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가 바뀌면서 옛날에 비해 많이 개방된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여전히 청소년들에게 담배와 술 그리고 성은 금기사항이다. 다시말해 법적성인인 만18세가 되기까지 담배를 피우는 것, 술을 마시는 것, 그리고 성관계를 가지는 것은 '해서는 안되는 행위'로 간주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청소년들에게 술과 담배를 파는 행위나 청소년과 성관계를 가지는 행위는 법적인 처벌대상이며 다른 것에 비해 도덕적으로 사회적 지탄을 받기 일쑤다.

이와같은 사회적 규제때문인지 담배와 술 그리고 성을 마치 성인이 되기 위한 하나의 조건으로 여기는 그릇된 가치관이 생길수도 있다. 어린 청소년들이 담배를 피우고, 술을 마시며 마치 성인이 되냥 흉내를 내는 것도 그런 그른 가치관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런 가운데 우리나라 청소년들이 담배와 술 그리고 성에 대해 언제쯤 경험을 하게되는지 밝히는 한 조사가 나와 주목을 끌고 있다. 이들 금기사항에 대한 가치관이 우리사회 그대로 투영된 단면을 볼수 있는 조사였기에 더욱 관심이 모아진다.

우리나라 청소년들은 대개 담배를 먼저 배우고, 그 다음 음주를 시작하며 고교를 졸업한뒤에 성경험을 갖는 것으로 조사됐다.최근 한 대학연구팀이 대학신입생의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담배는 중학교,음주는 고등학교,성은 대학입학후 경험했다는 대답이 높았다.

조사에 따르면 대학신입생의 10명 중 2명은 초등학교 때, 3명은 중학교 때 처음 흡연을 시작했고 남학생의 절반 정도가 고등학교 때 음주를 처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성관계 경험자의 60% 정도는 고교 졸업후에 첫 성경험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흡연경험자는 응답자의 19.2%(249명)로 남학생이 25.0%, 여학생이 9.9%를 차지했다. 전체 학생의 93.8%는 한번이라도 술을 마신 적이 있으며, 41.9%가 만취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만취한 날이 한 달에 1∼2일(30.4%) 된다는 청소년도 많았다.

설문에 참여한 청소년 중 성 경험이 있는 사람은 84명(6.5%)이며, 이중 남학생이 72.6%(61명), 여학생이 27.3%(23명)으로 남학생이 월등히 많았다. 첫 경험을 한 시기는 고교 졸업 후인 경우가 50명, 고등학교 재학 중인 경우가 22명이었다.

조사결과에서 의외였던 것은 흡연이다.성은 고등학교 졸업후 경험이 많다고 하니 논란의 여지는 없어 보인다.하지만 의외로 술보다 담배를 더 일찍 배운다는 것은 큰 문제가 아닐수 없다. 심지어 담배를 상습적이든,그렇지 않든 초등학교때부터 담배를 피운 학생이 적지 않다는 것은 가히 충격적이다.

특히나 최근 한 방송보도에서는 초등학생이 노숙자등에게 돈을 주며 담배를 사줄 것을 부탁하고, 성인인 노숙자는 버젓이 이들 초등학생들에게 상점에서 담배를 사주는 모습이 공개돼 그 충격을 더하고 있다.

청소년의 흡연연령이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는 것은 복지부의 조사에서도 밝혀졌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고3 학생들을 기준으로 할때 흡연시작 시기는 주로 중1,2학년(47.2%)이며,초등학교때 흡연을 배운 학생들도 상당수라는 결과가 나왔다.

성인의 흡연도 마찬가지지만 특히 청소년의 흡연은 심각한 결과를 초래한다. 이성적인 자제가 부족한 청소년들이 중독성강한 담배를 피우면서 이를 절제할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아직 신체적으로 완전한 건강성을 유지하지 못하는 초등학교의 경우 그 신체적 피해가 성인이 될때까지 이어질수 있기 때문이다.

복지부는 담뱃값인상에만 연연할 것이 아니라 청소년 흡연을 줄일수 있는 방안을 내놓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