 내고 여권과 계약서에 싸인을 한 것을 출입국관리소에 넘기면 며칠만에 visa 번호가 나옵니다. 그럼 자기 나라에서 그 번호를 가지고 한국대사관에 가서 허가도장을 받는것이죠.
우리나라에서 외국인을 고용할 때 해주어야 하는 것들을 적어보겠습니다.
1) 먼저 우리나라까지 오는 항공료, 나중에 1년 마치고 자기나라로 가는 항공료. 심지어 1년마치고 한국에 그대로 있을 거면서도 항공료 cash 로 다 받아가려고 합니다 . 그럼 주어야 합니다.
2) 하루에 50분짜리 수업 6개하고 기본이 2백만원입니다. 그런데 그게 웃긴게 물론 우리가 최소 4년제 (Bachelor's degree) 이상을 요구하기는 하지만 미국, 캐나다에 얼마나 대학이 많습니까? 우리나라하고는 비교가 안되죠. 심지어 건물만 있고 청소해서 먹고 사는 사람도 대학총장 학위증을 가지고 있다고 하는군요. 한국에서 원할경우 봉인된 (sealed) 성적표(transcript) 도 얼마든지 조작이 가능하고요. 말 그대로 개나소나 대학 돈 좀 주면 가는 거죠. 물론 하버드나 그런데는 한국와서 이 돈 받고 일하겠습니까? 미쳤다고? 걔네들 대학졸업자 초봉이 얼만데. 실력이 없어 직장을 못구하고 있다가 거지되기 직전에 한국에 오지요. 영어하나 잘하니까. 미국,캐나다라면 우리나라 사람들 미쳐 좋아 날뛰니까. 그것도 다 알고 있지요. 걔네들.
3) 한달에 20일 이상 일하면 절대 안됩니다 . 막 불법이라고 우기고요. 설연휴나 추석연휴가 길어서 어쩔수 없이 평일이 20일이 안되면 (주말은 일하면 큰 일 나십니다)그건 괜찮은데, 다음 달에 20일이 조금이라도 넘으면 바로 고소하겠다고 난리고 돈을 요구합니다. 하기야 돈이면 뭐든 해결이죠. 왜? 직장도 없이 거지같이 있다가 자기들 나라에서 대접 못받고 있다가 한국와서 선생님소리 듣지, 돈 받지.
4) 1년안에 무조건 straight 로 10일 유급휴가 받겠다고 합니다. 생일은 생일이라 일 못하고, 크리스마스에도 일 못하고, 부모님 오신다고 일 못하고. 여자친구나 남자친구하고 동거하다 병 걸려서 며칠 결석하고, 병가써먹고. 아플때는 병원비 반이 학원부담이거든요. 비뇨기과가 가장 많지요. 아님 산부인과. 부끄러워 미칩니다.
5) 국민연금이죠. 외국인 국민연금이라고 하나요? 자 일단 한달에 지 월급에서 10만원, 원장이 10만원 내줍니다. 1년이면 240만원이죠? 우리나라 법이 개같아서 미국, 캐나다 사람이 원할때는 언제든지 이 돈 몽땅 (반은 원장이 내었어도) 다 들고 갈 수 있답니다. 우리나라 법이 그래요.
6) 지내들도 한국와서 외로운데 즈그들끼리 인터넷으로 얘기도 하고 하겠죠. 그럼 무슨소리가 가장 많은지 아세요?
어디어디 가면 일은 많이 안하고 돈은 많이 받을 수 있다더라. 한국인들은 미국,캐나다인이라면 특히 엄마들은 자기 몸이라도 팔려 한다. (실제로 prostitute)라는 말을 씁니다. 또한 멀쩡히 일하려고 마음먹은 애한테도 쑤셔서 다른데로 얼른 옮기라고 합니다.
제가 당한 일이 바로 이겁니다.
사증번호가 나와서 이제 일본에 출국해서 visarun 만 하면 되는데 부산 중심지의 한 사립초등하교 재단에서 스카웃 제의를 한 모양입니다. 일단 학교니까 방학이 있지요. 유급휴가. 돈도 더 많이 준다고 했답니다.
뭐, 돈많은 재단이 자기 뽑고싶은 사람 뽑겠다는데 누가뭐라고 합니까? 헌데 갑자기 그제(4월3일) 갑자기 와서는 자기 다른 데서 오라는 데가 있으니 내 월급을 올려주고 6주간 휴가를 주던지, 아님오늘까지만 출근하겠다고 합니다. 2시간동안 생각할 시간을 줄테니 대답을 안하면 자기는 최선을 다한거고 우리쪽에서 가라고 한 걸로 치겠답니다. 더 웃긴건, 우리가 아직 사증번호발급 취소를 안했는데도 그 쪽학교에서는 아무문제가 없으니 오라고 했답니다.
우리는 멍했죠. 2시간주고 생각하라니...이제 4월이라 visa run 만 하면 수업할 거라고 스케쥴 다 짜놓고 학생받았는데. 최소 하루이상은 생각할 시간을 줘야하는 것 아닌가요?
돈이없으니 가불해달라, visarun 도 나 돈이 없으니 돈이 생기면 가겠다. 그래서 미루어 놓고 이제는 일 못한다고 우리더러 다른 학교에서 일할 수 있는 이적동의서를 써달라고 요구하더군요.
그 전에 얼마나 이 친구가 영리하고 똑똑한지 출입국관리소에 찾아가서 나는 visa 없이 하루 일했으니 한달치 월급을 받고 처벌 받겠다고 했죠. 출입국관리소에서는 그냥 좋게좋게 해결하라더군요. 캐나다인이니까 함부로 못하고 꼬리를 팍 내리고, 웃기죠?
그래서 일단 월급은 없는걸로 하고 이적동의서 써주고 끝냈습니다.
하지만 제가 강력히 말하고 싶은건. 우리 모두.. 여러분. 정말, 이제는 정말 영어를 잘 합시다. 완벽하지 않아도 어느 국제 사회에 나가서도 불이익 당하지 않게 말이죠. 우리 자식세대에는 정말 이런일 당하면 안되잖아요.
너무 속상해서 몇자그쩍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