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에게 독극물을 먹게 한 재벌백화점

신세계백화점을 자주 이용한다. 돈이 많아서도 아니고 허영심이 있어서도 아니다. 백화점 매출은 많이 올려주지 못하지만 정성을 들여야 할 시부모님 제사나 귀한손님 접대시에 장은 꼭 백화점에서 본다. 일반재래 시장에서 받지 못하는 고객서비스와 질 좋은 상품을 정보만 있으면 저렴하게 구매할 기회가 많다고 생각하기에 결혼이후 오랜 단골이다.

그렇게 신뢰하던 곳에서 지난 토요일 오후 정말 어처구니없는 황당한 사건이 생긴 것이다.
2007. 1. 13 토요일 오후7시경 외출을 싫어하는 어린 아들을 데리고 오랜만에 사촌형제들과 저녁모임을 갖게 된 곳은 서울 강남신세계백화점 10층 식당가다.
사람이 너무 많은 관계로 메뉴를 정할 여유도 없이 자리가 난 곳이라 무턱대고 들어간 곳에 종업원이 육수, 물(락스가 들어있었음)과 컵을 가져왔다. 엄마 목말라 재촉하는 아들 손에 쥐어준 것은 청소용 락스가 들어가있는 물병의 락스였다. 급히 토하게 하고 강남성모병원 응급실로 달려갔다. 정신이 아득하고 혼미해져 말문이 막혔다. 큰소리로 화를 내지도 못했다. 불안에 떨며 피를 뽑고 수액을 맞는등 우리 가족은 말도 못할 고통에 시달리며 지옥같은 밤을 지새고 나왔다.
인사불성이 된 다음날 백화점 측에선 최고 책임자의 사과는 커녕 그저 임대 식당 매니저가 쥐어준 몇푼의 택시비와 형식적 보험청구로 어물쩡 넘어가려는 태세다.
당시 아이가 먹은 물을 확인차 나도 한 모금 마신 물에서는 지독한 소독 냄새가 코를 자극했다. 락스는 물에 락스를 희석시킨것이 아닌 거의 원액상태였다.
그런데 백화점에서는 물에 락스 몇 방울 떨어뜨려 희석시켰다고 주장한다.
그런 소독약 냄새 정도 나는 물을 먹고 이 난리를 치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명예롭게 살아온 우리 가족을 공갈협박단 취급하는 백화점에 분노한다.
락스를 고객에게 마시라고 가져온것도 분노하고, 또 물병에 왜 락스를 담아놨는지도 분노한다.
소화기 계통이 약한 나와 아이는 안질과 목에 염증이 생겼으며, 의사도 아이의 건강에 대해 장담하지 못한다고 했다. 지금껏 아이의 식도와 위가 정상인지 혈액순환기관은 정상인 지 뇌에 무슨 문제가 생기지 않을지 확인도 어려우며 정신적 외상에 하루하루가 고통스러우며 끔직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현재 특별한 증상이 없으면 청산가리를 먹어도 된다는 것인지 백화점에 묻고 싶다.
엄마를 믿고 물을 마신 아이가 무슨 죄가 있는지 도대체 대기업의 기업윤리관이 이렇듯 안일하게 파행적 행태를 보여도 되는 건지 이해가 가지 않으며, 규탄하고 싶다. 내 아이가 건강하게 자랄 미래를 빼앗아간 재벌의 치졸하고 파렴치한 속내를 고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