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김용근이라고 합니다.
저는 지난해 중국 상하이 홍커우 공원 윤봉길 의사 의거 현장에서 거행된 의거 73주년 기념일 행사에 참가한 바 있습니다.
당시 무척 긴장한데다 윤 의사의 애국심에 고취되어 경외심을 가지고 행사를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23세 약관의 나이에 어린 두 자식과 부인을 두고 장부출가 생불환(丈夫出家 生不還)이란 글을 남기고 출가하신 그 분의 뜻을 생각하며……
식전행사로 월진회가 주최한 청소년 오케스트라(30여 명이 자체 경비로 참가) 추모공연이 열린 후 11시에 공식 행사가 시작되었습니다. 양국 이해 당사자들의 추도문을 중국어로 먼저 하고 한국어로 통역하는 순서로 진행되었고, 계속해서 국가보훈처장 추도사, 상해총영사의 추도사, 묵념까지 이어졌습니다.
그러나 행사를 지켜보던 저는 대단히 황당하고 기가 막혔습니다. 순국 선열의 행사에 꼭 있어야 할 국기 게양도, 애국가 제창도 없었습니다. 단지 3.1 여성동지회의 추모곡이 있었을 뿐이었습니다.
공식행사가 끝난 후 행사 관계자에게 국기게양과 애국가 제창 등 국민의례가 왜 없느냐고 질문을 하니 지금처럼 행사를 개최한 것도 채 10여 년이 안됐으며, 그런 주장(국민의례)을 하면 행사 자체가 없어질 수도 있다고 하며, 저의 그런 발언을 자중하라는 것이었습니다.
정말 참담했습니다. 세계 10대 교역국의 건국훈장까지 받은 애국지사의 의거기념일에, 그것도 73년이나 됐는데 조국의 국기를 한 번도 게양하지 못했다니…… 살신성인 정신으로 자신을 희생하신 선열의 숭고한 뜻을 자자손손 길이 빛내야 하는데 73년 동안 국기게양도 못했다니 말이 됩니까?
저는 다짐을 했습니다. ‘어떻게 하든 국기를 게양하게노력하자.’ 그 노력의 일환으로 상하이 영사관의 담당 영사에게 국제전화로 안부를 물으며 74 주년에는 태극기 게양과 국민의례를 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부탁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담당 영사님이 홍구구 외사과 직원과 협의해 국민의례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답변을 들었습니다.
그러나 원인이 북한이었다면 영사 한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치 않았기에 제가 가깝게 지내는 분 중에 중국중앙정부의 산하기관 부비서장을 맡고 있는 분이 계셔서 2006년 2월 북경을 방문했습니다. 대외교류중심 이한천 부비서장이 그분으로, 면담을 청해 상하이 홍구구 윤봉길 의사 의거 기념식 행사에 국민의례를 할 수 있도록 도와 달라고 부탁을 하였습니다. 부비서장은 쾌히 승낙하며 자세히 알아보고 연락을 주겠다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얼마전 3월 31일 연락이 왔는데 중국 정부는 모든 기념행사를 외교 관례에 따라 치르는데, 정부 대 정부의 행사에는 당연히 국민의례를 하게 되어 있으며, 본 행사에 국민의례를 하지 않는 것은 주최측이 정부가 아닌 민간이라서 그렇다는 것입니다.
행사 주최가 정부라면 외교관례에따라 국민의례를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역으로 그 의거 기념식행사를 민간단체인 윤봉길 기념사업회에서 주최 한다면 국민의례는 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윤봉길 의사 의거 기념일 현지 행사에 국민의례를 하는 것이 비록 작은 일일 수 있으나 그 숭고한 희생정신을 후손들이 기억할 수 있게 하는 국민의례는 꼭 필요하다고 생각 됩니다.
엄숙한 의식 행사를 통해 국가의식을 갖게 하고 우리 민족이 하나임을 일깨워주는 애국가와 태극기. 그 예로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에서 우리 선수들이 금메달을 목에 걸면 태극기가 게양되고 대한민국의 국가가 울려 퍼집니다. 그때 선수들은 물론 지켜보는 국민들도 가슴뭉클함을 느끼게 됩니다. 또 월드컵 때 거리를 물들였던 태극기 물결 역시 승리의 기쁨과 함께 우리 민족의 저력을 다시금 일깨워 주는 것이었습니다.
이처럼 태극기를 게양하고 애국가를 제창하는 것은 비단 하나의 행사에 그치지 않고 우리 민족의, 우리 국가의 혼과 자부심, 애국심 등을 상징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각종 행사에서, 특히 외국에서 열리는 기념행사에서 국민의례가 갖는 의미와 효과가 지대한 것도 이 때문입니다.
오는 4월 29일 74주년 윤봉길 의사 기념행사가 있습니다.
국민여러분의 뜻을 하나로 모아 여론을 만든다면 가능한 일이라 봅니다.
윤봉길 의사의 애국애족 정신이 헛되지 않도록 뜻을 모읍시다

김용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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