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 친 자들도 당연히 그래야 되지 않을까?
물건을 속아서 산 것이 억울해서 파출소에 신고했다가 ‘속은 놈이 바보’라는 말을 들어야 했던 사람이 있다는데 아마도 허위 신고가 너무 많아 경찰관이 친절할 여유가 없어서 그랬을 것이다. 텔레비전이 없던 자유당 시절에 대통령의 양자 이강석의 얼굴이 전국에 알려지지 않았으니 지방에 돌아다니며 이강석 행세를 한 사기 사건이 가능했다. 시장이나 군수가 굽실거리는 것을 보고 사기꾼은 기분이 최상으로 좋았었다고 법정에서 진술했다. 피해자들은 속은 것이 분해서 자살 충동을 느낄 정도였겠지만 “그 놈 재주도 좋다”고 감탄하는 사람이 있을 만큼 사회적으로 사기에 대해서 관대하니까 사기가 판치는 사회가 된 것은 아닐까?
스포츠와 경제 기타 분야에서는 강국이니 대국이니 하지만 도덕성 측면에서는 부끄러운 면이 있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과거에 대통령도 ‘왕초건 피라미건 다 잡아들이겠다. 지위고하를 막론하고...’등의 용어를 쓴 것은 누군가의 표현대로 이 나라의 법이라는 그물에는 큰 고기보다는 작은 고기가 더 잘 잡히는 불공정한 사례가 있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모든 범죄는 숨기고 위장하는 것이 필수일 테니 사기는 범죄의 근원일 것이다. 요즘 빈발하는 허위 신고에 대해서는 처벌할 법적 근거가 없다니 헌법을 누더기가 되도록 개정하면서도 필요한 법에는 무관심이었단 말인가? 도덕성이 확고하다면 법은 필요 없겠지만 도덕성 확립을 위해서 무거운 형법이 필요할 것이다. ‘도덕이 땅에 떨어졌다’는 말은 그 이전에는 도덕이 땅에 떨어지지 않았던 시대도 있었고 ‘윗물이 맑아서 아랫물도 맑았다’는 뜻일 테니 그 시대로 복귀할 수 있다면 ‘봉이 김선달’같은 소설은 읽을 가치가 없어질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